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와 중국 설화를 주제로 3일부터 20일까지
중국의 정월 대보름 '원소절(元宵节)'에는 어김없이 등불축제(灯节)가 열린다. 상하이에서 유명한 등불축제는 역시 위위엔(豫园)이다. 춘절에 이어 대보름의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다. 올해 등불축제는 2월 3일 춘절부터 20일까지 열린다. 이 기간 동안 입장료는 무료이나 대보름 전 3일간(15일~17일)은 50위엔의 입장료를 받는다.
영차! 영차! 대형토끼마차
올해 위위엔 등불축제(2011 豫园新春民俗艺术灯会)는 신묘년(辛卯年)을 맞아 온통 토끼들의 잔치다. 황금노선인 지하철 10호선을 타고 위위엔역에서 내려 1번 출구로 나와 50미터쯤 가면 곧바로 위위엔 입구에 들어설 수 있다. 입구 가로수에 매달린 토끼부터 상점마다 갖가지 모양의 대형토끼들을 걸어놓고 고객들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등불축제의 메인 테마는 위위엔 중심광장(豫园中心广场)의 대형토끼다. 마치 거북이와 경주하는 광경처럼 주변에는 각종 동물들이 깃발과 악기를 들고 토끼를 응원하고 있다. 위쪽에는 작은 토끼와 거북이가 전선 위에 서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환하게 켜있는 등불은 바퀴가 달린 대형토끼마차를 향해 집중돼 있는데, 온 힘을 다해 마차를 밀고 있는 아이들의 표정이 인상적이다.
九曲桥에 펼쳐진 중국 설화
등불축제의 메인 테마를 보려면 구불구불 꺾인 아홉개의 다리가 이어지는 지우취챠오광장(九曲桥广场)으로들어 서야 한다. 다리 입구에는 아치모양의 화려한 장식 위에 올라 서 있는 토끼 두 마리가 눈에 들어온다. 신춘민속예술등회답게 이번 테마는 중국 설화와 전설들로 꾸며져 있자. 속세에 내려온 칠선녀(七仙女下凡) 이야기, 평범한 인간이 신선이 되어 악을 응징하고 선을 돕는 이야기를 담은 ‘바다를 건너는 여덟 신선(八仙过海)’, 행복과 풍요로움, 장수를 상징하는 신선 ‘복(福) 녹(禄) 수(壽)’ 등을 테마로 화려한 등불축제를 펼친다. 지우취챠오를 빠져나오면서 예원 정문쪽에서 다리를 바라보면 또 다른 등불축제를 느낄 수 있다. 동양에서는 장수를 상징하고 신성시 여기는 새인 두루미가 마치 세상을 향해 날아가는 듯하다.
중국 전통소품 즐기기
위위엔 등불축제는 볼거리 외에 상청답게 중국전통소품을 둘러봐도 좋다. 나의 옆모습을 보며 가위로 오린 종이로 오리면 뚝딱 1분이면 완성되는 중국 지엔즈(剪纸)의 세계는 놀랍다. 30위엔부터 수백위엔까지 다양하다. 또 중국에서 쓸 일이 거의 없지만 기념 삼아 도장을 파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한국처럼 깔끔한 글자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천년의 역사를 지닌 대보름에 중국 사람들은 등불 구경과 위엔샤오(元宵)를 먹는 풍습이 있다. 난샹만두점(南翔馒头店)에서 위위엔의 명품 샤오롱바오(小龙包)로 대신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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