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학마다 이공계 신입생에 보충수업을 추진 중이다.
고대는 시험 결과에 따라 사실상 우열반을 편성키로 했다. 성적이 하위 25%에 속하는 학생들에게는 `미적분학'을 매주 두 시간씩 더 듣도록 방침을 세웠다. 올해 첫 도입하는 제도다. 고대가 `보충수업’을 실시키로 한 것은 신입생들의 수학 실력 저하 때문이다. 이공계 대학 수업을 따라갈 수학 실력을 갖추지 못한 학생이 너무 많다 보니 이런 고육지책을 짜낸 것이다.
서울•연세•서강대도 이공계 학생들에 대해 우열반 수업을 확대키로 했다.
서울대는 이공계 신입생을 대상으로 치르던 학업 성취도 시험을 기존의 `수학•물리' 두 과목에서 `화학•생물'도 포함시켜 모두 네 과목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시험 결과 상위 10% 학생들에겐 `아너코스' (고급 강좌)를 들을 수 있게 한다.
하지만 하위 15% 내외의 학생들에게는 1학점짜리 `기초수학' `기초물리' 등의 강좌를 의무적으로 수강하게 만들었다. 기초 과목 수강자에겐 학부 조교가 `튜터'가 돼 학업을 따로 지도해 주기로 했다.
연세대도 지난해 공학계열만 쳤던 수학 진단고사를 이학•생명시스템•의예•치의예 계열로까지 확대해 실시하기로 했다. 신입생들은 시험 결과에 따라 `상•중•하'로 나뉘어 수준별 수업을 받게 된다고 연세대 측은 설명했다.
일선 교수들은 2000년부터 시행된 7차 교육과정에 따라 수학과 과학을 선택하지 않고도 이공계 학과에 입학할 수 있게 되면서 학생들의 수학 실력이 현저히 떨어졌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자연과학대학장협의회가 지난해 2~3월 수도권 11개, 지방 9개 대학의 이공계 신입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학 기초학력 평가에서 고교 수학I은 30점 만점에 평균 14.4점, 고교 수학II는 15.4점에 그쳤다. 중학교 과정도 25점 만점에 평균 18.9점에 불과했다. 상위권 대학 합격생 중에도 고교 수학ll 분야에서 0점을 맞는 학생들이 나왔다고 한다.
협의회 관계자는 "교과서에 나오는 평이한 문제를 냈는데도 평균 점수가 매우 낮았다''며 "학생들 간의 수준 차도 커 각 대학들이 우열반 편성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