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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부동산 투자열풍 ‘이제 제주도’

[2010-10-25, 08:48:56] 상하이저널
 영주권 취득•국제 자유도시 건설전망

중국인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열풍이 제주도로 향하고 있다.
미국, 유럽, 두바이 등 먼 해외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던 중국 부자들이 이웃나라 한국의 제주도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불과 6개월 전이다.

중국인들의 제주도 부동산 투자 열기는 올 2월 제주도가 콘도와 리조트, 펜션, 별장 등 휴양형 시설에 50만달러 또는 원화 5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부여하는 제도를 시행한 직후부터 뜨거워졌다. 제주도가 투자자들에게 우선 5년 거주를 허용한 뒤 영주권을 부여하는 부동산 투자 이민제도를 시행 후 실효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 동안 제주도는 한류드라마 등을 통해 호감을 느낀 중국인들이 관광 목적으로 찾는데 그쳤으나 투자 이민제도가 시행되면서 투자처로서 새롭게 각광을 받게 된 것이다. 특히, 중국정부의 부동산시장 억제정책이 지속되며 대규모 자금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던 시점과도 절묘하게 맞물렸다.

영주권 외에도 상하이와 비행기로 불과 50분밖에 안 걸리는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는 점과 영국국제학교의설립, 상하이 등 대도시 부동산에 비해 낮은 가격, 국제화 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제주도 부동산의 가치상승 전망 등에서 투자자들은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 또한 토지가 국가 소유로 돼있어 70년 사용권만 부여받는 중국 부동산과는 달리 구매한 부동산에 대한 영구 소유권제도에 대해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 4월, 상하이지역 첫 부동산투자단이 동방항공 전세기편으로 제주도를 찾았다. 155명으로 구성된 투자단은 제주도 한림읍 재릉지구의 복합리조트단지 라온프라이빗타운을 방문해 투자상담을 진행했다. 라온프라이빗타운의 중국 화동지역 분양대행 업체인 華阜房地産과 노이컨설팅그룹은 9월까지 4차례 투자방문단을 제주도로 보냈다. 4월말부터 중국인에게 분양을 시작한 이후 200여 채가 계약이 되어 부동산 불경기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게 했다.
라온리조트가는 5월부터 가계약 형태로 58건 306억900만원, 6월 42건 189억8700만원의 투자 상담을 이끌어 냈다. 지금까지 총 108건 536억490만원의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라온 프라이빗 타운의 중국 내 성공적인 분양에 힘입어 제주도의 다른 콘도미니엄 단지도 중국에서 분양을 시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제주도뿐 아니라 수도권 지역까지 대 중국 분양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 내에서는 “중국 투자자들의 투자를 유치해 정체돼 있는 한국 부동산시장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며 반기는 분위기와 “이러다가 제주도를 통째로 중국인에게 내주는 게 아니냐”면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있다.

노이컨설팅그룹의 한상윤 사장은 “국내 소비자 수요는 제한돼 있다. 정체된 국내 수요로 침체된 부동산시장을 활성화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 투자자 유치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를 시작으로 한국 전역에서 해외 투자자 유치에 나서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인들 왜 제주도로 눈 돌리나
 

가장 큰 매력은 영주권 취득

중국투자자들이 해외 부동산을 구매하는 데는 ‘영주권’ 취득이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중국의 유대인으로 소문난 원저우(温州) 투자자의 경우 캐나다, 미국, 호주 등 3개국 부동산에 주로 투자를 해왔으나 올 초부터 제주도 부동산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 계기는 바로 2월 제주도가 50만달러 이상 투자자에게 5년 거주권에 이어 영주권을 부여하는 제도를 시행한 것이다.

중국인들은 자녀 교육이나 비즈니스 편의 등 다양한 이유로 해외 이민, 영주권 취득에 대한 관심이 크다. 한 예로, 올해 호주의 한 부동산회사가 부동산 투자이민 설명회를 통해 단숨에 20여건의 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中 부동산 억제책으로 해외 투자처 물색

중국의 주요 도시 집값은 수차례의 급등을 거쳐 만만치 않게 올랐다. 정부가 과열된 부동산시장을 잡기 위해 ‘1가구당 1주택 구매’, ‘대출 제한’ 등 억제정책을 발표함에 따라 부동산 투자가 어려워졌다. 게다가 정책이 자주 변화돼 시장이 불안정하다는 이유 또한 해외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원인 중 하나다.

원저우 타이타이투자단(太太炒房团) 뤄샤란(罗夏兰) 단장은 “중국 1,2선 도시의 집값은 이미 높게 오른데다 정책 또한 자주 바뀌는 바람에 안정감이 없다”면서 “선진국의 부동산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되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해외투자로 눈길을 돌리게 됐다”고 말했다.


영국국제학교 설립

중국 부모들의 자녀교육열은 한국 못지 않게 뜨겁다. 대부분 부자들은 자녀를 해외 유학을 보내려 일찌감치 준비한다. 내년 9월 제주도에 설립 예정인 영국국제학교는 영국 사립학교 중 3위권에 꼽히는 유명학교로 알려져 있다.

노이컨설팅그룹 한상윤 사장은 “중국부자들의 연령대가 30~40대가 많은 점을 감안할 때 자녀를 먼 곳보다는 가까운 한국에 유학 보내기를 더 원할 것”이라면서 “제주도 투자에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상하이서 비행기로 50분 거리

제주도가 각광받게 된 이유로 가까운 거리와 상대적으로 싼 가격을 들 수 있다. 한 원저우 투자자는 “싱가포르 부동산에 투자하려 했으나 비행기로 6시간이나 걸리는 데다 문턱이 너무 높아 포기했다”면서 “두바이, 호주, 미국 등의 부동산 투자를 고민하다가 결국 제주도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주도가 국제 자유화 도시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어 가치상승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최근에는 중국 부자들 사이에서 귀빈 접대, 회사 임직원 휴가 등에 이용하려는 목적으로 해외 리조트 구매붐이 시작되고 있는 것도 한몫 한다.


중국 투자자 유치 위한 인프라 구축해야

영주권 부여 등으로 행정기관도 투자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제주도가 중국 투자자를 유치하기에는 제한이 있다는 평가도 있다. 우선 제주도에서 중국말이 통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중국인을 위한 관광 안내판, 교통편 등이 부족하기 때문에 중국 투자자를 끌어들이기에는 영주권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말이다.

이에 따라 중국 투자자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각종 인프라를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중국 투자자들의 제주도 투자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한국 부동산이 중국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는데 그치지 않고 정식 투자까지 이어지려면 보다 적극적인 홍보와 노력,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최근 제주도에 대한 중국 투자자들이 관심이 증가하게 되자 전문 지식을 갖추지 못한 업체나 개인들이 무분별하게 뛰어들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투자 리스크가 증가될 뿐 아니라 자칫 불똥이 엉뚱한 곳으로 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제주도 외에 수도권을 비롯한 기타 도시들도 영주권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 투자이민 정책이 확대 실시될 경우 전체 한국 부동산이 각광받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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