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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술 칼럼]채찍맞은 나비

[2009-08-30, 08:24:02] 상하이저널
마케팅용어 중에 채찍효과(Bullwhip effect)라는 것이 있다.

하류에서 생겨난 고객 정보가 상류(원자재/부품 등)로 전달되면서 정보가 왜곡되고 확대된다는 이론인데 예를 들어 설명하면 00프랜차이즈 빵집의 하루 매출이 평균 100개 전후라고 가정해보자.

팔리는 빵의 개수가 어느날은 90개 또 어느날은110개로 매일 매일 빵이 팔리는 수가 틀릴 것이다. 빵집은 이러한 수요를 고려해 평균치보다 많은110개의 빵을 공장에 주문 한다. 공장은 이를 반영해 평균치보다 초과하여 밀가루와 부자재를 더 주문하게 된다. 이와 같은 연쇄반응으로 인해 공장의 재고는 증가한다는 것이 채찍효과의 내용이다.

채찍의 손잡이에 주어지는 힘의 변화가 채찍의 끝까지 가면 큰 파동이 생긴다는 이와 같은 이론을 이제 중국부동산시장에서도 만나 볼 수 있을 것 같다.


채찍의 끝이 움직인다

8월초 발행된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한정(韩正) 상하이시장이 한 인터뷰에서 “상하이시는 부동산가격이 지나치게 치솟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시장안정화를 위한 단계적인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이야기하였다.

또 부동산가격을 막기 위한 단계적인 조치로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건설에 속도를 높이고 토지공급을 늘려 상하이부동산시장을 안정화시킬 것이라는 보도를 하였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이 토지공급 확대인데 폭발적인 수요가 부동산가격을 올려 놓았다는 판단하에 정부는 가격을 잡기 위해서 토지공급을 늘려 더 많은 주택을 시장에 출시하게 하여 나날이 상승하고 있는 부동산가격을 잡아보겠다는 이야기로 채찍의 손잡이 부분인 주택수요자들의 욕구가 강해지자 채찍의 끝에서는 이를 반영해 토지공급 확대라는 결과물을 가져온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이 토지공급의 확대만으로는 부동산가격 안정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금껏 중국부동산시장의 가격 안정화 정책이 실효를 거둔 것들은 대부분이 금리인상과 세금정책들로 이번 발표가 거시적인 관점에서는 생각해 볼만한 내용일 수는 있겠으나 미시적인 효과는 그다지 큰 영향을 줄 수 없을 것 같다.

지난 몇년간 부동산시장이 침체기를 겪으며 부동산개발 현장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공급부족에 따른 부작용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기타 보안 조치없이 토지공급 확대 한다면 오히려 개발상들의 배만 불려 주는 식의 역효과가 발생 할 가능성만 높여줄 뿐이다.
현재의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총체적인 관점에서 채찍효과를 극소화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정책이 절실하다.


나비효과

채찍효과와 비슷한 의미로 나비효과라는 것이있다.

어떤 일이 시작될 때 있었던 아주 작은 양의 차이가 결과에서는 매우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과학이론인데 채찍효과는 하나의 연결고리 내에서 발생하는 연쇄반응인데 반해 나비효과는 외형상으로는 전혀 무관한 일들이 사소한 요인으로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수 있다는 점이 틀린 점이다.

중국부동산시장의 현황을 보면 신규대출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중국내 36개 주요 도시의 6월 신규주택 가격은 6.3% 올랐다. 이후 잠시 정체기를 가지고있으나 호가는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않고 있다. 여러 연구기관에서 중국 주택가격이 내년말까지 더 오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고 특히 상하이지역 부동산이 많이 오르고 있다고 지적하고있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도시 실업률은 오르고 도시 근로자 임금 상승률은 더뎌 고용없는 성장이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부동산 투자 광풍 속에 중국 인민의 양극화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올 10월1일이면 중국이 건국6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이날을 기점으로 국내외의 언론매체에서 중국의 지난 60년을 되돌아보는 특집 방송을 기획중이라고 한다. 이번 토지공급 확대가 부동산시장의 안정이 아닌 부동산투자 붐으로 이어져 오히려 양극화를 부채질하여 경제개발의 혜택에 소외된 다수의 민심을 어지럽게 만들어 모두 잘 사는 세상을 만들자는 건국의지를 퇴색시킬 수 도 있고 정부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에 흠결이 생겨나게 할 수 도 있다.

정부는 채찍의 끝이 나비들을 맞히게 된다면 민심의 날개를 단 나비들이 날아오르면서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를 충분히 생각하고 정책을 입안하여 경제성장과 민심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꼭 잡기 바란다.

ⓒ 상하이저널(http://www.shanghaibang.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에서 4년간 부동산 회사를 다니던 중 한국에는 ‘자수성가란 말이 없어졌다’는 말을 듣고 홀홀단신으로 2002년 상하이에 입성했다. 이후 순차적으로 부동산중개, 분양대행, 컨설팅회사를 설립 지금은 부동산 개발/PM회사를 경영하며 틈틈이 기업체와 학교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중국부동산과 관련하여 한국 공중파 3사와 상하이 부동산방송의 인터뷰가 있으며 上海电视台의 시사프로인 ‘深度105’에 출연한바 있다. WeChat: hanguoshushu998
sulsul2002@yahoo.co.kr    [김형술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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