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들 “상하이에 믿고 찾을 의료시설 없다” 분통
급체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10살 여아가 2시간여 만에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교민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신좡(莘庄)에 사는 한국인 고 모양(燎原实验学校.3)은 지난 17일 학교를 다녀온 후 가슴이 답답함을 호소하며 토하는 등 급체증세를 보여 오후 5시 경 우중루 A병원 한국부를 찾았다. 유족들에 따르면 내과담당 한국인 의사는 진찰 후 먼저 근육주사와 링거를 투여하고 혈액검사를 했다고 한다. 담당의사는 혈액검사 후 바이러스 감염 상태가 심각하다며 큰 병원을 찾을 것을 권했다는 것.
이에 아버지 고 모씨는 아이를 들쳐 업고 복단대 아동병원을 찾았으나 응급 특진 수속을 밟는데만 수십분의 시간이 지체됐다. 급기야 병원을 찾은 40여분만에 아이는 정신을 잃었고 응급실에서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으나 7시 25분 사망통보를 받았다. 병원측에서는 사인을 심장파열로 결론지었다고 유족들은 전했다.
유족들은 의료사고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장례절차를 준비중인 이 모씨는 “건강하던 아이가 하루아침에 유명을 달리했는데, 남의 일 같지 않다”라며 “처음 병원을 방문했을 때 제대로 대처했더라면…”이라고 말하며 울분을 삼켰다.
또 김 모씨는 “현재 상하이의 의료상황으로 보면 교민들이 믿고 편하게 이용할만한 의료시설이 없는 것 같다. 교민들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이라 슬픔과 함께 안타까움이 앞선다”고 전했다.
의료사고 논란 속에 현재 유족들은 명확한 입장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나, 부모들이 부검을 원치 않고 있어 경찰수사로 진행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18일 오전 이산루 한인장로교회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슬픔에 잠긴 유족과 갑작스런 비보를 접하고 고인의 명복을 비는 지인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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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일어 났습니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길 기도하며 가족들께도 위로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