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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술칼럼] 왕서방 한국 가다

[2010-08-07, 05:00:46] 상하이저널
한국 정부는 지난 27일 법무부 브리핑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요청과 외국인부동산 투자가 늘어남에 따라 ‘외국인 투자유치 확대를 위해 제주도뿐만 아니라 전국 각 지역에 부동산 영주권을 허용하는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이미 적극적인 인천을 포함하여 전국 16개 시•도에서 부동산 영주권 허용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부동산 영주권 확대는 법무부 고시 개정만으로 가능해 이르면 연내 시행도 가능할 것 같다.

위기와 기회

한국 지방자치단체가 이처럼 부동산 영주권제도에 큰 관심을 갖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제주도의 투자유치에 자극 받은 것이 직격탄이었다.

지난해 12월 출입국관리법 시행령을 올해 1월에는 법무부 고시를 개정해 제주도에 한해 외국인이 제주도 개발지역 내 콘도, 리조트, 펜션, 별장 등 휴양시설에 미화 50만달러 또는 5억원 이상을 투자한 후 국내에 5년 이상 거주하면 영주권 획득이 가능토록 했다.

부동산 영주권제도로 인해 제주도는 8월까지 100가구이상(총 분양가 500억이상) 외국인에게 분양하였다. 여기서 재미난 사실은 외국인 분양자들의 대부분이 중국인 이라는 점이다. 한국 지자체도 이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미 통계에 나와있어 알고 있겠으나 사실 부동산 영주권제도의 타깃은 중국에게 맞추어져 있다. 바꾸어 말하면 한국 부동산 문턱을 낮춘다는 것은 중국 인민폐가 망가진 한국 부동산시장에 뿌려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지자체 입장에서 볼 때 망가진 분양시장에 중국인들이 돈을 싸들고 온다는 즐거운 상상을 하는 것이다. 다만 이것이 현실이 되려면 간절한 노력이 필요하다. 제주도의 경우 불과 몇년전 만해도 특별자치도의 ‘특별’은 그다지 특별하지 않았다. 세제 혜택도 불분명했고 중앙 정부와 다른 지방정부와의 형평성 문제로 특별함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었다. 이 때문에 내부적인 문제만 푸는데 약 2~3년 정도 소비한 것 같다. 이런저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드디어 작년 말 외국인투자인센티브를 확정하고 작년부터 진정한 ‘특별자치도’라는 수식어를 달고 조금 부족한 부분은 있었지만 중국 각 도시를 찾아 다니며 외자유치 활동을 꾸준히 벌여왔다.

향후 부동산영주권 제도가 확대될 경우 제주 ‘특별자치도’가 그냥 ‘제주자치도’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어 제주의 반발이 예상된다. 부동산 영주권제도를 이제 시작하려는 지자체의 경우 제주도의 투자유치사업이 자극제가 되어 왕서방 돈이 지역부동산 시장에 스며들기를 원한다면 제주도의 사례에서 보듯이 명확한 투자인센티브를 가지고 적극적인 지역 홍보가 반드시 필요하는 것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둘째, 지방경제 살리기이다.

한국 지방경제는 날이 갈수록 침체해져 가고 있다. 일례로 최근 우리 교민들 중 방학 때 한국 다녀온 사람들에게 인사말로 “요즘 한국 어때요?”라고 물으면 한결같은 대답이 “이전보다 더 안 좋아 졌다”는 말을 듣게 된다. 요즘 들어 특히 한국 지방경제 정말 많이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답을 못 찾고 있는 지방경제에 인민폐가 구원투수로 등장 할 수 있을지? 과연 문턱만 낮추면 중국돈이 마구 들어와 지방 부동산시장을 살리고 멀리 나가 지방경제에 일조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먼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중국사람들 절대 만만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왕서방이 향단이한테 반해서 이것저것 다 주는 것 절대 없다. 강인한 장사 마인드로 무장한 승부사들이다. 망가진 부동산 시장에 초청하려면 그만한 당근을 준비해 두어야 할 것이다. 또 인민폐가 지방시장에 뿌려진 후 빠져 나갈 때를 대비해 차단과 대응에도 신경 써야 할 것이다. 핫머니가 빠져나가면 남은 사람이 그 고통을 감수해야 함은 물론이고 잘못하면 지방경기 살리려다 집안 뿌리가 뽑혀 나갈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미 수년 전에도 지방경기를 살리기 위해 여러 지자체에서 각종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한바 있다. 이중 중국을 마케팅대상으로 진행한 것 만해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사업부지 내 차이나 스트리트, 서울특별시 연남동과 동교동 사이1.5Km의 차이나타운, 인천광역시 운북레저단지, 충북 청원군 차이나타운, 전남 무안 기업도시 내 한국 국제사업단지, 부산광역시 동구 지역특화발전 특구 지정사업 등등이 있었고 대부분 프로젝트 완료시간이 올해부터 내후년까지였는데 워낙 요란하게 진행하다 지지부진해진 일들이 많아서 그 결과는 어떨지는 의문이다. 다만 이러한 사업들과 이번 부동산 영주권제도가 잘 버무려져 지방 경기가 살아나는데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다.

이제 한국은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가진 중국이라는 양날의 칼을 모셔와 홈경기를 치를 준비를 하고 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중 경제도 축구만큼만 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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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4년간 부동산 회사를 다니던 중 한국에는 ‘자수성가란 말이 없어졌다’는 말을 듣고 홀홀단신으로 2002년 상하이에 입성했다. 이후 순차적으로 부동산중개, 분양대행, 컨설팅회사를 설립 지금은 부동산 개발/PM회사를 경영하며 틈틈이 기업체와 학교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중국부동산과 관련하여 한국 공중파 3사와 상하이 부동산방송의 인터뷰가 있으며 上海电视台의 시사프로인 ‘深度105’에 출연한바 있다. WeChat: hanguoshushu998
sulsul2002@yahoo.co.kr    [김형술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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