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 한국의 불고기나 돌솥비빔밥을 꼽는 중국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한국식당을 찾아 가족과 한식을 먹는 것도 부족해 김치를 사서 평소에도 먹고 있다고 말을 하는 중국인 친구들도 종종 만나볼 수 있을 정도이다.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김치’는 독특한 냄새 때문에 감추어야 하는 음식이었다. 그런데 한식이 세계적인 음식으로 거듭나게 된 것은 한국의 문화 경제 위상이 그 만큼 높아진 이유도 있겠지만, 한국산농식품의 해외시장 진출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온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의 노력 또한 간과 할 수 없다.
다음달 2월, 3년 임기를 마치고 한국으로의 귀임을 앞두고 있는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의 정운용 상하이 지사장을 만나 그 간의 활동 성과와 과제 등을 들어보았다.
“한국산 식품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교민들의 협조와 지원이 절대적이다”는 정운용 지사장은 “그간 교민들이 한국산 식품을 애용하고 사랑 해준 덕분에 한국산 식품이 중국 시장에 쉽게 진출 할 수 있었다”며 “모든 교민들께 지면으로나마 감사를 전하고 싶다”는 첫마디로 말문을 열었다.
한국식품이 중국시장으로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한국식품도 현지인들에겐 외국식품의 일종임으로 많이 먹어보게 하고, 자주 접해 볼 수 있도록 해야 되는데 aT의 역할이 한계가 있으므로 한국교민이나 교포들의 지원이 절대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 지사장은 “중국 동부연안에 집중되어 있는 한국식품 시장을 중서부 내륙으로 확산 시키기 위해 우한, 쩡조우, 창사, 총칭, 청뚜, 광저우 등지의 대형 유통업체 등과 MOU를 체결하는 한편, 판촉전 등 마케팅 지원을 통해 시장 확대를 도모해 온 결과 2010년 중국 시장 수출액이 2009년 대비, 39.2% 증가한 7억 8천 7백만불로 일본에 이어 2위의 수출대상국이 되었다”며 지난해의 성과에 힘입어 올해에는 10억불 수출을 목표로 잡았다고 소개했다.
정 지사장은 3년의 재임 기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상하이엑스포를 활용한 한국 식문화 홍보와 엑스포장 내에서의 한국식품 판매 활동이라고 한다. 당초 한국관 운영계획에 없던 ‘한식 홍보관’을 주 상하이 김정기 총영사, 코트라 등의 도움을 받아 별도로 마련하여 운영하는 한편, 한국관 내 기념품 판매장에 한국산 인삼류, 김치, 가공식품, 유자차 등 한국식품을 입점하여 판매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기억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하던 유통기한 10일 남짓의 한국산 신선우유를 “지난 2008년 해외 수출사상 최초로 중국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되도록 지원한 것과 2009년 10월 한국산 생막걸리를 최초로 진출시킨 것도 의미가 남다르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다. “한국식품이 중국시장으로의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중국 현지인들의 입맛이나 기호에 맞는 상품 개발이 필요한데도, 아직 한국식품의 대부분은 한국내수시장을 목적으로 개발된 상품을 중국으로 내보내고 있는 것이 매우 아쉬운 상황이다”며 “중국 시장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고 중국인이 선호하는 중국내수용 디자인이나 라벨, 제품 포장 등의 개발 노력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먹거리의 대부분을 외국으로부터 조달해야하는 한국입장에서 보면, 중국은 농수산물 수입 측면에서도 한국에게는 유리한 점이 많은 나라다. 비교적 한국인들의 기호에 맞는 농수산물이 이곳에서 많이 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상대적으로 한국의 농식품들이 이 곳으로 진출하기가 용이하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중국인들의 생활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수입식품에 대한 구매력이 높아지고 있어서 한국식품 입장에선 매우 중요한 시장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장을 잘 활용하고 키워가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기도 하다는 정 지사장의 모습에서 이 분야의 진정한 프로다운 모습이 보인다.
▷나영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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