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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술칼럼]만리장성 넘어 쌀국수 먹으러 가자(II)

[2011-06-03, 23:39:02] 상하이저널

다르지만 비슷한 나라 베트남

중국은 1978년 12월 개혁개방을 외치며 마오쩌둥 시대의 대약진 운동, 문화대혁명으로 피폐해진 경제를 다시 살리기 위해 「네 개의 현대화」를 내걸어 시장경제 체제로의 이행을 시도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중국에 국경을 접한 작은 나라 베트남은 그보다 8년 늦은 1986년 개혁 개방을 선언한다. 이후 베트남도 중국과 같이 엄청난 성장을 이루었다. 두 나라 모두 개혁개방 이후 가파른 경제성장을 이루었으나 중국의 성장이 워낙 크고 빠르다 보니 베트남의 발전은 대국의 성장 그늘에 다소 가려져 있었지만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어 냈다. 같은 사회주의 국가여서 그런지 경제성장 모습 또한 비슷한 점이 많다. 그래서 중국시장을 잘 이해하는 사람들이 베트남을 가보면 너무 잘 보인다는 말이 나온다.

두 나라가 비슷한 점은 부동산시장에서도 나타난다. 베트남 부동산 시장도 개혁개방과 맞물려 지난 20년 동안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왔다. 1988년 토지법이 최초로 발효된 후 1992∼1993년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고 1993년 양도, 임대, 용도변경, 근저당과 관련된 토지법이 개정되고 다양한 개발 방식(신개발•재개발 등)도입으로 1996∼1998년에 또 한 차례 부동산 붐이 일었다.

2001∼2002년에는 부동산 투자 활성화로 일부 핵심 도시는 1∼2개월 만에 땅값이 10∼15%씩 상승하기도 했다. 그리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오기 전까지 활황기를 이어 갔다. 그 모습이 중국 부동산 시장의 역사와 거의 흡사하다.

베트남부동산의 성장동력도 중국만큼 훌륭하다. 베트남은 남한의 3배 면적에 인구는 8,500만 정도로 인구수로는 세계 서열 13위, 동남아 3위를 차지하고 있고 민족은 베트남족이 88%로 그들이 정치 경제 문화를 주도한다. 전체 인구의 나머지 12%는 53개의 소수 민족으로 이루어져있다. 남북을 확연히 가르는 길죽한 영토와 1억에 육박하는 인구는 부동산시장으로 볼 때 훌륭한 하드웨어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소프트웨어로는 문맹률이 6%이하고 35세이하의 젊은층이 인구의 70%를 차지하고 있는게 강점인데 한마디로 똑똑하고 젊은 나라이다. 그러다 보니 투자에 관심도 많다. 대다수의 동남아 국가들이 저금이나 재테크에 인색한 국민성을 보이고 있는 반면 베트남사람은 투자에 적극적이다. 작게는 금투자나 환테크 크게는 주식, 부동산 등 재테크에 밝은 성향을 보인다.

1억에 가까운 인구 중 결혼을 앞둔 젋은층의 베트남 사람이 많아 신규주택수요는 무궁무진해 보인다.

수상한 도시

필자는 외환위기 이후 투자 대체지를 찾기 위해 많은 도시를 방문해 보았다. 그 이유는 개인적인 투자도 있지만 중국의 부동산 투자규제는 대도시의 거래량감소를 가져왔고 그에 따른 풍선효과로 2~3선 도시로 투자처가 확대되었고 2~3선도시의 쇠퇴기에는 해외 부동산투자 이야기가 나오고 얼마 안가 돈은 다시 대도시로 들어오는 단순한 패턴 속에 부동산 가격은 부풀어 올라 우리 교민들이 중국부동산 투자 시 생각하는 심리적인 가격저항선을 이미 넘어 버려서였다.

투자 대체지를 찾아 이도시 저도시 많이 다녀보았다. 상하이에 난징까지 이어지는 IT클러스터에 놓여진 도시들을 비롯해 북으로는 북경을 시작해서 대련까지 남으로는 광주와 홍콩과 다리가 놓여진 도시들 그리고 스촨, 난닝, 류저우 등등 많이 돌아다녔다. 대부분 느낌이 괜찮아 보이긴 한데 무언가 허전한 느낌들의 도시들이었다. 도시가 내뿜는 강한 임펙트를 느끼지 못한 것이다. 국내 이외에도 다른 나라 도시도 돌아다녀 보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도시가 중국의 여느 도시 보다는 못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던 중 몇년전 중국에서 사업을 하다 베트남으로 사업장을 옮긴 S씨에게 전화 한통이 걸려 왔다. ‘나 지금 호치민에 있는데 여기 동네가 좀 이상해 한번 와 줄 수 있어?’ 그리고 몇일 뒤 나는 호치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데자뷰

호치민 탄손누트 국제공항은 여느 동남아공항과 비슷했다. 입국심사대에서 빠져나와 짐을 찾고 나오면 야외다. 그 앞에는 중국의 남방 사람같은 작은 키에 까무잡잡한 피부를 지닌 사람들이 사람들을 찾는라 분주히 돌아다니는 모습이다. 나는 S씨를 만나 차를 타고 호치민의 한인 타운이라는 푸미흥이라는 지역으로 갔다. S씨는 중국에서 부동산 투자를 통해 좀 재미를 보았던 터라 베트남에 와서도 투자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것 같았다. 차로 이동 중 밑도 끝도 없이 지역 설명을 자세히도 해주었다. 그리고 호치민 부동산 동향도 빼놓지 않고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공항에 40분정도 떨어진 목적지에 도착 할 때가지 상당히 많은 정보를 이야기해 주었다.

S씨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베트남 부동산 시장이 중국부동산시장의 흐름과 거의 비슷하게 흘러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호치민의 경우 상하이와 너무나 흡사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2년 가까이 지켜본 결과 최근의 몇년의 시장상황을 제외하고는 S씨의 말대로 매우 흡사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마치 2002년의 상하이 같았다. 미시적이고 단적인 예로 호치민 교민들의 상황을 보면 외국인은 중국처럼 특정 기준을 만족 시키지 못하면 집을 사지 못한다. 베트남 정부의 외국인투자규제 정책 때문이다. 하지만 사고 싶어한다. 규제는 지난 10년동안 꾸준히 완화되어가 지금은 토지소유는 불가능하지만 50년간 아파트를 소유 할 수 있게 되었다.(주택용지는 토지사용기간이 50년이다.)물론 시세차익도 발생한다. 세금은 거래세만 있고 시세차액의 25%내지는 매매가의 2%로 중 큰 금액을 내야 한다.

현지 호치민 교민은 크게는 토지사용기간과 맞물려 50년 장기 임대로만 이해하고 있고 작게는 회사의 눈치를 보느라 투자에 인색한 편이다. 중국에 사는 교민들은 장기임대라는 형태의 매수에 대해 이해도가 빠르다. 이미 중국도 이전에는 아파트의 경우 토지사용기간 70년이후 정부가 땅을 몰수하면 어떻게 하느냐에 대한 고민을 해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입장에서 2000년대 초반 중국부동산 투자는 70년이라는 기간 동안 아파트에 대한 지상권만 사는 개념이었지 토지의 앞날을 알 수 없었다. 이는 지금의 베트남과 비슷한 상황인 것이다. 지금은 중국이 물권법 통과 후 주거용지에 대해서는 영구적으로 토지를 빌려준다는 것이 확정 되었기 때문에 이런 고민은 없어 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고민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년동안 호치민에도 용감한 교민들이 생겨나고 있다. 장기임대형태의 투자를 받아들이는 교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일까? 상하이의 2002년도와 호치민의 2011년이 오버랩 되어진다.

왜 S씨는 호치민 부동산에 투자 하려고 하는 것 일까?

호치민은 서울면적에 3배 인구 1000만의 베트남의 경제수도이다. 여기에 한국 교민수만 10만명이다. 상하이는 서울면적의 10배에 인구 2000만의 중국의 경제수도다. 한국교민수가 7만 정도인 것에 비하면 호치민 사이즈가 작은 편이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인구 밀집도시이기도 하다. 거기에 한국교민들의 밀집도는 더 심하다.

교민수도 많고 상하이 같이 대부분 몰려 산다. 특히 한국 학교가 있는 푸미흥이라는 지역에는 주재원이 유독 많이 거주하고 있다. 거주형태를 보면 부동산 투자를 한 사람이 없이니 교민 대부분이 임대로 살고 있다. 푸미흥 지역의 경우 임대료가 최소 달러로 500불에서 5,000불 사이로 격차가 크다. 이유는 지역이 넓고 아파트 구조의 다양성이 넓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푸미흥은 대만 개발상들이 개발한 곳으로 구베이 1,2기를 합쳐놓은 면적보다 크면 크지 작지는 않다. 이 지역에 새 아파트에 방3개 구조면 월 임대료가 1,400불 정도 라고 봐도 무방하다. 매매가(장기임대포함)는 구베이 수준의 아파트가 인민폐로 평방미터당 1만~1만5천RMB 정도이다. 어림잡아 130㎡(3/2/2)구조의 총 매매가는 130만~150만RMB이고 월 임대료는 1만RMB 정도가 되는 것이다. 거기에 시간이 지나면 생기는 시세 차익은 보너스이다.

이것이 S씨가 기를 쓰고 호치민에 부동산투자를 하려는 이유이다.

보일러 없어도 평균 임대료보다 20% 더 받는다

집주인이 베트남 사람들이다보니 임대 시에 문제가 많이 생긴다. 우리가 중국인 집주인과 생기는 마찰은 이곳에 비하면 애교 수준이다. 임대기간 중 하자발생문제, 야진문제 등등 우리가 이미 겪어 보았던 상상가능한 문제들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곳이다. 이 부분에서 우리가 베트남 부동산 시장의 거래형태를 낯설지 않게 이해 할 수 있는 강점 이외에 또 하나의 강점이 발생한다. 바로 임대 서비스에 대한 부분이다.

호치민의 몇 안되는 한국인소유의 집주인들은 평균 시세보다 높은 임대료를 받는다. 호치민도 대부분의 랜트집들이 풀옵션인데 한국인 소유의 집들이 아무래도 집을 잘 꾸며 놓은 점도 있지만 가전 가구의 추가 요구사항에 유연하게 대처해 준다. 그리고 200~300불 더 받는다. 베트남 집주인 거의 그런 것 없고 하자보수 계약 끝날 때까지 받기 힘들다. 집주인이 임대서비스에 대한 마인드가 있으면 보일러 안 깔려도 평균 임대가에 10~20%는 더 받을 수 있는 시장이다. 참고로 호치민 집들은 보일러가 필요 없다.

호치민의 교민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바로 넘어와 평생 소유개념으로 부동산투자를 생각하고 사회주의 부동산체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부동산 투자의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 틀을 깨려면 중국에 사는 한국 교민들을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
중국에서 우리가 보아온 부동산은 하나의 재화이다. 몇년씩 방치되어 있는 집들을 보면 사서 가격 오르는 걸 기다리고 수익 남으면 팔고 하는 물건이지 애착을 가지고 평생 부여잡고 가는 대상이 아니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그 시장환경에 맞는 투자마인드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다음 호에서는 매력적인 호치민 부동산 투자를 위해 짚고 넘어야 할 숙제를 Q&A형태로 소개 할 예정이다.

서울에서 4년간 부동산 회사를 다니던 중 한국에는 ‘자수성가란 말이 없어졌다’는 말을 듣고 홀홀단신으로 2002년 상하이에 입성했다. 이후 순차적으로 부동산중개, 분양대행, 컨설팅회사를 설립 지금은 부동산 개발/PM회사를 경영하며 틈틈이 기업체와 학교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중국부동산과 관련하여 한국 공중파 3사와 상하이 부동산방송의 인터뷰가 있으며 上海电视台의 시사프로인 ‘深度105’에 출연한바 있다. WeChat: hanguoshushu998
sulsul2002@yahoo.co.kr    [김형술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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