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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술칼럼] 2009 중국부동산 엑소더스

[2009-12-21, 05:01:40] 상하이저널
이번 호에서는 2009년 상하이부동산 시장의 핫이슈를 통해 올 한해 부동산 시장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1월 买一送一
자금난에 빠진 개발업체가 '마이이 쏭이(买一送一,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더 주는 판촉 전략)' 판매 전략으로 구매심리를 끌어내려고 했으나 소비자의 반응은 냉담했다. 일부에서는 가격할인의 도를 넘어 부동산이 동네시장에서나 볼 수 있는 생선거래와 같다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우리교민들도 이 시기에 휴대폰 문자 메시지로 00지역 00별장 내지는 아파트를 사면 '买一送一' 한다는 내용을 종종 받아 보았을 것이다. 부동산시장에서 매수세는 찾아보기 힘들었고 그로 인해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수난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판매형태였다.
작년 1월 중개업체들의 줄도산 이후 딱 일 년 만에 개발상에게 큰 위기가 닥쳐왔다.

*개발상의 할인혜택과 얼쇼우팡(二手房)의 가격붕괴로 1월이야 말로 주택을 구입하기에는 올 한 해 중 최적기였으나 선뜻 매수에 나서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2월 'Buy America'
중국부동산 매매사이트 '서우팡왕(搜房网)'은 공개적으로 방미 부동산 구매단 512명을 모집해 1진 50명을 2월24일 미국으로 보냈다. 방문단이 주택을 구입하기 시작하자 4월 들어서는 미국부동산 업자들이 베이징으로 날아와 적극적으로 미국부동산의 구매를 호소하기도 하였다. 투자자들은 대부분 신축 주택보다는 30만~80만 달러 가격대의 기존 주택을 구입하였고 일부는 저렴하게 시장에 나온 고급별장을 구입하기도 하였다.

*바이 아메리카 열풍이 2008년과 다른 것이 있다면 작년은 개인적으로 구매가 이루어졌고 올해부터는 구매단이 만들어져 조직적으로 구매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 점이 다른 부분이다.


3월 中 부동산 시장 꿈틀
중국 부동산 경기가 회생조짐을 보였다.
3월 한 달간 신규주택 판매량이 138만㎡로 전달 78만7600㎡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고 베이징의 경우도 3월1일∼15일 사이 보름간의 통계만 보더라도 신규주택 거래건수가 6천938건에 달해 전달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3월부터 집값이 활황기 때와 같이 오르지는 않았으나 거래가 늘어나면서 시세보다 저렴하게 나온 매도물량이 소진되기 시작하였다. 이 시기에 오랜 기다림과 환율 등으로 인해 한국인 소유의 주택들이 중개시장에 많이 나와 한인들의 중국투자 액소더스(exodus)가 가장 활발한 달이였다.


4월 완커 분양가 인상에 선봉장이 되다.
지난해 3월 완커의 분양가 인하 정책 이후 일 년 만에 완커가 분양가 인상에 선봉장으로 나섰다. 완커의 가격정책으로 인해 다른 경쟁업체들도 줄줄이 가격인상에 동참하였다.
부동산 청서 발표
2009년 4월 23일 중국 사회과학원은 '2009년 중국 부동산 고위층 포럼 및 부동산 청서 발표회'를 개최하고 '2009 부동산청서'를 발표했다. 부동산 청서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을 전체적으로 보면 상반기 집값이 전체적으로 하락하고 하반기에 다소 회복될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고 예상하였다.

*상하이의 경우 '부동산 청서'의 예상보다 빠른 5월 부동산 전시회 이후부터 과열양상을 보이기 시작 하였다.


5월 부동산 전시회
상하이 부동산 전시회가 오랜만에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참관자만 21만 명에 달하고 전시회기간 중 거래액도 20억(RMB)이나 되어 전시회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매수량이 늘고 매도량이 급격히 줄어들었는데 전시회가 부동산 시장을 매수자 우위 시장에서 매도자시장으로 바뀌는데 일조를 톡톡히 하였다.


6월 보유세
소문이 무성하다. 드디어 나올 것이 나왔다 라는 반응과 아직 시기상조라는 반응이 있는 가운데 그 내용과 시행 시기에 대해 소문만 무성하였다.

*'물권법' 통과 이후 보유세에 대한 징수근거는 확실히 만들어 놓았지만 아직 과세시점과 과세대상 등에 논란의 소지가 있고 이제 막 불을 지핀 부동산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필요성은 전혀 없어 보였는지 이후 별다른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


7월 ‘이주양팡(以租养房)’시대는 끝났다
‘이주양팡(以租养房)’이란 임대수익으로 대출이자를 상쇄시키는 것을 말하는데 주택가격이 시중 유동성 증가와 경기회복의 기대에 힘입어 급등하면서 상하이(上海)와 항저우(杭州)의 주택 임대수익률은 3% 밑으로 떨어지는 등 베이징(北京)을 제외한 전국 7대 도시의 임대수익률이 4% 이하로 적정 수익률 5%보다 낮아 졌다.

*2002년부터 하락세를 보인 중국 주택 임대 수익률은 활황기였던 2001년에 비해 30% 가량 하락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8월 ‘토지왕(地王, 최고가 토지)’
부동산 활황이 중국 경기회복에 발목을 잡기 시작 했다. 집값이 치솟으면서 집을 사려는 사람과 무리하게 집을 산 사람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돈을 쓰려 하지 않아 살아나려는 내수의 불씨를 꺼뜨리고 있고 기업은 본업보다는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면서 산업 구조조정에 차질을 빚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이들이 토지 구매에 경쟁적으로 참여하면서 새로운 토지왕 탄생이 줄을 이었다.

*토지 매수자는 대부분이 상장회사 등 규모가 큰 기업이며 방직업ㆍ제약업 등 비부동산 기업이 대부분으로, 부동산 개발자금의 50~80%를 은행 대출에 의존하고 있어 은행의 부실화를 우려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9월 ‘금구은십(金九银十)’은 없다.
중국 부동산의 전통적인 성수기인 9월, 10월이 호가만 있고 거래는 없는 시장으로 전락했다. 3월부터 탄력 받은 부동산 시장이 이성적인 가격 선을 넘어가자 8월을 기점으로 관망세로 접어들었다.

*이후 정부의 긴축 조짐과 높아진 부동산 가격으로 인해 시장이 조정 조짐을 보이자 구매의사를 가진 사람들이 관계자에서 관찰자로 바뀌어 가기 시작 하였다.


10월 개발상은 배부르다.
올 초 만 하더라도 자금난에 허덕이던 개발상들이 굶주린 배를 채우더니 분양가를 내릴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5월부터 분양을 의도적으로 늦추면서 분양가를 조금씩 올려오던 것이 최초 분양가의 배가 넘는 곳도 생겨났으나 이미 연간 목표 매출액을 달성한 상황이라 자발적인 가격인하는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주택시장의 열기는 시들어 가는데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는 이유는 고급주택위주로 거래량이 발생하고 있고 이 뒤에는 배부른 개발상이 있어서이다.


11월 워쥐(蜗居): 달팽이집처럼 좁은 집.
11월18일 <베이징 TV>에서 방영을 시작한 '蜗居'라는 드라마의 시청률이 폭발적으로 증가 했는데 33회까지 예정된 드라마가 갑자기 10회에서 막을 내렸다. 문제는 드라마의 내용 때문이다. 내용을 보면 주인공 부부는 상하이를 연상시키는 장저우라는 가상의 대도시에 사는 회사원 부부가 등장한다. 이들은 열심히 일하지만 달팽이집처럼 좁은 집에선 어린 딸을 키울 수 없어 시골 고향에 보낸다. 세 식구가 함께 살 수 있는 집을 사려고 부부는 사채를 끌어 쓰게 되고 이혼 위기에 빠진다. 여동생은 언니를 도우려고 권력자인 시장 비서에게 돈을 빌리고 이로 인해 유부남인 이 고관의 첩이 된다. 폭발하는 집값으로 인해 벌어지는 두 자매의 비극을 다룬 드라마로 시청자에게 공감을 이끌어냈지만 정부로서는 탐탁치 않은 내용이었기 때문에 예정보다 빨리 종영된 것 같다.

*조기 종영은 되었지만 민감한 주택문제가 시대를 반영하는 드라마에서 소재로 쓸 정도까지 왔으니 화려한 성장과 발전의 이면에 감추어진 그늘을 어떻게 감싸 안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부단히 고민해야 할 것이다.


12월 '부동산 부양책' 어찌 하오리까?
작년 연말부터 발표된 크고 작은 부동산 부양책이 올 한해 부동산 시장을 살리는데 큰 역할을 해왔으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는 집값으로 인해 부양정책을 유지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했던 영업세의 과세 시점(2년/5년)을 다시 이전으로 돌려놓는 것 이외에는 이렇다 할 발표가 없다.
중국부동산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6.6%를 차지하고 있고 전체 투자의 4분의 1이 이 곳에 몰려있으며 관련된 연관업종도 많아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부동산 시장을 잡으면 경기가 위축 될 것이 불 보듯 뻔해서 바오빠(保八)를 달성한다고 해도 상당기간동안은 부양책을 접을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주택 구매의 문턱이 높아져서 한인들도 투자처를 잃고 당황하는 기색이 보인다. 이전에는 외국인에 대한 투자페널티로 인해 시장진입의 문을 높였으나 지금은 가격이라는 장벽이 버티고 있어 투자처를 찾는 게 만만치 않아 졌다. 이 때문인지 연말 모임에 술안주처럼 등장한 '누구네 올 초에 어디사서 얼마 벌었다 더라' 등의 부동산투자 무용담들이 많이 사라진 것 같다. 중국 부동산중에서 특히 주택은 우리한인에게 좋은 재테크 대상이었다. 문턱이 높아졌다 한들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잘 찾아보면 더 좋은 기회를 찾을 수 있다.

庚寅年 새해에는 호랑이의 눈으로 재테크 기회를 찾아보자.

독자여러분 올 한해 많이 힘드셨죠? 내년에는 여러분들 가정에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빌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상하이저널(http://www.shanghaibang.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에서 4년간 부동산 회사를 다니던 중 한국에는 ‘자수성가란 말이 없어졌다’는 말을 듣고 홀홀단신으로 2002년 상하이에 입성했다. 이후 순차적으로 부동산중개, 분양대행, 컨설팅회사를 설립 지금은 부동산 개발/PM회사를 경영하며 틈틈이 기업체와 학교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중국부동산과 관련하여 한국 공중파 3사와 상하이 부동산방송의 인터뷰가 있으며 上海电视台의 시사프로인 ‘深度105’에 출연한바 있다. WeChat: hanguoshushu998
sulsul2002@yahoo.co.kr    [김형술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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