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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칼럼]한국 은행을 애용하자

[2008-10-14, 01:08:04] 상하이저널
지난 주는 지구촌 대부분의 사람들을 참으로 피곤하게 한 날들이었다. 우리 주변을 가만히 돌아보면 인민폐 환율이 200원을 넘었다고 내심 쾌재를 부른 사람도 없진 않았겠지만 세계가 시스템적으로 얽혀 있는 지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지구 반대편 미국에서 발생한 위기로 인해 내 조국 내 직장 내 가족의 안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고 우리나라 대한 민국은 치솟는 환율에 폭락하는 주가에 문제 없을까,

이러다가 무슨 일 일어나는 것은 아닌가 걱정하게 만들어 좋은 게 좋은 게 아님을 금방 깨닫게 되고 본의 아니게(?) 다시 한 번 나라 걱정을 하게 만드는 한편으론 고마운 시간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어제 국내 모 칼럼니스트가 “IMF 때는 고도성장을 하면서 드러난 모순의 실체가 터진 것이고, 지금은 실체 위에 덧씌워진 탐욕(거품)이 터진 것이다”라고 지적했는데 100% 공감한다.

최근의 미국 발 세계 금융 위기의 본질은 어찌 보면 보다 더 높은 수익률, 보다 더 많은 성과급, 남보다 더 높은 명성을 추구하는 인간의 탐욕에서 비롯된 신뢰의 상실이라 하겠다. 어려워 진다고 하니까 나만 살겠다고 자금을 회수하다 보니 상대방도 나에게 똑 같은 대가를 지불하게 하고 작은 불신이 큰 불신을 만들어 국가와 국가간, 은행과 은행간, 기업과 기업간, 개인과 개인간의 신뢰가 무너졌고 그 이름도 찬란한 ‘미국’ 조차도 약발이 다한 참담한 지경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종교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번 사건을 인류에게 본질로 돌아가 자신과 이웃을 성찰해 보라는 신의 메시지 일 수도 있겠으나 어쨌든 그 결과로 발생한 후유증은 직접적으로 상하이에서 생활하는 교민들의 생활을 어렵게 하고 중국에 진출한 많은 기업들은 물론 은행들도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의 환율 급등으로 어딘가에 숨어 있던 인민폐들이 많이 나오고 한국 송금 문의도 많다.

기업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은행에 몸담고 있으면서 한국 은행들이 척박한 중국 대륙에 와서 엄청난 규모의 중국은행들과 화려한 명성을 앞세운 글로벌 은행들 틈에서 어떻게든 깃발을 꽂아 보려고 몸부림 치는 속에서는 보이지도 않던 인민폐들이 나오는 모습을 보니 왠지 좀 씁쓸하기도 하고 한국계 은행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좀 과장해서 은행이 튼튼해야 기업이 살고 기업이 살아야 그 가족들이 살고 교민들의 삶이 안정될 수 있을 것이기에 한국 커뮤니티의 단결과 서로에 대한 애정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인 것 같다.

돈의 원리라는 것이 워낙 냉혹해서 위험을 피하고 수익을 추구하는 속성이 있어 애국심이 개입될 여지가 없을 것도 같으나 중국 은행에 우리 기업의 운명을 맡길 수는 없는 것이고 우리의 살 길은 우리 스스로 찾지 않을 수 없다. 개미처럼 협동 단결하는 일본커뮤니티를 보며 우리도 정부와 기업, 금융기관이 서로 힘이 될 수 있도록 단결하는 모습 속에서 따뜻한 돈도 될 수 있다는 믿음을 확인하고 싶다.

▷신한은행 상하이지점 정학진 부지점장 (hjjumg@shinhan.com
신한은행 상하이지점 부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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