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海 한국학부모 스스로의 자정 노력 필요
“중국에까지 와서 한국의 촌지 문화를 퍼트리는 한국 학부모들, 정말 각성해야 합니다.” 자녀를 중국학교에 보내는 P씨는 얼마 전 깜짝 놀라운 경험을 했다.
아이가 다니는 학교 담임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은 것. 아이가 숙제도 잘 안해 오고 수업에 불충실하니 학교에 상담을 하러 오라는 내용이었다. 평소 학교 숙제를 성실히 수행하는 것은 물론 학과수업에서도 최상위권을 유지하는 아들이었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러 방면으로 알아본 결과, 충격스러운 사실을 알게됐다.
그 동안 일부 한국학부모들이 학교에서 상담을 할 때 촌지를 주고 있었고 극소수이기는 하지만 심한 경우 주기적으로 촌지를 주고 있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한국학부모의 촌지문화를 접한 일부 교사들이 이를 악용하는 경우가 가끔 있어 왔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이제껏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P씨는 가끔 촌지를 주어왔다는 학부모에게 왜 촌지를 주었느냐고 항변 해보았지만 “댁의 아들은 공부를 잘하니 이런 말을 한다”는 핀잔만 들어야 했다.
다른 중국학교에 다니는 K씨는 “중국학교는 대체로 교사들이 굉장히 엄한 편이고, 학생의 학업상태에 대해 때론 충격적으로 다가올 만큼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라 한국학부모 중에는 교사가 뭔가를 바란다고 오해를 해서 촌지를 주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며 “촌지는 사실 내 아이만을 특별히 잘 봐달라는 이기적인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만약 아이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지적 받아야 하는 것이고, 부족한 점이 있다면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하는데 이것을 단순히 촌지로 메꾸려 한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게다가 중국 학생들 사이에 한국엄마들은 몰려다니며 뭔가를 자꾸 주고 간다는 말까지 돌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한국학생을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하다는 것. 자녀를 한국학교에 보내고 있는 L씨는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촌지문제를 들어 본적이 없다”라고 전하며 “한국부모가 있는 곳에 촌지가 있다는 말도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촌지문제가 타인의 강요가 아닌 학부모 스스로의 자정과 자각으로부터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사례이다.
▷나영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