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의 한 유치원에서 “감기를 예방한다”면서 유치원생 180명에게 감기약을 복용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신경보(新京报)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퉁저우신톈디(通州新天地)유치원은 부모의 사전 동의도 거치지 않고 연속 2일간 유치원생 180명에게 ‘유카단(优卡丹)’ 감기약을 복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서 일부 원아는 두드러기, 안구 충혈 등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기도 했다.
허락도 받지 않고 함부로 원아들에게 약을 먹인 유치원의 행태에 분노한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유치원측은 “감기약은 중국아동기금회 ‘유카단어린이건강기금’의 주최로 열린 행사에서 보내온 것으로 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는 말에 집단 복용시켰다”고 변명했다.
그러나 유카단은 예방보다는 치료제로 사용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카단에 포함된 5가지 주요 성분 중 Adamantanamine이 예방기능이 있을 뿐 나머지 4종은 모두 감기에 걸렸을 때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감기 치료제다. 의학전문가들은 Adamantanamine는 일반감기가 아닌 유행성감기의 예방에 사용되는 것으로 신종플루에 효과가 있을 뿐 기타 유행성 감기에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임상실험 결과 나타났으며 게다가 유행성감기 바이러스의 빠른 변종으로 인해 현재 의학에서 추천하는 감기예방법은 예방접종뿐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예방을 위해 감기약을 복용시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자칫 공익을 내세운 제약회사들의 상품홍보에 말려드는 상황에 대해서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어린이의 건강, 안전 등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망각하고 제약회사의 제품홍보에 함께 놀아난 아동기금회도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박해연 기자
ⓒ 상하이저널(http://www.shanghaibang.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