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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이야기]-숙맥인 우리아이 어쩌랴

[2008-03-25, 01:07:05] 상하이저널
외국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낸 우리 딸들은 참 순수한 것도 같고, 뭘 몰라도 한 참 모르는 순팅이 같기도 하다.

그 나이쯤이면 알고 있을 것이라고 여겨지는 것들도 전혀 모르는 것도 있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어리버리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숙맥인 것이다. 더군다나 중국 현지학교에서 중국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면서 커서 그런지 한국 아이들끼리 오가는 눈치나 말귀를 못 알아듣는 모습을 보인다.

집에 와서는 한국 친구들과 나누었던 대화의 찜찜함을 나에게 재해석 해달라고 묻곤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학교 친구들하고는 아무 무리 없이 툭 터놓고 이야기 했던 것이 한국 친구들에게는 무언가 어색해서 감추어야 하고 그래서 은연중에 내숭(?)을 터득하게 되는 것 같다. 선생님들하고의 관계도 중국학교에서는 친구처럼 마음껏 자신의 이야기를 해도 거리낌이 없는데, 한국인 어른들에게는 지켜야 할 예의와 나름대로의 관습에 익숙지 못해서 때로는 난감 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아이들이 성장 했다면 사회와 문화가 주는 교육이 암암리에 스며들었을 텐데, 일일이 가르쳐 주지 않아도 체득되어질 수 있었을 텐데, 어떤 경우에는 엄마인 나도 당혹스러울 때가 있는 것이다.

요즈음에는 다니는 학원에서 아이들끼리 아빠의 직업과 사는 동네와 다니는 학교의 구분으로 인해 혼란을 겪는 것 같다. 그동안 별 생각 없이 지냈는데, 한국 아이들끼리 공부하는 학원에서 나름대로의 시선과 편견을 겪으면서 무척 불편해하는 것이다. 다니는 학교가 영어권 학교인지 중국현지 학교인지가 아이들에게는 무척 중요한 편 가름이 되나보다. 게다가 사는 동네로 인한 이상한 가름으로 아이가 며칠 동안 속상해한 것이다. 어찌 보면 이러한 현상은 아이들 문제이기 이전에 어른들의 편견이 먼저 있어온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어쩌랴! 이러한 아픔도 저러한 어리버리한 모습도 어차피 겪어가야 할 몫인 것을. 조금 늦게 깨우쳐도 아름아름 배워가야 할 것이고, 한국인들만의 고질적인 편견도 넘어서야 할 것이며,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당혹함도 부딪치면서 극복해 가야 할 것이다. 엄마인 내가 그런 문제 하나하나에 얽매여서 아이와 같이 부화뇌동하지 않은 것은 그래도 조금은 세상을 살아온 흔적인 것 같다. 아이 스스로 겪어나가고 헤쳐 나가야 할 삶의 매듭인 것이다.

단지 무엇이 진정 소중한 가치인지를 아이들이 잘 간직하고 끝까지 지켜나갔으면 좋겠다. 아픔이 교훈이 되어 같은 아픔을 겪는 친구와 후배들을 품을 줄 아는 인격으로 성숙해가면 좋겠다. 거대한 세상의 흐름에 나를 떠맡기어 둥둥 떠다니는 삶이 아니라, 힘들지만 세상의 한 모퉁이를 밝히고 싶은 순수함을 순진하도록 지켜나가는 삶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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