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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행 이해하기

[2008-02-26, 02:07:00] 상하이저널
오늘은 조금 가벼운 이야기를 할까 한다. 전세계에서 가장 비싼(말하자면 가장 좋은) 회사가 어딜까. 많은 분들이 상식적으로 미국이나 유럽의 유명 회사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작년 말 기준으로 전세계 시가총액 1위가 중국 국영 석유회사인 사이노펙이고 2위가 공상은행이다. 그 밖에도 중국은행, 건설은행 등이 10위권 내에 버젓이(?)자리하고 있다.

우리의 의식 속에 세계 최고라고 각인되어 있는 미국 시티은행, HSBC 등은 10위내에는 들지만 공상은행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며 뒤처지고 있다. 말도 안되는 것 같지만 이것이 바로 어쩔 수 없는 차이나 프리미엄이다. 필자가 3년전 중국 공상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하려고 하는데 한 2~30분 기다렸을까. 겨우 계좌 개설을 하고나서 일부 현금을 입금하려고 하니까 입금 창구는 여기가 아니라 저쪽이라며 거기서 줄서서 기다리라고 해서 황당해하며 어찌 이럴 수가 있나 짜증스러운 경험을 한 바 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는 한국에는 없는 무인계좌개설기(중국 공민 신분증을 ATM에 넣고 기본 정보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인식해서 무인으로 계좌 개설을 해주는 기계)가 설치되어 있는 곳이 중국이고 수 천, 수 만의 점포망과 풍부한 인력을 바탕으로 속된 말로 돈이 된다 싶은 고객에게는 개인이든 기업이든 가리지 않고 어떻게든 유치하고자 노력하는 곳이 중국계 은행이다.

또한 과거 국영기업 등의 부실로 인한 은행의 건전성을 보전하고 장차 세계적인 은행을 만들고자 하는 국가적 목표 속에서 국가가 정책적으로 금리자유화를 유보하며 예금 금리는 아주 낮게, 대출금리는 훨씬 높게 책정하여 구조적으로 은행의 이익을 확보해주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중국 은행의 높은 시가 총액과 잠재력에 대해 조금은 이해할 만하다 하겠다.

작금의 중국 금융시장은 중국 4대 국영은행은 물론 소위 주식제 상업은행(교통, 초상, 민생, 포동발전은행 등)이라 불리는 민영화된 은행과 시티,HSBC, 스탠다드차타드 등 글로벌은행은 물론 항생, 동아 등 홍콩계 은행들과 치열한 상품, 서비스 경쟁을 벌이면서 그야말로 영토확장과 생존 경쟁의 최첨단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가운데 한국계은행이 있다. 각종 규제와 제약, 부족한 전문 인력속에 날개짓은 커녕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하는 단계에 불과하다.

중국 거주 한국인 숫자가 곧 1백만명에 이를 것이고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 수가 수천을 헤아리지만 아직까지 중국 시장에서 한국 은행은 잘 보이지 않는다. 당행을 비롯 우리, 하나 은행 등이 기존 지점 형태에서 현지법인으로 전환하며 큰 승부수를 던졌지만 가야 할 길이 멀고도 험하다. 한국 은행들의 분발과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과 지원, 상호 협력이 절실히 필요할 때이다.

신한은행 상하이지점 정학진 부지점장 hjjumg@shinhan.com
신한은행 상하이지점 부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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