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001년 9.11 테러사건 이후 강화했던 중국 유학생 비자발급 요건을 크게 완화함에 따라 중국 학생들의 미국 유학 붐이 다시 일고 있다.
그러나 한때 반사이익을 얻었던 영국, 호주, 캐나다 등의 대학들은 중국 유학생들이 대거 미국으로 발길을 돌림에 따라 그 수가 급속하게 감소해 중국 유학생 유치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은 중국의 유학생 비자 신청자들에 대해 장학금 획득 사실을 입증하는 증명서를 요구함으로써 이것이 사실상 중국 학생들의 미국 유학을 제한하는 걸림돌로 작용해 왔으나 이를 폐지했다.
미국은 또 9.11 이후 시행해온 이른바 '비자 맨티스'제도를 완화, 민감한 이공계 학과 전공 외국 학생과 학자, 관련 분야 종사자 등에 대한 안전검사 유효기간을 종전의 1년에서 2-4년으로 연장했다.
'비자 맨티스'제도는 미국 이외의 국가, 특히 개발도상국의 학생이 미국에서 항공, 생물, 컴퓨터, 건축 및 화공 등 민감한 분야를 공부할 경우 1년에 1차례씩 엄밀한 신원조회를 통과해야 비자를 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이같은 제도적 문턱이 낮아지자 중국에서는 영국 등 다른 나라 유학을 계획하고 있던 학생들까지 미국 유학으로 선회하는 등 미국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베이징의 한 유학대행 업체에 따르면, 이 업체를 통해 미국 유학 신청을 한 학생 가운데 4분의1 가량은 당초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유학을 계획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이 중국 유학생 비자 발급조건을 완화한 작년 9월 이후 3개월여만인 작년 12월에는 3년래 처음으로 미국 유학 신청자 수가 영국 유학 신청자 수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 업체 관계자는 차이나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월 이후 하우 30-40명 꼴로 미국 유학 희망자들과 전문적인 상담을 하고 있다"면서 "미국 유학의 겨울이 마침내 지나가고 봄날이 왔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다른 유학수속 대행 업체 관계자도 미국 유학상담을 위해 찾아오는 학생들이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2001년 이후 미국에서 공부하는 중국 학생 수는 6만명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편 지난 2001년에서 2002년 기간에 1만명에서 2004-2005년엔 5만3천명의 중국 유학생이 있었던 영국에서는 최근 들어 그 수가 감소 추세로 돌아서 베이징, 상하이 등의 유학생 유치기관들이 비상상태에 들어갔다.
실제로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10년 이상 계속 증가해온 영국 유학 중국 학생의 수가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 추세가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보도했었다.
미국은 장학금 확보 증명서 제출의무 폐지, '비자 맨티스'제도 완화 외에 종전에는 새 학기 시작 90일전부터 개시했던 유학생 비자신청 업무를 120일 전부터로 앞당기고, 개학 전 30일 미만으로 돼 있던 미국 도착 기일도 45일 미만으로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