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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우리 아이들도 다 알고 있다- 아는 것을 실천하도록 하는 것이 교육

[2008-05-13, 04:05:00] 상하이저널
우리 아이들도 다 알고 있다- 아는 것을 실천하도록 하는 것이 교육

지난 노동절에 학생들을 인솔해서 2박3일 사천성 성도 여행을 다녀왔다.
성도를 ‘悠闲城市’이라 불렀던가! 성도 사람들의 느긋함, 문화향기와 매콤한 냄새 등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던 여행이었지만, 그 여행 중에도 얼굴을 붉혀가며 야단을 친 일이 즐거웠던 추억과 함께 여행기에 적혔다.
사천성의 토속 문화공연인 ‘변검(变脸)’을 보려는데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그 중에는 우리처럼 한국사람도 눈에 띄었고, 일본사람, 서양사람, 대부분은 중국 사람들이었다.
극장에 일찍 도착해서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더니, 예쁜 제복을 입은 아가씨들이 주둥이가 긴 주전자를 이용해서 찻물도 따라주고, 탁자 위에는 땅콩과 같은 먹을 거리도 준비해주었다. 변검 공연을 기다리는 설렘을 안고, 공연 전 무료한 시간 동안 땅콩을 까 먹고 있었다.
우리 일행 중 한 학생 누군가가 장난으로 땅콩 껍질을 던졌고, 맞은 학생은 또 다른 학생에게 던졌다. 점점 어수선해지는 분위기 속에 신나게 던지고 맞고 하는 학생들을 저지시켰지만 우리가 앉은 자리 주위는 순식간에 땅콩껍질, 음료수 자국 등으로 지저분해졌다. 다행히 다른 사람들 자리까지 튀지 않아서 다른 사람들 발 아래는 깨끗했지만, 소란을 피우며 지저분해진 우리 자리를 보며 너무나 창피했다. 바로 학생들에게 돌아가서 지저분한 것들을 모두 줍게 하고 조용히 공연을 기다리도록 하였다
공연관람 후 호텔로 돌아와 학생들을 한 방에 모아 회의를 열었다. 저녁 공연장에 있었던 행동에 대하여 꾸짖고, 여행할 때 주의할 사항을 다시 한번 알려주었다.
내가 머물러 있던 자리는 언제나 깨끗하게,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는 질서를 지키고,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하는 어떤 행동도 하지 말고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아끼지 말자. 절대 어려운 것이 아닌, 지극히 상식적인 것들임을 상기시키며 다시 한번 학생들에게 간곡히 일렀다.
그 후 2박3일간, 정말 아무 탈없이 즐거운 여행이 되었고, 우리가 탔던 차 안은 청소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매우 깨끗했다. 차에 오르고 내릴 때에는 기사님께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유학생 관리 업무를 하다 보면 많은 일들을 접하게 된다. 대견하고 기특한 학생들의 행동에는 칭찬을 아끼지 않지만, 칭찬보다 잘못을 꾸짖고 훈계해야 할 때가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상담을 통해 학생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고, 그것이 왜 문제인지 함께 생각하도록 교육하는 과정이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다. 학생들의 대부분은 “~하기 때문에, ~해서”라는 말들을 곧잘 한다. 그리고는 “중국이니까”라는 비아냥거리는 듯한 말을 내뱉고는 한다. 상처를 많이 받은 아이들처럼.
어른의 생각으로는 사회생활, 단체생활 중에 지극히 당연한 것들을, “~하기 때문에”라는 이유 아닌 이유의 자기주장을 고집하며 고의적으로 하지 않는, 또는 해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예전에는 화가 많이 났었지만, 나이를 먹어가며 “아이들은 모두 알고 있지만 행동으로 표현하는데 서툴러서”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학생들이 스스로 이미 알고 있는 것을 행동으로 실천하게 하는 것, 실천할 수 있도록 알고 있는 것을 외면으로 끌어내주는 것이 바로 어른이며 선생님으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JK 아카데미 관리주임 최향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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