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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술 칼럼] 가을에 집 사세요

[2010-08-22, 08:05:51] 상하이저널
언제부터인가 매월 한 통에서 두통씩 이런 문의 전화를 받는다.
“집을 사고 싶은데 지금 사는 게 좋을까요? 좀 더 기다려야 할까요? 사게 되면 앞으로 가격이 오를까요? 내릴까요?”
대부분 중국부동산 투자 시기와 확신에 대한 질문들이다. 이와 같은 질문의 정답은 무엇일까? 이번 시간에는 향후 투자시기와 확신을 중국 부동산의 바로미터인 상하이부동산의 주기와 패턴을 통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溫故知新
2005년 여름 잘나가던 중국 부동산시장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그 해 초부터 부동산 시장이 대출규제로 잦은 잡음이 생겨났고 영업세라는 받아들이기 힘든 거래세가 등장하자 21세기 초반부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던 부동산 상승그래프가 꺾여버린 것이다. 그리고 2006년에는 영업세 부과기준을 5년으로 연장, 외국인 투자제한 조치, 개인소득세 20% 징수, 7090정책 등이 발표되면서 부동산 시장을 이내 암흑기로 내몰았다.

2007년 6월 좀처럼 살아날 것 같지 않던 부동산시장에 깜짝 반등이 일어났다. 주식시장에 거래세 도입 소문이 퍼지면서 증시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밀려 들어온 것이다. 영업세 후폭풍 이후 딱 2년만에 찾아온 봄날이었다. 부동산가격은 연일 폭등하였고 이전 호황기 때 가격을 금세 따라 잡았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세계 금융위기와 맞물려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이 또 쏟아져 나왔다.

지난번이 조세정책이었다면 이번에는 금융정책 이었다. 두번째 구입 주택에 대한 대출금리인상을 포함한 9번의 지급준비율인상과 6번의 금리인상이 그것이다. 시장은 관망세로 돌아섰고 다시 한번 장고의 인내를 요하는 시장으로 바뀌어 갔다. 이후 2008년에는 외국인 큰손들이 줄줄이 빠져나갔으며 중개업체들이 줄도산하기 시작했다. 당시 완커에서는 최대 20%까지 할인 분양을 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였다. 그래서 올림픽이 있는 해였음에도 불구하고 2008년은 중국 부동산의 최악의 해로 기억된다.

2009년 중국 정부는 GDP 8%를 사수하기 위해 드디어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게 된다. 그 첫 카드가 부동산 부양책이었다. 그동안 막아 놓았던 각종 규제를 한시적으로 풀어준 것이다.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 이었다. 부양책을 통해 시장에 풀린 돈들과 그 동안 갈 곳을 못 찾던 돈들이 부동산 시장으로 모여 들면서 그 해 5월 부동산 전시회를 기점으로 부동산가격이 천정부지로 솟구치기 시작한 것이다. 관망기 동안 건설현장이 없었던 것과 높은 수요심리로 인해 가격은 오르고 거래가 줄어 들면서 부동산 시장이 공급자시장으로 바뀌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집 사서 마음 고생하던 사람들은 쾌재를 불렀고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서로 아우성을 냈다. 2007년 6월 반짝 반등 이후 2년만의 일이다.

올해 들어서 다시 이전의 규제정책을 다시 실시하였다. 하지만 이미 달구어진 시장은 좀처럼 식지 않았다. 오히려 2선, 3선도시로 불이 옮겨 붙어가고 있었다. 다급해진 정부는 보유세라는 카드를 시장에 내비쳤고 곧이어 부동산 담보대출규제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현재는 급한 불은 꺼졌고 관망장세로 접어들고 있다.

‘활(活)-난(亂)의 주기’
지난 5년을 부동산 시장의 발자취를 돌아보면 일정한 사이클과 신호를 찾을 수 있다. 사이클은 중국이 자랑하는 경제학자인 린이푸(林毅夫)세계은행부총재가 이야기한 ‘활(活)-난(亂)의 주기’와 비슷하다. ‘경제가 살아난다(活)싶으면 과잉투자로 곧 혼란(亂)에 빠지고, 이를 억제하기 위해 곧 긴축정책(收)을 실시하고, 그 여파로 경제가 죽는다(死)’는 지극히 당연한 경제논리를 부동산 시장에서도 만나게 되는 것이다. 부동산시장이 살아나면 수요공급의 불균형으로 시장이 과열되어 혼란해지고 곧이어 정부는 규제정책으로 시장을 조여나가고 시장이 죽을만하면 다시 부양책으로 살려나가는 사이클을 보이는 것이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2005년 6월 이후 매년 2년 주기로 부동산시장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때, 상승기의 성격은 2000년도 초반에 비해 그 상승기간이 짧아졌지만 기간에 비해 가격 상승폭만큼은 더 높게 나왔고 하락기에는 거래량이 너무 없어 부동산시장이 시장의 기능을 재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 또 상승기와 하락기를 미리 알수 있는 신호는 활(活)-난(亂)의 주기에 앞서 나오는 각종 정책들을 보면 알 수 있었다.

서두에 이야기한 ‘집을 언제 사야 하나? 사게 되면 가격이 오를까요?’에 대한 정답은 누구도 단언하기 힘들다. 다만 경제논리에 따른 각종 변수들을 제외하고 생각해보면 주기상 내년이 상승기를 맞을 해이다. 세계의 석학들이 중국의 경제와 부동산에 대해 시시각각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어 뭐가 답인지는 경제학적으로 풀기는 어려운데다가 이들이 말한 내용이 시간이 지나 답안지 검사를 해보면 오답이 더 많아 머리만 복잡하게 만든다.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다는 유연한 펀더멘탈을 가진 중국에서 부동산 투자를 원한다면 시간의 지도를 가지고 답을 찾아 가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필자도 사고 파고를 이야기할 때 향후 경제적인 변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이 더 많으나 경험상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는 단순명료하게 접근해 돈을 번 사람들이 더 많다는 점을 감안해서 각설하도록 하겠다.
다만, 향후 투자시기나 변수보다 하고 싶은 말은 투자기간과 마인드인데 반드시 장기투자를 생각해야 되고 투자에 앞서 중국부동산을 투자라고 쓰고 투기라고 읽고 있지 않는지 확인해봐야 할 것이다.

ⓒ 상하이저널(http://www.shanghaibang.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에서 4년간 부동산 회사를 다니던 중 한국에는 ‘자수성가란 말이 없어졌다’는 말을 듣고 홀홀단신으로 2002년 상하이에 입성했다. 이후 순차적으로 부동산중개, 분양대행, 컨설팅회사를 설립 지금은 부동산 개발/PM회사를 경영하며 틈틈이 기업체와 학교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중국부동산과 관련하여 한국 공중파 3사와 상하이 부동산방송의 인터뷰가 있으며 上海电视台의 시사프로인 ‘深度105’에 출연한바 있다. WeChat: hanguoshushu998
sulsul2002@yahoo.co.kr    [김형술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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