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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탁 칼럼] 2009년을 돌아보며, 2010년을 기대하며…

[2009-12-27, 05:00:17] 상하이저널
1. 위기가 기회였었다!

전대미문의 전세계 금융 쓰나미가 지나갔다. 아직 여진이 남아 있어 언제 다시 높은 해일이 덮칠지 모르지만 그래도 최악의 상황만은 넘겼다는 것이 대체적인 중론이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을 늘 하지만, 텍스트 속이 아니라 실제의 삶에서 이번처럼 집단 학습을 한 적은 없었지 않았나 싶다.
1년 전을 되돌아보면 앞이 보이질 않고 살아남는 것 자체가 불투명하였지만 힘든 시기에 살아남아 투자를 한 사람들은 참으로 큰 돈을 벌었다.
내가 자문을 해드리고 있는 기업들만을 놓고 보자면, 올 1년 사상최대의 이익을 낸 곳이 참 많다. 내가 직접 자문을 해드리고 있는 기업이 아니라도 개인적으로 친하게 지내는 사장님들 중에 큰 돈을 버신 분들도 많다. 어떤 사장님은 말씀하시기를, 매일 12시까지 야근을 해도 주문량을 다 댈 수가 없을 지경이라고 한다.
남들이 하는 것과 다른 행동을 함으로써 개인적으로 돈을 번 개인들도 많다. 특히나 작년 말 올해 초 상하이 교민 대부분이 불안을 느껴 보유 부동산을 팔려고 할 때 이를 아주 싼 값에 사 들였던 분들중엔 1년 지난 현재 100% 가까운 수익을 올린 분들도 많다고 한다.
힘든 시기를 거치면서 망하거나 소리 없이 사라진 분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살아 남은 자들에게는 큰 잔치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2. 어려울수록 잘 뭉쳤다

나는 5년째 상하이 한인 성당엘 다니고 있다. 신심이 깊질 못한데다가 매주 참석하는 것도 아니어서 독실한 신자 분들에게는 늘 미안한 마음이다. 그래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말 미사에는 빠지지 않으려 애를 써왔다 정확한 수치는 모르겠지만, 올해 미사에 참석하는 사람들 숫자가 최근 5 년 사이에 가장 많았지 않았나 싶다. 어떤 날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하루는 성당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와서 자리에 앉지 못하고 돌아간 사람들도 있었을 정도였다. 소문에 의하면, 다른 종교 단체들도 사정이 비슷했다고 한다.
친한 형님의 강권으로 향우회에도 몇 번 나가보게 되었는데, 참석자 숫자가 예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하였다고 한다.
새로 진출한 기업보다 철수한 기업들이 더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상해한국상회(한국인회)의 회원 가입자수는 오히려 늘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상해한국상회(한국인회)에 가입하지 않았던 회사들 중에 이번 경제위기 하에 가입을 한 기업들이 많았었다는 분석이다.
우리 민족의 핏속에는, 어려울수록 잘 뭉치게끔 하는 DNA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대만기업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금융위기 하에서 망하거나 도망간 기업이 훨씬 적은 이유 중의 하나도 우리 민족 특유의 ‘위기일수록 뭉치는 단합정신’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3. 활동 무대의 선수가 바뀌었다.

작년 가을까지 내가 사는 포동 아파트 단지에는 아들이 다니는 학교의 스쿨버스 3대가 왔었다. 그러던 것이 금융위기가 오자 2대로 줄었다가 최근 다시 3대로 늘어났다. 그런데, 구성원인 학생들은 절반 이상이 바뀌었다. 이는 부모들이 바뀌었다는 의미이리라.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일기 시작한 차이나 러쉬(china rush)가 2008년까지 이어지면서 중국에 주재원으로 3년 내지 5년 정도 나와 계시던 분들이 이번 금융위기를 전후하여 많이 바뀌었다. 대기업에서도 중국 진출 세대가 바뀌는 추세라고 한다. 특징이라면 연령이 보다 젊어졌다는 것이다.
교민들이 정신 없어 하는 최근 1년 사이, 상하이 총영사관의 영사님들도 대폭 물갈이가 있었다. 올 한해 약 절반 이상의 영사님들이 교체가 된데다가 내년 초에도 소폭의 교체가 예정돼 있다고 하니, 새로운 진용을 갖춰 교민들과 호흡을 맞추는데 조금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들의 자랑인 상해한국학교에도 적지 않은 선생님들이 바뀌었고 내년 초에도 일부 바뀔 예정이라고 한다.
IMF 전에 중국에 진출한 세대를 중국 진출 1세대라고 보고, 2002년부터 2008년까지의 중국 진출 러쉬 시기에 진출한 세대를 중국 진출 2세대라고 보면, 이제 바야흐로 중국진출 3세대가 시작되는 것 같다.
영사관이든 기업체이든 교민이든, 1년 사이 활동 무대의 선수들이 많이 바뀐 만큼 내년 초 영사관에서 주최하는 신년하례식에는 아직까지 인사를 드리지 못한 많은 분들이 서로서로에게 인사를 하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싶다.

4. 2010년을 기대한다

1년 전 이맘때와 비교해보면, 2010년을 맞이하는 기분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작년 말에는 새해에 대해 희망은 고사하고 살아남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했었다면, 올해 말에는 새해에 대해 정말 큰 희망을 품을 수 있을 것 같다. 특히나 내년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상하이에 서 엑스포라는 큰 행사가 열리므로, 이를 우리가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서는 한국교민사회에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근거는 없지만 새해에는 왠지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고 사업도 더욱 번성할 같은 생각이 자꾸 든다. 나의 이 근거없는 희망과 설렘을 많은 분들이 공유했으면 좋겠다.
상하이 및 화동지역 한국교민 여러분!
2009년 세밑 가족과 함께 따뜻하고 푸근하게 잘 보내시길 바라며, 새해에는 좋은 꿈들 많이 꾸시고 큰 성취하십시오.
새해에 더욱 좋은 글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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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대륙 상하이 대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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