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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나는 내 아이를 정말 사랑하는 걸까?

[2012-03-30, 10:11:07] 상하이저널
‘나는 내 아이를 정말 사랑하는 걸까?’라는 질문에 누구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고 버럭 화부터 낼 터이고, 누구는 속으로 뜨끔할 터이고, 혹은 곰곰이 생각에 잠기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아마 내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대답할 부모는 없을 것입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사랑할 것이고, 다만 저마다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겠지요. 어떤 부모는 그저 열심히 일하고 돈을 많이 벌어서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 진짜 사랑이라고 믿을 것입니다. 또 다른 부모는 돈이 없어도 아이들에게 행복한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고 실천하는 것이 진짜 사랑이라고 믿을 것이구요, 혹은 내 아이가 앞으로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과외 및 학원수업 스케줄관리에 올인 하는 분들도 있겠지요. 어떠한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하든 ‘이게 모두 자식을 위한 것이야, 사랑을 꼭 말로 표현해야 하나? 말 안 해도 다 알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위안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엄마가 누구 땜에 이렇게 사는지 몰라서 그래?’하면서 아이들에게 이해 받으려고 할 때도 있습니다.

도대체 사랑이란 게 뭘까요? 10여 년 전 박수홍의 ‘사랑은 동사입니다’라는 공익광고를 기억하십니까? 아마도 사랑은 맘속에 담아두고 느끼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대상을 향해 표현하고 전달하라는 뜻일 겁니다. 상대방이 사랑 받는다고 느껴야만 비로소 내가 전달한 사랑의 행위가 적절하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부모인 우리들은 어떠한가요? 대부분 부모들이 취하는 사랑의 방식은 어릴 적 내 부모와의 관계에서 그대로 배웠거나 반대로 부모에게서 충족되지 못한 것을 내 자녀에게는 꼭 채워주려고 하는 경향성과 관련 있습니다. 따라서 어떻게 하면 내 아이가 사랑 받는다고 느낄까를 고려한 게 아니라, 모두 내 기준, 내 기대에서 비
롯된 사랑의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자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까요? 부모가 부모의 입장에서 표현하는 방식이 있듯이, 자녀 역시 받고 싶은 사랑의 표현방식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녀를 위해 하루 세끼 정성껏 음식을 챙겨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믿는 어머니가 있다고 합시다. 하지만 아이는 하루 세끼 챙겨 먹는 게 고역이고 귀찮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엄마의 정성과 사랑을 느끼기 보다는 “밥, 밥, 밥! 지겨워죽겠어. 한 끼 안 먹는다고 죽지 않아. 좀 그만해!”라고 외칩니다. 아침마다 모녀는 전쟁을 치르게 되는 것이지요. 이런 경우 엄마의 사랑을 받지 않는 아이를 나무라야 할까요? 어쩌면 아이가 진짜 원하는 것은 아이의 생각과 감정, 관심사와 흥미거리, 최근의 경험 등을 비판 없이 귀 기울여주는 엄마가 아닐까요?

아이들이 커갈수록 부모보다는 친구를 따르고 의지하게 되고, 때로는 맹목적인 친구관계로 인하여 부모와의 갈등이 심해지고 심지어는 일탈행위로까지 발전하는 경우를 우리 주변에서 적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부모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 더 이상 부모에게서 원하는 사랑을 받을 수 없다고 느끼는 아이는 다른 관계에서 사랑을 채우려고 하는 것입니다. 대신 부모는 내가 주는 사랑을 몰라준다면서 자신의 일방적인 짝사랑에 서운해하고 억울해하기도 합니다.

지금 내 아이가 원하는 사랑은 무엇인지 잠깐이라도 생각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어쩜 매우 간단한 것일 수 있습니다. 부질없는 짝사랑은 이제 그만 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 상하이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주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아주대병원 정신과에서 임상심리사로 근무한 후, 아주심리상담센터에서 상담심리전문가로 활동했다. 2011년 상하이에 열린맘 심리상담교실을 열어 개인상담과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joojup@hanmail.net    [정교영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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