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3딸이 남의 물건에 손대 걱정 Q. 저희 딸은 중학교 3학년입니다. 며칠 전 아이가 친구들과 함께 가게에서 물건을 훔쳐가지고 나오다가 가게 주인에게 발각되어 겨우 용서를 빌어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아이를 다그쳐보니 이전에도 세 번 정도 남의 물건을 훔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아이가 이제 다시는 남의 물건에 손대는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건만 같은 일이 일어날까 무척 걱정됩니다.
A. 믿고 있던 자녀의 돌발적인 행동에 무척 놀라고 당황하셨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위 상담 자녀와 같은 청소년들에게 나타나는 문제 가운데 하나가 자신의 욕구나 충동을 조절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오늘날의 청소년들은 과거에 비해 비교적 물질적으로 풍족한 환경에서 성장하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불경기라 할지라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산업만큼 호황을 누리는 산업이 없을 정도입니다.
오늘날 산업의 주요고객층이 청소년이라는 속설을 통해서도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풍족한 생활을 누리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풍족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청소년들은 자신의 욕구를 적절히 조절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기회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가지고 싶어하는 자기 중심적 경향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자신의 자녀가 문제를 일으켰을 때 평소에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행동이라고 말합니다. 그만큼 자녀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동기와는 달리 청소년기에 접어든 자녀들은 부모 몰래 자신만의 비밀을 간직하면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갑니다. 특히 자신들의 요구나 고민을 제대로 수용해 주지 않을 경우 더욱 더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자녀들과의 대화가 없다 보면 부모님들은 자녀들이 보여주는 표면적인 혹은 일부분의 모습만 보게 되고 전체적인 모습은 미처 알지 못하게 됩니다. 남의 물건을 훔치는 행동은 돌발적이고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지만 이런 행동이 나타나기까지 자녀들에게는 나름대로 과정이 진행되어 왔습니다. 단지 과정이 진행되고 있음을 자녀와의 대화를 통해 충분히 알 수 있는 기회를 가지지 못했을 뿐입니다.
따라서 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자녀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인정하면서 그들이 무슨 생각과 요구를 하고 있는지를 먼저 귀 기울여 들어주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 부모님들의 입장과 의견을 제시하고 조정하는 과정을 밟아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청소년기 자녀들이 부모님 혹은 선생님께 바라는 것 가운데 하나는 자신들을 어린아이로 취급하면서 무조건적으로 부모의 요구나 지시만 강요하지 말아달라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청소년 역시 자신들의 고민과 요구 그리고 의견을 부모로부터 진정으로 수용된다는 느낌을 가질 때 마음의 문을 열고 자신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서 부모님에게 다가올 것 입니다. <'속 터지는 영희엄마, 속 풀리는 혜리엄마'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