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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술칼럼] 생존력이 경쟁력이다(II)

[2008-11-25, 00:02:02] 상하이저널
중국 부동산 전문지인 신띠찬(新地产)은 최근 선전과 광저우(广州)·둥관(东莞) 등 주장 삼각주 지역의 부동산 가격 하락 속도를 '일사천리(一泻千里)'라고 표현했고 항저우(杭州)·난징(南京) 등 창장 삼각주 지역은 '토붕와해(土崩瓦解-흙이 무너지고 기와가 산산이 깨진다)'라고 빗대며 중국부동산시장의 현주소를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중국 부동산의 심장인 상하이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다 화광반조(回光返照-해가 지기 직전 햇살은 찰나에 환해진다)를 경험한 후부터는 이러한 상황에서 자유롭지 못한 형편이다. 이번 호에서는 이러한 시기에 우리교민들의 대처방안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 보려한다.

당신의 아파트는 안녕하십니까?
중국 경기 침체 및 환율상승과 부동산시장의 불황으로 최근 상하이 교민사회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주재원들은 회사의 몸집 줄이기 여파로 몸살을 앓고 있고 개인사업자들은 어떻게 표현할지를 모를 정도로 그 피해가 더 심각하다. 특히 교민재산의 최후의 보루였던 부동산 시장이 무너지면서 교민사회가 침체기를 지나 빙하기를 맞고 있다. 이시기에 우리는 어떤 대책을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 우리 교민들의 경우 현재는 매수 희망자보다는 매도 수요가 많기 때문에 우선 매도자의 시선으로 시장을 살펴보자.

언제 팔아야 하나?
정부의 잦은 부동산규제로 인해 부동산시장이 얼어붙기 시작 하더니 주식이 반 토막 나면서 부동산시장이 가격만 있고 거래가 없는 시장이 되어버린지 이미 오래되었다. 이러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지난달 중국정부에서는 부동산경기 부양책을 발표하고 이달 초 상하이에서는 경기활성화를 위해 상하이부동산 시장 부양을 위한 14개 의견을 내놓으면서 경기 살리기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책발표 후 한 달이 지난 지금 그 효과는 크지 못한 것 같다. 거래량이 늘어났다고는 하나 실수요자들이 관망을 보이고 있어 실 거래량은 통계화 하기도 민망한 수준이라 시장의 반응은 아직도 싸늘하다. 한마디로 부동산 부양책의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없고 실수요자들이 사라져 현재의 중국 부동산시장은 매도량과 미분양이 많은 일방적인 매수자 시장이 되어버렸다. 이달에 실시한 인민은행의 조사 결과도 "향후 3개월 내 주택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전분기와 전년 동기대비 각각 1.8%포인트, 8%포인트 하락하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판매가는 계속해서 내려가고 있고 매수자도 구하기 어려워 실제로 매도시점은 지금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만약 매도를 고려하고 있다면 내년 국경절 이후를 권해주고 싶다.
현재 부동산하락폭이 최고점 대비 20%정도 내려왔고 앞으로 춘절까지 10%정도 더 내려 올 것으로 보여지고 있어 춘절 전후로 부동산경기 부양책이 현실적으로 보완되어 나온다고 가정했을 때 내년 상반기에는 바닥을 찍으면서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고 이러한 급매물이 정리된 이후(5월 부동산 전시회)에나 부동산가격의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으므로 매도 시기는 내년 5월 이후로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매수자의 경우라면 반대로 생각해 내년 초에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게 성공 투자로 이어질 것이다.
최근 교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구베이나 금수강남일대를 보면 부동산가격이 많이 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이달 들어서는 최고점 대비30%이상 내린 가격에 매매가 이루어졌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판매가가 시세가 되어버리는 시장 풍토로 인해 주택보유자는 가시방석에 않아 가격방어에 힘쓰고 매수자는 조금 더 싼 가격을 원하는 상황이 생기고 있는데 실제로는 매수자가 칼자루를 쥐고 있는 상황이라 매도를 원한다면 상당한 가격인하 없이는 거래가 성사되기 힘든 분위기이다. 실제로 해당지역 부동산에서는 '급매'는 팔리지도 않고 '급급매'정도는 되어야 매매가 성사된다고 귀띔한다.
그래서인지 교민사회가 경제사정 악화와 환율문제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가운데 부동산 가격마저 무너져 내리고 있어 결국 돈 벌어서 중국땅에 다 놓고 나가야되는 상황(급매를 사려고 하는 사람들은 한족들이 대부분이다)인 것 같다는 지인들의 푸념을 자주 듣는다.

우리는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연의에서 유비가 조조의 식객노릇을 할 때 살아남기 위해 몸을 낮추어 경계심을 풀도록하고 힘을 길렀던 계책으로 도광양회(韬光养晦)라는 것이 있다. 말 그대로 빛을 감추고 밖에 비치지 않도록 한 뒤, 어둠 속에서 은밀히 힘을 기른다는 뜻이다. 지금의 시기는 생존력이 훌륭한 경쟁력이다. 도광양회의 정신을 가지고 서로를 격려하며 어려움을 이겨내면 내년 하반기부터는 분명 좋은 일들이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 조금만 더 힘 내자!
서울에서 4년간 부동산 회사를 다니던 중 한국에는 ‘자수성가란 말이 없어졌다’는 말을 듣고 홀홀단신으로 2002년 상하이에 입성했다. 이후 순차적으로 부동산중개, 분양대행, 컨설팅회사를 설립 지금은 부동산 개발/PM회사를 경영하며 틈틈이 기업체와 학교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중국부동산과 관련하여 한국 공중파 3사와 상하이 부동산방송의 인터뷰가 있으며 上海电视台의 시사프로인 ‘深度105’에 출연한바 있다. WeChat: hanguoshushu998
sulsul2002@yahoo.co.kr    [김형술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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