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식·서비스업 POS기 영수증 도입 의무화
앞으로 상하이에서 정액제 영수증(定额专用发票)이 사라질 전망이다. 상하이시는 요식·서비스 등 업종에 POS기(税控收款机) 영수증 도입을 의무화했다. 이는 가짜 영수증 판매·거래와 매출 허위신고 등 불법행위를 구조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새로 바뀌는 POS기 영수증은 택시영수증처럼 프린트 되는 것으로, 영수증 고유번호와 판매업체의 일련번호 등 정보를 포함해 날짜, 시간, 소비내역 등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세무국 전산망과 연결되어 허위조작이 불가능하다.
상하이시는 올 6월말까지 19개 구 2천200여개의 음식점과 오락업소를 상대로 한 시험운영을 마쳤다. 지난 8월 1일부터 이들 업종을 시작으로 POS기의 설치·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또 9월부터는 소매업, 서비스업(중개서비스 및 관광업 제외), 문화스포츠, 부동산업, 건축(장식업) 등 업종으로 확대시켜 내년 말까지 전면 보급할 계획이다.
기존에 해당 업종에서 유통되던 영수증은 직접 날짜, 금액 등을 기입하는 영수증과 액면가가 정해진 복권형식의 정액제 영수증 즉 흔히 말하는 ‘긁는 영수증’ 두 가지가 있었다. 매출액에 따라 5%의 영업세 및 관리비 등을 납부하는 업체 입장에서는 회계상 매출을 줄이기 위해 영수증 발행을 가급적 줄여왔다. 심지어 가짜 영수증을 구매해 사용하는 업체들도 적지 않았다.
이에 상하이시 공안국은 올 7월 가짜 영수증 단속에 나서 500억위엔 상당의 위조 영수증을 몰수하기도 했다. 이는 사상 최대의 위조영수증 판매사건으로 만약 시중에 그대로 유통될 경우 무려 70여억위엔의 탈세가 발생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POS기를 사용하게 되면 가짜 영수증 루트도 자연스럽게 차단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모르고 가짜 영수증을 받아 비용처리를 했다가 비용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오히려 세금을 추징당하는 위험이 줄어들게 된다.
이밖에 업체의 회계장부 상 월별 매출이 큰 격차를 보일 경우 세무국의 주의를 불러일으키는 것을 우려해 영수증 발행날짜를 공백으로 남기는 방법으로 월 매출액을 임의로 조정해 왔다. 그러나 새로 도입되는 영수증에는 자동으로 발행날짜가 표기되기 때문에 이 또한 POS기 도입과 함께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일신기업컨설팅 서태정 회계사는 “새 영수증은 위조 영수증 유통을 방지하는 긍정적인 작용이 있고 중국의 관련 세법에 따라 투명 경영을 해온 업체의 경우에는 크게 달라지는 게 없다”고 밝혔다.
중국의 세무제도와 환경이 점차 성숙됨에 따라 기업들의 투명경영에 대한 요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간 가짜 영수증과 매출 허위신고를 해왔던 업체들은 상하이시가 실시하는 POS기 설치 의무화로 다소 타격을 입을 것을 보인다.
▷박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