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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두 대학의 학생 '자주선발' 논란

[2006-04-09, 08:08:01] 상하이저널
(상하이=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중국 상하이(上海)의 푸단(復旦)대학과 교통(交通)대학이 올해 입시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학생 '자주선발(自主選拔)'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의 대입 수험생들은 매년 6월 한국의 학력고사처럼 일률적으로 '가오카오(高考)'를 치러 이 점수로 대학을 결정한다. 그러나 푸단대와 교통대는 올해 처음 면접만으로 신입생 일부를 선발해 지난 5일 푸단대 298명, 교통대 300명의 예비 합격자 명단을 발표했다.

정부의 방침에 따른 두 명문 대학의 실험적인 '자주선발'은 상하이 시내의 수험생들만이 응시할 수 있는 제한적인 것이지만 성과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향후 모든 대학에 학생선발권을 넘겨주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커 중국 내에서 반향이 크다.

면접에 중점을 두는 일종의 수시모집이라고도 할 수 있는 두 대학의 학생 '자주선발'의 절차는 이렇다.

먼저 면접에 응시코자 하는 수험생은 자격시험을 치러야 한다. 자격시험이 있기 때문에 완전히 면접만으로 학생들을 선발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최종 합격자 선발은 면접에 의해 결정된다.

푸단대의 경우 5천828명이 자격시험에 응시해 이중 1천185명이 면접 신청자격을 얻었고 또 이 가운데 298명이 최종 면접을 통과했다.

면접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이 동원됐다. 면접관과 학생들을 무작위로 조를 편성한 뒤 면접시험 당일 학교 당국의 엄격한 감독 아래 역시 무작위로 면접관에 학생들을 배치했다.

푸단대는 면접관들에게 용모, 가정 배경, 성별, 태도로 수험생들을 판단하지 말고 학생의 소질과 능력에 따라 판단하라는 면접기준을 제시했다.

학교측은 또 '회피'제도를 도입, 면접관과 학생이 다같이 '회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예컨대 이전에 자기에 대해 선입견이 있다고 생각한 교수가 면접관으로 들어오면 학생이 회피권을 행사, 면접관을 바꿔 줄 것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것이다.

면접의 모든 과정은 녹취가 이뤄졌고 면접시험 기록과 의견은 모두 일정기간 보관된다.

◇ '자주선발' 찬성..'소양교육 강화 계기
베이징(北京)대의 스밍(史明) 교수는 면접을 통한 학생선발은 가오카오제도의 훌륭한 보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푸단대의 입시제도 개혁은 학교의 학생선발권을 확대한 진일보한 시도라고 말했다.

화중(華中)과학기술대의 정궈안(靖國安) 교수는 대학입시 개혁의 올바른 방향을 보여줬으며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의 소양교육을 강화하는 작용을 하게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선 고교교사들은 현재의 가오카오는 학생의 품성과 공동체정신, 봉사정신, 리더십 등을 반영하기 어려워 특수한 재능과 품성을 가진 학생이 제대로 평가를 받기 어렵다면서 이런 가오카오의 결점을 보완하고 품성교육을 강화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반대...부패문제 고려해야
반대론자들은 가오카오에 대한 개혁에는 찬성하지만 합리적이고 공평해야 하며 학생들의 소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뤄져야한다고 말하고 일반 서민의 자녀로서는 그래도 필기시험이 합리적이고 공평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면접관들이 학생들의 돈을 받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할 수 있는가"라고 묻고 부패문제를 고려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전직 교수는 자신의 대학교수로 재직시 시험이 끝날 때마다 사회 지도계층 인사나 동료교수들로부터 전화를 받아야 했다면서 지금의 가오카오가 그나마 상대적으로 공평한 제도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개혁이란 모양만 바꿔서는 안되고 체제를 바꿔야하는데 일부가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자기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만들고 있으며 이는 결국 광범위한 일반 서민계층의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 면접이나 특수한 시험이란 돈에 대한 시험이고 인정에 대한 시험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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