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중국의 경제 발달지역에서는 DNA검사를 통한 친자감정 사례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감정결과 혈연관계가 아닌 것으로 드러나는 비율도 급상승하고 있다고 한 DNA 감정 전문가가 밝혔다.
'베이징 화다팡루이(華大方瑞) 사법물증 감정센터'의 덩야쥔(鄧亞軍.여) 박사는 26일 인민일보가 운영하는 인민망의 과학기술론단에 게스트로 초청돼 누리꾼들과 친자감정을 주제로 대화하는 가운데 이같이 말했다.
중국과학원 베이징유전자결합연구소 산하의 법의학 기관인 '베이징 화다팡루이 사법물증 감정센터'는 DNA 감정 분야에서 중국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덩 박사에 따르면, 지난해 이 사법물증 감정센터에서 실시한 DNA 친자감정은 3천여건으로 2004년에 비해 거의 배로 늘어났으며 이같은 친자감정 사례 증가추세는 특정한 DNA 감정기관이나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 전국적 현상이다.
전국적으로 연간 1만-1만5천건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 친자감정 사례는 수도 베이징을 비롯해 창(長)강 삼각, 주(珠)강 삼각 등 경제가 발달한 지역에서 특히 많이 보고되고 있다.
DNA 친자감정을 통해 혈연상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는 부자관계 혹은 부모관계 배제율은 대체로 22.6%에 이르나 중국에서 경제가 가장 발달한 지역인 광둥(廣東)성의 경우 그 비율이 무려 30%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덩 박사는 친자감정을 통해 가정이 다시 화목해지는 경우도 많지만 자신이 소속된 감정센터에서 실시한 3천건의 사례를 통해 22.6%, 광둥성에서 30% 이상의 부자관계 배제율이 나타났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친자감정을 의뢰하는 사람들은 부인의 외도를 의심하는 남편, 중국 대륙에 둔 현지처의 행실을 믿지 못하는 홍콩인과 대만인, 이들의 자식임을 입증받으려는 현지처 등 다양하다.
현재 베이징에는 DNA 감정기관 5-7곳 있고 전국에는 약 40-50개가 있으나 모두 국가의 공인을 받은 것은 아니며 지난 2월28일 사법부가 발표한 사법감정 관련 규정에 부합하는 조건을 갖춘 기관은 '화다팡루이 사법물증 감정센터' 한 곳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감정센터는 최근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로브노르(羅布泊)에서 미라 형태로 발견된 한 시신이 지난 80년 연구팀을 이끌고 그 일대에서 연구.조사활동을 하던 중 실종된 저명 과학자 펑자무(彭加木)의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DNA 감정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