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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이야기]“한국 행이 그리 좋더이다”

[2011-07-15, 23:31:28] 상하이저널
아주 오랫만이다. 둘째가 두 눈은 악보에 고정한 채, 피아노 건반을 힘차게 누르는 모습을 바라보며, 지금 이 시간, 이 곳이 한국이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확인해본다.

다른 나라에서 상해로 올 때 열흘 동안 한국에 머무른 것을 제외한다면 한 달 반이라는 긴 여름을 서울에서 보내게 된 것은 12년만이다.

너무 들뜨고 설렌 나머지 혼자 남겨진 남편을 위해 하나도 챙겨 주지 못하고 상해를 떠나 온 지 나흘째! 작은 아이의 음악 공부가 아니었다면 엄두도 못 냈을 한여름의 한국행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남편은 몹시 서운했는지 서방님 걱정은 되지도 않냐며, ‘한국 행이 그리 좋은지요?’ 라는 제목으로 메일을 보내 왔다.

그런데 난 그런 속내를 눈치채지 못하고 “이게 무슨 일이지?” 하며 답장에 아이들과 잘 지내고 있다고, 미안 하다는 말은 달랑 한 줄로 보내고 말았다.

하지만 그러한들 어쩌랴! 나는 시어머님, 동서들, 형님, 조카들 그리고 친정 식구들도 2년 전 겨울에 만났지만 올 여름 딸내미 공부뿐 아니라 그들과 함께 할, 신나는 시간들을 계획하고 진행시키고 있으니….

사실 아들 셋에 딸이 하나, 모두 자식 넷을 두었지만 다들 각자 꾸린 가정 살림에 바쁘다 보니, 자주 찾아 뵙지도 못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가끔 친구분들과 산행도 하시고, 매주 금요일마다 복지관에서 무료로 해주는 영어 클래스에도 꼬박꼬박 참가 하시는 울 시어머님! 그리고 어머님의 사랑과 정성을 먹고 자라는 각종 화초들이 언제나처럼 반짝반짝 윤이 나고 있다.

모처럼 손자, 손녀가 나왔다고 그 동안 아껴 두었던 간장 게장에 도톰하니 먹음직스런 갈치튀김을 며느리가 좋아하는 산나물까지 내놓으신다. 물론 육계장에 김국 호박전까지, 아이들은 자꾸만 더 먹으라는 할머니의 정성 어린 성화가 부담스런 눈치지만, 나 역시도 어쩔 수 없이 자꾸 숟가락을 들 수 밖에 없다.

시댁에 머무른 이튿날! 어머님은 배구를 제일 좋아하시는데, 손자와 야구 경기를 보기로 약속 한 터라 딸과 나까지 잠실 구장으로 향했다. LG와 기아전을 우비를 쓴 채로 관람했는데, 경기 결과는 2대 6! 비록 아들이 응원하던 팀이 졌지만 처음 야구장에서 본 경기라 기대 이상으로 즐거웠던 하루였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이?

▷진리앤(truthann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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