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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Purposeful Reading

[2010-02-13, 05:00:27] 상하이저널
외국어 교육에서 읽기의 중요성은 논박의 여지가 없을 만큼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여집니다.

유명한 언어학자 Krashen는 외국어 습득acquisition (학습learning이 아니라)에서 input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특히 유희pleasure를 위한 읽기가 외국어 습득acquisition에 가장 중요한 도구라고 강조했지요. 실제로 외국어 습득에서 소리 인지와 발화를 연습하는 초기 단계가 지나면 읽기만큼 대상 언어의 다양한 활용을 만나 볼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읽기가 아무런 목적 없이 단순히 강요되는 거라면 흥미를 잃는 것은 당연합니다.

많은 학생들은 독서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모 대학이 엄선’한 혹은 ‘모 교수가 추천’한 필수교양 100권부터 읽고 싶어하는 학생들은 거의 없습니다.

외국어 학습의 맥락에서 독서를 시작하는 거라면 더더욱 classic literature 부터 시작하고 싶지는 않겠지요.

또한 막연히 ‘흥미 있는’ 책부터 시작하라는 조언 또한 ‘흥미’조차 없는 학생들에게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이지요.

부모가 막연히 자녀에게 영어나 중국어 책을 많이 읽어보라고 권장하기 전에, 자녀와 읽기의 구체적인 목적을 정확히 잡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실 독서라는 거창한 말보다는 읽기 자체가 생활화될 수 있도록 읽기와 실제 생활을 연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실제 생활에서 읽기 할 때 우리는 신문이든 잡지든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모든 내용에 집중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모두 읽으려고 억지로 노력하기 보다 읽기의 구체적인 목적을 먼저 정하고 관련된 부분부터 읽어볼 수 있습니다.

만약 앞으로 SAT나 SSAT를 치르게 될 학생이라면 에세이 내용을 위한 자원을 모으는 목적에서 시사잡지, 신문, 고전 등을 읽으며 이 글이 어떤 보편적인 주제에 대해 말하고 있는지 생각하며 읽어보는 것도 하나의 purposeful reading이 됩니다.

Elementary level의 저학년의 경우, 학교에서 가르치는 외국어 읽기의 많은 책들이 comprehension check과 같은 이해 측정의 문제들을 담고 있고, 이런 문제들 또한 purposeful reading의 한 방법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읽기 활동은 실제 생활의 독서와는 거리가 멀고, 자칫 비판적 읽기가 아닌 수동적 읽기에서 멈추게 만들 수 있습니다.

대신에 예를 들어 어떤 글이 특정 장소나 흥미로운 인물에 대한 소개글이라면 글에서 나타나지 않은 그 장소나 인물의 외형적 특징을 이야기 해보거나 어떤 이야기가 아들의 관점에서 쓰여진 아버지의 이야기라면, 글을 읽고 난 뒤 아버지의 입장에서 글을 재구성해보도록 권유하는 것도 비판적 읽기 능력을 기르는데 도움이 되는 purposeful reading의 활동이 됩니다.

목적이 둔 글읽기 활동(purposeful reading)은 학생들이 구체적 목적을 통해 글읽기에 대한 동기를 끌어내고, 글읽기의 다양한 접근법을 익히며 모든 글을 같은 속도가 아닌 목적에 따라 다른 속도로 읽는 방법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읽기에 대한 거부감과 벽을 하나씩 허물어내면서 Krashen이 말하던 독서의 ‘유희’를 만나게 되겠지요.

ⓒ 상하이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려대 영어교육과 졸업 후 서울 Cardiff Language School에서 3년간 근무했다. School for International Training에서의 영어교육학 석사취득, Colegio Real de Minas (Mexico)에서 근무하며 다문화와 영어교육에 대한 평생 화두를 얻었다. 현재 SETI에서 6년째 TOEFL, SAT, Literature 강의를 맡고 있다.
arimaha@naver.com    [김아림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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