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세계 최대의 외환보유 국가인 중국이 외환보유고 다변화 차원에서 금 사재기에 나설 의향을 보이고 있다고 홍콩 문회보(文匯報)가 23일 보도했다.
외환보유고는 통상 외국통화 보유액, 국제통화기금(IMF) 포지션, IMF 특별인출권, 금 비축고 등 4가지 포트폴리오로 구성되는데 중국은 이중 미 달러화 중심의 외국통화 보유 비중을 줄이고 금 보유 비중을 늘려가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약세 추세인 미 달러화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을 받고 여러 차례 외환보유고 투자대상을 다원화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지난 1분기말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8천751억달러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으로 떠올랐으며 이중 금 보유고는 1천929만온스, 즉 600t으로 보유외환 가운데 1.3%를 차지한다.
중국의 이런 금 보유 규모는 지난 2002년 12월 이후 40개월 동안 아무런 변화가 없었으나 1분기 이후부터 금 비중을 적극 늘려가고 있다.
중국은 유럽 국가 상당수가 국가전략 비축 자산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고 미국은 무려 60%를 넘는다는 점을 감안, 외환보유고 다원화 정책의 초점을 금에다가 맞추고 있다.
최근 국제 금값의 초강세도 중국의 금 사재기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베이징 금 경제발전연구센터 류산언(劉山恩) 연구원은 "중국의 금 보유고를 600t에서 2천500t으로 늘려 외환보유고 대비 금의 비중을 1.3%에서 3∼5%로 높여야 한다"며 "금 보유관리 규정을 법제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 4위의 외환보유국인 한국은 2천228억달러의 외환보유고 가운데 금 비중은 0.03%에 불과하다
중국 정부는 이와 함께 중국외환보유센터를 이르면 7월, 늦어도 연말께는 상하이에 개설키로 하고 베이징 외환보유 투자관리 부처를 모두 상하이로 이전, 외환보유고 투자 및 관리를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국가외환관리국 산하의 금 보유 관리처와 외환 투자기준 부서를 가장 먼저 외환보유센터로 이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이와 함께 싱가포르정부투자공사와 테마섹의 외환보유고를 활용한 대외투자 경험을 살려 해외주식, 부동산, 석유 등을 매입하는 한편 국제금융 및 첨단기술산업에 대한 직접투자를 벌이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밖에 보유 외환을 증권화해 개인 및 기업이 매도할 수 있는 방안이나 핵심 기술, 원자재, 기계 등을 수입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