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풍습: 요람에서 무덤까지-②결혼
중국의 결혼문화는 시대적 환경에 따라 배우자 선택 기준이 다르고 결혼관이나 혼인풍속이 바뀌는 등 시대별로 큰 변화를 겪어왔다. 신 중국 성립 후 결혼법 반포를 계기로 부모나 중매에 의한 결혼이 자유결혼으로 변화된 것이 결혼문화에서 가장 획기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요즘은 ‘결혼’하면 ‘주택’이 떠오를 만큼 내집 마련이 새로운 결혼문화로 부각되고 있다.
◐ 결혼식 진행순서
중국 결혼식은 한국에서 신랑, 신부가 예식장에서 만나 식을 올린 후 신혼여행을 떠나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 중국 결혼식은 신랑측이 아침 일찍 꽃과 풍선, 빨간 댕기 등으로 예쁘게 장식한 차대를 끌고 신부의 집으로 가는 것에서 시작된다.
특히 과시욕이 강한 중국 사람들은 어떤 차를 타는 것이냐에 따라 부잣집인지 그 여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체면을 위해서 능력이 닿는 대로 좋은 차들로 신혼차대를 꾸민다. 지인들의 차량을 빌리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임대한 차량들이다.
신랑과 신부를 태운 차대는 곧바로 예식장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꼬리를 물고 도시를 순회한 뒤에야 예식장으로 이동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예식장에서 본격적인 결혼식이 시작된다. 간단한 주례의식을 거친 다음 신랑 신부 맞절, 양가부모, 손님들에게 인사하는 순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모두 술잔을 들고 축배를 든 다음, 신랑신부가 각 식탁마다 다니면서 하객들에게 일일이 술을 붓고 경주로 인사한다.
신랑은 양복을 입고 신부는 서양식 웨딩드레스를 입고 식을 마친 뒤 하객들에게 경주를 할때는 치파오나 다른 드레스로 바꿔입는다.
◐ 친한 친구 결혼식에 홍빠오 3600元(?)
중국 결혼식에서 홍빠오(红包, 축의금), 폭죽, 쌍희(双喜)는 빠질 수 없는 3종 세트이다. 기쁠 ‘희(喜)’자 두 개가 붙은 쌍 ‘희(囍)’는 중국 결혼식장, 신혼집에 반드시 붙이는 장식품이며 결혼식 당일 요란한 폭죽을 터뜨리면서 경사를 알리는 것 또한 빠트릴 수 없는 행사 중 하나다.
홍빠오는 하객들이 붉은 봉투에 담아서 건네는 축의금을 뜻하는데, 일반적으로 숫자 4를 제외한 짝수를 선택한다. 숫자 중에서도 ‘8’은 중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숫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만큼 800위엔, 888위엔 등 금액을 봉투에 담아 건네기도 한다.
결혼식 축의금도 금액도 갈수록 높아져 요즘은 ‘누가 결혼식이 있다고 통보할까 겁난다’고 할 정도로 부담이 되고 있다. 최근 인터넷 상에서 “안면이 있는 사람 600위엔, 동료 1200위엔, 일반 친구 1600위엔, 친한 친구 3600위엔, 가족이라면 최소 6000위엔이상”이라는 내용이 화제가 되기도했는데, 이것이 정답은 아니지만 부조문화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 결혼식 비용 해마다 급증체면을 지나치게 중시하는 문화로 인해 중국인들이 결혼식에 쏟아 붓는 돈은 엄청나다.
특히, 남자측의 결혼비용 부담은 한마디로 만만찮다. 요즘은 집이 없는 남성은 결혼하기 어려울 정도로 주택 마련에 대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 것처럼 예전부터 남성은 여성측에 홍빠오(红包, 돈)를 건네는 풍속이 있으며 결혼식 비용에 대한 부담은 남자측이 여성에 비해 훨씬 크다.
중국에서 미래의 며느리가 처음으로 인사 드리러 왔을 때 시부모가 돈을 주는데 이것을 ‘졘멘리(见面礼)’라고 한다. 이 전통은 오래전부터 전해진 것으로 남방지역 특히 농촌 지역에서 이러한 풍습이 보편적으로 남아있다.
주택 마련이나 자동차 구매 등을 제외하고 결혼식에 드는 비용도 어마어마하다. 2007년 기준으로 상하이의 결혼식 비용이 평균 19만위엔이었다고 하니, 4년이 지난 지금은 얼마나 올랐을지 상상이 안간다.
한편, 최근에는 고학력 층을 위주로 생각있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결혼 비용을 최소화하고 검소한 신혼 생활을 꾸려 나아가고자 하는 바람이 불고 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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