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국민 모의선거 투표율 40.2%에 그쳐
선거홍보, 낮은 투표율 문제 지적
2012년 재외국민 선거를 앞두고 교민들은 현지 교육, 의료 등에 대한 기대가 높은 반면, 실제 정치에 대한 관심은 이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 15일 실시된 재외국민 모의선거에서 상하이 화동지역의 투표율은 40.2%에 그쳤다. 385명의 신청자 중 155명이 투표했으나 영사관 직원들의 참여가 상당수인 것을 감안하면 40%에도 미치지 못한 결과다. 이는 26개 재외공관의 평균 투표율 38% 보다는 다소 높지만, 스페인(88.2%) 레바논(87.5%) 인도네시아(68.5%), 도쿄(63.3%) 등에 비해서도 훨씬 저조하다.
이번 재외국민 모의선거는 △방대한 지역에 분포돼 있는 교민을 대상으로 하는 ‘선거홍보’의 문제 △공관에 설치된 투표소 투표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초래되는 ‘낮은 투표율’ 등 예상했던 문제들이 실제로도 드러났다. 특히 상하이 지역은 평소 상하이의 높은 교육비와 의료비, 기타 복지 등 한국정부의 무관심을 지적하면서도, 국민의 정치참여인 ‘투표’에는 소극적이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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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15일 실시된 재외국민 모의선거에 참여하고 있는 상하이 교민들 |
상하이교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도는 지난 10월 본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지지정당 조사에서 ‘정치관심 없다 37.6%’, ‘지지정당 없다 25.5%’, ‘무응답 7.4%’를 나타냈다. 상하이 교민의의 45%가 정치에 큰 관심이 없는 것을 알 수 있는 조사다.
그러나 비록 모의선거지만 교민들의 위상을 높이고 권익을 실현하고자 투표에 적극 참여한 교민들이 눈길을 끌었다. 14일(일) 모의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창저우(常州)한국상회 8명은 아침 6시 30분에 출발해 단체로 상하이총영사관을 찾았다. 김인수 회장은 “중국거주 교민들의 투표참여율이 높아야 교민들의 위상도 높아질 수 있다. 실제 선거에서는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홍보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노인회 10여명과 함께 투표장을 찾은 강명옥 할머니는 “정말 오랜만에 투표를 해본다. 한국처럼 노인들의 복지가 실현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번 모의투표에 신청했다”고 말했다.
또한 15일(월) 모의투표를 마친 김정기 총영사는 “민주주의 꽃 선거를 통해 본인의 뜻을 실현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싶고, 실제선거에도 해당지역 후보자에 적극 투표해 재외국민 선거가 국민이 주도하는 선거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17개월 후 실시되는 재외국민 선거에 앞서 교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부터 끌어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중동반포럼은 재중 한국인들의 권익신장을 위해 우선 정치권의 관심부터 이끌자는 의도로 상하이에서 ‘한국 정치인 초청 특강’을 실시한다.
한중동반포럼 우수근(세계한인민주회의 부의장) 대표는 “여야 좌우에 치우치지 않고 한국과 중국을 동반자의 관계에서 바라보고자 한다”라며 “오는 27일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강연을 시작으로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장관(1~2월), 민주당 손학규 대표(3~4월), 한나라당의 외교 관련 중진인사 등을 순차적으로 초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재외국민 선거는 낮은 투표율뿐 아니라 불법적 복수국적자의 선거참여나 위법행위에 대한 조사 단속의 문제, 동포사회의 갈등과 분열 가능성 등 모두 해결방안을 찾기 어려운 난제들을 안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 법무부는 해외선거사범들을 입국하지 못하게 하거나 여권 반환을 명령하고, 유죄가 확정되면 신분을 공개하는 법안을 다음달 정기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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