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달리 교민사회는 작은 사회이다 보니 조그만 충격에도 쉽게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해외에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잘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 또한 그래서 더욱 진지하다.
그간 상하이 교민사회에서 특히 주부들에게 도전과 건강한 삶의 모델로 수많은 팬을 몰고 다녔던 상해한인여경제인회 조민형고문을 만나보았다. 조민형고문은 49세의 나이로 상하이 중의대에 입학⋅졸업하고, 상하이에서 일하는 여성들을 위한 모임 상해한인여성경제인회를 구성하고 1대 회장을 역임했다.
해외생활에서 지켜야 할 점이 있다면
남의 나라에 살고 있는 우리는, 누구라는 개인이 아니라 한국인으로 인식된다. 외국인으로 취급 당하고 생활한다는 것을 외국에 살면서 당연히 치뤄야 할 대가라고 생각하자. 나 개인이 아닌 한국인의 대표로 인식되는 만큼 생활태도에서 예의를 잃지 말고 중국인에게 체면이 깍이는 그런 일은 없도록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한 것 같다.
해외생활 중 가장 아쉽게 느끼는 점이 있다면
지난 1996년부터 상하이에서 생활했다. 홍콩에서의 생활까지 약 27여년을 해외에서 생활한 셈이다. 그런데 생활 터전은 글로벌적인데, 글로벌적으로 타 문화를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
글로벌이란 것은 단지 언어를 잘하는 것이 아닌, 타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것인데 그것이 잘 안되었다. 그래서 현지친구도 꼭 필요한 용무가 있을 때에나, 꼭 만나야 할 사람만 만나게 되어 현지친구를 많이 사귀지 못해 가장 아쉽다.
해외생활 즐겁게 하려면 무엇을 할까
살면서 내가 뭘 배우고 싶다는 의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생물학적인 나이를 떠나 젊은 사람이다. 특히 남의 나라에 와서 살아간다는 것은 무언가를 배우는 것이 최고의 조건을 제공한다. 그러나 무엇인가를 배울 때 결과를 미리 생각하지 말고, 무엇에 써먹을 것인가를 생각하지 말고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것,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인가만 생각하고 시작하라.
배우는 그 과정에서 나 자신을 새로이 발견하고 나를 계발하는 과정이 주는 기쁨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걸 배워 경제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미리 생각하다 보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다. 경제적인 투자가 필요하지만 자기자신에게 하는 투자는 자기자신에게 자신감과 자유로움을 얻게 해주어 생활이 풍요로워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영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