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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감사한 이름 ‘가족’

[2011-06-10, 11:07:45] 상하이저널
“진작부터 그럴걸 그랬다. 아니지! 지금이라도 다시 시작한 게 어딘가?”

그 동안 남편과 아들 사이에서 튼튼한 돌다리가 되기 보다 약한 나무 다리로 삐걱거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는데…. 지난 3년이란 시간 동안 잘 보듬어 주지도 못했는데도 큰 아이가 무사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원하는 대학에 들어 가게 되었다. 물론 개인적으로 명문 대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인생의 전부도, 학창 시절 좋은 성적을 얻는 것이 인생의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가족이란 울타리 속에서 올바른 인성을 잘 가꾸어, 본인이 추구하는 행복이란 또 다른 울타리를 잘 만들어 홀로서기를 하는 것이 부모로서 내 아이에게 바라는 작은 바람이었다.

그런데 몇 해 동안 엉키고 엉켰던 실타래가 아주 뜻하지 않은 ‘이사’를 통해서 매듭이 조금씩 풀리더니 2주 사이에 끝도 보이고, 이제는 추운 겨울을 준비해 ‘화해와 사랑’ 그리고 ‘배려’라는 스웨터를 짤 수도 있겠다는 작은 자신감도 생겼다.(오랫만에 남편과 함께 소파 천갈이를 위해, 블라인드 옮길 기술자를 찾기 위해 시장도 같이 갔기 때문일까?) 월세를 3000원이나 올린 주인 할아버지에게 서운함이 아닌 그 반대로 감사한 마음이 드니 역시 인간은 간사한 동물인가 보다. 게다가 6년만에 냉장고를 바꾸기 위해 사러 온 가족이 함께 나들이를 했더니 예상 밖 가격에 사는 기쁨도 누렸다.

그리고 예전 같으면 "이사는 정말 힘들어!"하며 몇 번이고 외쳤을텐데 이번엔 동서 가족이 오기 전까지 잘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오히려 스트레스를 눌러 버렸다. 이사하고 3일만에 막내 동서가 친정 아버지를 모시고 두 아들과 함께 왔는데 아주 깔끔하게 정리된 집이 아니었지만 조금은 바쁜 나를 이해 줄거라 믿음이 맘을 편하게 했다. 첫날은 부득이 하게 같은 아파트 단지 내 민박 집에 머물고, 그 이튿날 상하이 투어를 함께 했다. 상해임시정부청사 참관을 시작으로 예원, 타이캉루, 동방명주, 유람선 그리고 마지막 서커스 구경까지.

비록 큰 아이 졸업식 때문에 황산은 같이 가지는 못했지만 2년 사이 몸도 마음도 부쩍 자란 두 조카가 너무 예뻤다. 요즘 아이들답지 않게 할아버지를 얼마나 잘 따르고 존중하는지, 또 하루 늦게 도착한 아버지에게 과일을 먼저 건네는 모습에 미소가 절로 나왔다. 다음 달이면 서울에서 다시 만나게 될 조카들과 동서 그리고 친정 동생들까지, 12년만에 여름 방학을 가족들과 함께 보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렌다. 물론 일도 하겠지만 딸이 좋아하는 뮤지컬을 온 가족이 볼 예정이다. 무엇보다 시골에서 과수원을 하시는 친정 부모님을 찾아 뵙고, 그 동안 밀린 이야기 보자기를 몇개나 풀어야 할까? 생각하니 한국 가기 전까지 바쁜 하루 하루조차 버거움이 아닌 즐거움으로 다가 온다.

“얘들아! 이번엔 너희들이 생각해 볼래?”
역시 행복이란 파랑새는 먼 곳이 아닌 내 맘 속에 있다는 생각이 드는 요즈음이다.

▷진리앤(truthann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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