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한류바람에 일조하겠다”
중국에서 한류 붐이 시작될 때, 한국 소녀팬들이 홍콩느와르에 빠졌을 때처럼 ‘한때 반짝’이라는 예상을 했다. 이후 혐한, 반한이라는 용어가 튀어나올 때 ‘거봐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중국정부가 한국 드라마 수입허가를 제한하는 쿼터제에 이어 최근 골든타임에 외화방영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중국에서 한류는 식을 줄 모른다. 전 세계가 K팝에 열광하듯 오히려 더 뜨거워지고 있다.
한류스타들의 중국 진출에는 연예기획자, 프로모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들이야 말로 한류 붐의 최전선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 장근석, 한채영 등 한류스타의 대중화권 프로모터를 맡고 있는 HS 미디어 대표 제이슨 장(장형석 34)은 “중국에서 한류 붐은 뜨거워지는데 시간이 걸릴 뿐 그 열기는 쉽게 식지 않는다”며 가마솥에 비유한다. 중국 전체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어 한류시장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아지고는 있지만, 한류시장 자체 규모는 점점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는 것.
HS 미디어는 중화권을 겨냥 2009년 한국을 비롯 상하이 베이징 대만에 설립됐다. 공연, 광고 계약 및 캐스팅, 드라마 영화 캐스팅, 영화배급, 컨텐츠 제작 참여 등이 주요 업무다. 중화권 10여개의 한류 에이전트사 중 1위를 달리고 있다고 한다. 회사 설립 3년만에 100억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그야말로 한류 바람을 타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해 비, 장근석, 한채영 독점계약에 이어 올해도 김희선, 김범, 박민영 등 광고 진행과 이다해, 노민우 등 드라마 계약을 성사시켰다. 군입대한 비를 제외하고는 모두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장근석은 오는 8월 상하이 콘서트를 시작으로 중화권 투어에 나선다. 지난달 비스트는 상하이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중국에서 인기몰이 중인 한채영은 현재 항저우(杭州)에서 드라마 촬영 중이며, 노민우 역시 중국 촬영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바쁘다. 또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기획한 정동극장 ‘미소 춘향’이 상하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신한류 바람에 일조하고 있고 싶다”는 제이슨 장은 상하이 유학생 출신이다. 그의 탁월한 현지 기획력과 마케팅 능력은 중국문화에 대한 이해와 언어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2002년 재경대에 입학, 한국 대기업에서 1년간 근무하다 ‘자신의 일, 자신 있는 일’을 하기 위해 사표를 내고, 일본에이전트회사, 광고기획사에서 경험을 쌓았다. 미국 연수를 통해 영어실력도 갖춘 후 중화권 프로모터로 본격 뛰어들었던 것이다.
꿈을 향해 열정과 노력을 쏟았던 그는 이 분야에 관심있는 유학생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는다. “단순 흥미만 갖고 있을 뿐 제대로 실력을 갖춘 인재를 찾기 어려워 아쉽다. 업무 특성상 중국어 실력은 물론, 영어회화, 문서작성 능력 등 기본기가 요구된다. 현장경험은 이후 문제”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교민들에게도 “한류스타들의 중국 공연, 촬영 등 다양한 행사가 많다. 한국 스타들이 이 곳을 방문했을 때 음식점, 차량, 헤어샵 등 한국업체들이 협찬을 통해 홍보효과를 누리고 서로 도움이 되는 관계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한다.
또 “아티스트들에게 기회를 열어주고, 중국 내 한국의 위상을 떨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 애국하는 길이 아니겠냐”는 그는 직업인으로 한류스타들의 중화권 활동을 서포터하고 있지만, 그의 내면에는 현지 젊은 층에 한국을 알린다는 자부심도 강하다. 앞으로 HS 미디어를 ‘한류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의 허브’로 이끌겠다는 제이슨 장의 원대한 꿈에 박수를 보낸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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