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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술칼럼> 버틸 수 없으면 팔아라!

[2008-07-21, 21:11:44] 상하이저널
중국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얼마 전부터 와코비아, 모건스탠리, ING, 허치슨 하버링 등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글로벌 투자기업들이 그동안 꾸준히 사들였던 중국 부동산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정부도 이들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해외투자자본이 한꺼번에 중국을 빠져나가면 부동산뿐만 아니라 중국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에 부쩍 긴장된 모습이다.

이번 호에서는 중국 부동산 시장에 핫머니가 유입된 원인과 빠져나가려는 이유를 알아보고 이에 따른 파장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핫머니의 밀물과 썰물

2001년 중국이 WTO가입에 앞서 부동산시장이 개방되면서 대만, 홍콩, 싱가폴, 미국 등의 기업 및 개인들이 본격적으로 중국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미국의 경우 ‘90년대 말 미국 증시에서 올렸던 투자수익의 몇 배를 중국부동산투자로 이끌어내겠다’고 대규모 투자계획과 개인들의 펀드조성으로 마스터플랜을 만들어놓고 중국부동산 투자러쉬가 이루어졌었다. 당시 미국에서 중국부동산투자 붐이 일어난 배경에는 ‘닷컴버블’과 이라크 전쟁이 있었다. 2001년에 미 연방제도 이사회(FRB)가 ‘닷컴버블’붕괴에 따른 경기침체의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돈을 왕창 풀어버린 것이다. 이때 풀린 돈들이 건설적인 곳보다는 부동산 투기자금으로 흘러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자금이 미국 부동산뿐만 아니라 영국, 스페인 등 유럽의 각 지역으로 퍼져나갔고 부동산 가격도 상당히 뛰었다. 당시 아시아에서는 특히 중국부동산투자가 각광받았었다.

이런 상황에 미국의 자존심인 월드 트레이드센터에 비행기가 두 대나 꽂히는 9.11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미국은 부랴부랴 이라크전쟁을 준비하게 되었는데 문제는 전쟁을 급히 준비하다보니 전쟁자금을 빌려서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자 조금주고 빌리기 위해 금리를 파격적으로 낮추어 돈을 가져온 것까지는 좋았는데 저금리시대가 열리다보니 개인들까지 은행돈을 마구 가져다가 쓰기 시작했고 은행간에도 경쟁적으로 팔을 걷어 부치고 대출상품을 팔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장에 나온 돈들도 마찬가지로 생산적인 곳으로 가지 못하고 부동산시장으로 흘러가기 시작하였는데 여러 지역 부동산시장 중에서 인민폐 평가절상과 시세차익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중국부동산시장으로 특히 많은 돈이 유출되었다. 이로 인해 세계 곳곳의 부동산시장이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 하였다.

하지만 화무십일홍(花无十一红), 권불십년(权不十年)이라고 했던가? 달도 차면 기운다고 영원히 오를 것만 같던 부동산가격이 금리인상 등 이런저런 이상증후를 보이더니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담보대출) 사태가 터지면서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국제유가 급등과, 주가급락 등이 도미노처럼 발생해 그 파장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이제는 금융위기가 실물경제까지 위협하는 상황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얼마 전 베어스턴스 파산 이후 중국부동산에 투자한 회사나 개인들이 자금을 회수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01년부터 중국부동산시장에 유입되었던 핫머니가 이제 빠져나갈 썰물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중국부동산 어떻게 될까?

언론에서는 지금의 세계경제를 신용경색, 서브프임모기지 사태, 주가급락, 유가급등 등 연일 우울한 단어를 써가며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다. 세계의 부동산시장도 심각해져서 미국을 필두로 영국, 스페인, 아일랜드 등 거품이 쑥쑥 빠지고 있다. 현재는 닷컴버블 특혜와 이라크특수를 누렸던 나라 중 중국만이 유일하게 거품을 간직하고 있다.

최근의 추세는 중국 부동산의 미래에 대해 비관론보다는 낙관론이 더 많은 것 같다. 특히 중국이 가지고 있는 펀드멘탈을 볼 때 핫머니가 빠져나가도 또 다른 핫머니(일설에는 이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싱가폴이나 중동의 오일달러가 대체해 줄거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으나 아직 모를 일이다.)가 들어와 이를 메울 것이고 중국의 경제성장은 숫자만 틀려질 뿐 계속해서 성장한다는 말에 무게가 실려 있는 것 같다.

외국의 큰 손들이 서둘러 차익을 챙기려 하는 시점에서 우리는 어떠한 대비를 해야 할 것인가?

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셰궈중(谢国忠) 박사는 얼마 전 모 TV프로에서 중국부동산시장이 올해부터 조정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견하면서 일반적으로 증권시장보다 부동산시장의 조정기가 더 오래간다는 이론을 내세우며 증권시장의 약세장을 2년 이상으로 내다봤다. 이 말은 부동산이 앞으로 최소한 2년 이상은 조정기를 갖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미 중국부동산은 가격만 있고 거래가 없는 시장으로 점점 변해가고 있는 실정인데 외국 큰손들까지 빠져나가 시장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또 2년이상의 가격 조정기를 맞는다고 가정한다면 매도자 입장에서는(앞으로 3년 이상 버틸 수 없다면) 지금이 자금을 현금화할 수 있는 적절한 타이밍이고 매수자 입장에서는 천천히 관망세를 보고 투자를 결정해도 늦지 않은 시점인 것 같다.
환금성은 지금이 좋고 투자성은 향후가 좋으며 수익성은 오래 묵을수록 좋을 것이다.

공인중개사/김형술
sulsul2002@yahoo.co.kr
서울에서 4년간 부동산 회사를 다니던 중 한국에는 ‘자수성가란 말이 없어졌다’는 말을 듣고 홀홀단신으로 2002년 상하이에 입성했다. 이후 순차적으로 부동산중개, 분양대행, 컨설팅회사를 설립 지금은 부동산 개발/PM회사를 경영하며 틈틈이 기업체와 학교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중국부동산과 관련하여 한국 공중파 3사와 상하이 부동산방송의 인터뷰가 있으며 上海电视台의 시사프로인 ‘深度105’에 출연한바 있다. WeChat: hanguoshushu998
sulsul2002@yahoo.co.kr    [김형술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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