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의 황혼기 이홍장이 지은 집 딩썅화위엔(丁香花园)
청나라의 건축미를 감상하려면 어떤 건축물이 적합할까? 멀리 떨어져 있는 북경의 자금성을 찾을 필요 없이 정향화원을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청나라의 건축미를 직접 체험하는데 있어 둘도 없는 기회다.
정향화원(丁香花园)은 19세기 후반 청나라의 실질적인 권력자인 이홍장이 권력을 과시 하기 위해 세워진 건축물으로 상해 서회구서회구 화산도(上海市徐汇区华山路) 에 위치해 있다.
정원에 정향나무가 우거진 이곳은 청나라 북양대신이었던 리훙장(李鸿章, 1823~1901)이 애첩인 딩샹(丁香)을 위해 지은 것이라는 설이 있다.
리훙장은 농민봉기인 ‘태평천국의 난’을 진압하고 서태후의 오른팔로 크게 위세를 떨쳤던 인물이다. 1865년에는 동아시아에서 가장 큰 군수공장인 강남제조총국을 상하이에 설립하고, 북양수군을 육성하는 등 청나라 말기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다. 중국 근대의 많은 조약이 그에 의해 타결되었으며 그 중 중국 최악의 불평등 조약인 신축(辛丑)조약 또한 그의 손에서 체결되었다.
시내 중심지에 위치하여 가는 길이 복잡할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중산공원 전철역과 가까우며 도착하기 까지의 길도 무난하여 방문의 부담을 덜어준다,
1994년에는 역사적 및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상해 시 문화 보호지역으로 공식적으로 인정된 건물이나 화원이라 (花园) 불려지는 까닭에 얼핏 들으면 시내 중심에 위치한 서양식 저택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정향화원은 건축미에 있어 대부분의 서양저택을 능가한다. 영국 시골의 자택을 모델로 하여 기본 건축구조는 유럽식을 따르되 중국의 예술적 미도 첨가하였다.
서양식 건축구조에 복도나 정원 등에 중국 전통 무늬를 새김으로 동서 문화의 조화가 돋보이며 건물과 별장의 정교함을 통해 역사적인 전통성과 미묘한 신비성이 느껴진다. 비록 상해 시 중심지역에 위치되어 있으나 정향화원까지 가는 길은 푸른 나무가 심어져 고요하며 시원한 그늘 아래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와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평온해 진다.
건축물을 직접 입장하지 않아도 하루하루 힘든 일상생활 지쳐가는 현대인에게 이 길을 산책하는 자체만으로 마음의 안정을 되찾는 동기가 될 것이다. 아쉽게도 정향화원의 내부는 관계인을 제외하고서는 민간인의통행이 철저히 금지 되어있다.
비록 내부 전체를 관람하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정향화원이 있는 존재만으로도 분명 충분히 매력 있고 역사적 깊이가 있는 건축물이다.
▷고등부 학생기자 최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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