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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이야기> 상하이 여름은 꽃향기와 함께

[2006-05-30, 04:00:08] 상하이저널
상하이는 향이 강한 도시이다. 거리마다 풍기는 중국적인 냄새는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오래 사용한 기름 냄새인 것 같기도 하고 구리구리한 초 두부 냄새 같기도 하고 때론 코를 찌르는 고량주 냄새 같기도 하다. 이런 환경 때문일까 상하이에는 꽃들도 모두 향이 너무 강한 것들이다. 동네마다 집집마다 즐겨 심는 꽃들도 산수유, 향나무, 계수나무, 치자 나무 등으로 모두 한결같이 강한 향기가 코를 찌르는 것들이다.

그런데 참으로 신기하게도 이렇게 아름다운 향기를 풍기는 나무들은 하나 같이 꽃이 볼품없어 처음 그 나무를 접해 본 사람들은 '이게 과연 꽃일까' 의문을 갖는다.
나도 처음 상하이에 온 첫해 계림공원의 계화꽃이 너무도 유명하여 '오랜만에 꽃 구경을 해 보겠구나 하는 마음에 아이들까지 총동원하여 물어물어 계림공원에 들어 갔는데… 아무리 찾아도 꽃을 찾지 못하고 공원만 왔다갔다 돌다가 그냥 집으로 온 기억이 있다. 그때는 중국말도 모르고 평생 계화꽃을 본적도 없어 나무 사이에 희끄무레하게 붙어 있는 것이 꽃이라는 생각을 감히 못했던 것이다.

그 후로도 계화꽃이 어떻게 생겼을까 늘 의문을 품고 살았지만 주변에 있는 사람은 아무도 계화 꽃 모양을 알지 못해 그냥 궁금증만 키우고 살던 어느 날, 동네 구석에서 먼지가 붙은 것처럼 서 있던 나무가 계화라는 것을 알고 놀랐던 기억이 선명하다. 여름이 되면 또 어떤가. 동네마다 향기를 풍기는 치자꽃 향기에 다가올 상하이의 더운 여름에 대한 기억마저 잊어 버릴 정도로 치자꽃 향기에 마음이 설레이기도 한다. 더구나 치자꽃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하얀 목련처럼 방싯거리는 자태가 어찌나 고운지 치자꽃을 울타리처럼 심어 놓은 상하이의 골목을 지나노라면 단발머리 날리며 뛰어다니던 어린 시절 배웠던 "오가며 그 집 앞을~"노래까지 아련한 향수처럼 부른다. 이제 곧 동네마다 피어날 치자꽃을 생각 하노라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고즈넉해진다.

▷ 치바오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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