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마다 겨울향기가 부쩍 느껴지는 요즈음 어느 새 12월의 문턱을 두드리고 있다. 거리의 사람들은 저마다 목도리와 털장갑으로 추위를 피하고, 온 상점들은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장식과 캐럴로 겨울을 맞이한다. 하얀 눈, 소복소복 밟는 재미가 겨울의 매력이긴 하지만 뼈 속까지 파고드는 추위를 피하러 더운 지방으로 떠나는 이들도 있기 마련이다. 쨍쨍 내리쬐는 태양을 찾아서 추위를 피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해결하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뜨거운 모래사장과 야자수가 어우러진 해변과 동화될 수 없다면, 몸이 느끼지 못하는 따뜻함을 미각과 마음으로나마 대신 느껴보자.
"여기는 태국입니다"
떠나지 못하고 추위와 싸워야 하는 것도 서러운데 아무 곳에서나 즐길 것이 아니라 태국의 느낌을 그대로 즐겨보자. 분위기에 한껏 취해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딱 좋은 곳, 바로 이다.
이 곳은 상하이 최대 쇼핑가인 화이하이중로(淮海中路)에 위치하고 있어 기분전환 겸 나갔다가 들리기에 안성맞춤이다.
`玛满鑛'에 들어서는 순간 추위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강렬한 태양의 열기가 느껴진다. 입구에서 환한 미소로``환잉꽝린'' 외치는 듯한 코끼리상을 보고 있자면, 코끼리의 울음소리가 귓전에 맴돌며 코끼리를 타고 방콕을 걷고 있는 기분이 든다. 넓은 벽면과 높은 천장 역시 그냥 두지 않고 온통 불상과 전통무늬로 장식해 놓았다. 태국 전통의상을 입은 종업원들이 여기저기 바쁘게 움직이는 와중에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달랑달랑 흔들리는 머리 액세서리다. 불빛에 반사되는 반짝거림 때문일까, 전통의상과 잘 어울려서 일까 계속해서 눈이 그 곳에 멈춘다.
입구와 근접한 곳에 조그마한 무대가 있어 태국 여인의 전통 춤을 감상할 수 있다. 그녀의 춤은 화려하지 않지만 절제 된 율동과 섬세한 손놀림으로 모두를 매료시킨다. 머리와 이마의 장식, 의상은 말 할 것도 없이 태국의 문화와 감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玛满鑛은 분위기에만 만족하지 않고 알뜰족을 위해점심메뉴를 준비하였다. 평소 가격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한 음식 당 평균가 30元 정도면 매콤한 태국을 맛 볼 수 있다. 점심시간에도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는 이유는 이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마 이 대목에서 눈치 빠른 알뜰족은 번뜩 주말 점심을 떠올렸을지도. 또 메뉴판에는 맛깔 나는 사진도 첨부되어 있어 메뉴를 쉽게 선택 할 수 있다. 혹 사진만 믿다 실패하는 경우도 있으니 몇 가지 태국 음식을 알아놓고 가는 것이 좋겠다.
자! 이제``맵고, 짜고, 시고, 달다''라는 자극적인 맛을 느낄 수 있는 태국음식 속으로 깊이 빠져볼까!
"태국음식의 매력속으로"
독특한 향신료 때문에 태국음식을 기피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 맛에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오기 어렵다. 세계에서 유명하다는 프랑스, 중국 음식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태국음식은 태국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더불어 세계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
태국음식의 가장 큰 특징은 수많은 향신료와 소스이다. 이는 1년 내내 무더운 탓에 음식이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비교적 간단한 요리법 때문이기도 하다. 무슨 음식이든 재료를 넣고 볶는 쉬운 요리법 때문에 음식의 서로 다른 맛을 위해 다양한 향신료와 소스가 필요한 것이다. 이 때문에 같은 재료를 가지고 같은 조리법으로 만들어도 맛을 보면 전혀 다른 음식이 된다.
1. 原只菠萝焗饭(사진1)
태국의 주식은 쌀로, 이름도 유명한 `안남미' 이다. 길쭉하고 찰기가 적어 밥을 지은 후에도 입으로 불면 쌀알들이 훌훌 날아갈 정도다. 때문에 우리처럼 새하얀 쌀밥만을 먹지 않고 새우나 돼지고기, 게 등을 넣고 볶음밥으로 먹는다. 태국에서는 볶음밥을 `카오 팟' 이라고 한다. 거기다 신선한 파인애플을 잘게 썰어 함께 볶으면 `카오 팟 사파로드' 이다. 상큼한 카오 팟을 먹고 싶다면 도전 해볼 만한 음식이다.
파인애플 속을 비워 볶음밥을 채워 넣은 것으로 볶음밥에 들어간 재료는 건포도, 옥수수, 새우, 완두콩, 당근, 계란, 돼지고기, 갑오징어 등 이다. 영양 가득한 재료와 함께 밥 알 속에 베인 달콤하고 향긋한 파인 향기가 입안 가득히 퍼진다. 밥과 함께 씹히는 파인애플도 일품이다. 독특한 파인애플 그릇 덕분에 보는 눈도 즐겁다. 간단한 요리법으로 집에서도 언제든지 `카오 팟 사파로드' 를 즐길 수 있다. 이것을 저녁 식사로 준비해 본다면 어떨까?
2. 鱼丸汤米粉(사진2)
태국의 쌀국수 또한 유명한 음식이다. 쌀로 국수를 만들어 육수에 말아먹거나 여러 가지 야채와 함께 볶아 먹기도 한다. 육수와 함께 먹는 쌀국수는 버섯, 고추 등의 갖가지 야채와 부드러운 면을 맛 볼 수 있게 한다. 또 태국음식의 특징인 강한 향신료에 비해 매우 담백하고 깨끗한 맛이 난다. 평소 짜게 드시는 분은 싱겁게 느낄 수도 있지만 빛깔 좋은 쌀국수가 그러한 걱정을 싹 없애 줄 것이다.
3. 椰汁鸡肉青咖喱(사진3)
인도와의 가까운 지리적 위치 때문인지 태국에서도 카레를 많이 먹는다. 의외로 카레를 매우 사랑하는 태국에서는 찰기가 없는 쌀에 카레를 부어 비벼먹는다. 태국의 카레는 고추를 많이 넣은 아주 매운 레드카레와 코코넛밀크를 넣어 순한 맛이 나는 그린카레가 있다. 그 맛이 혹독하다는 레드카레에 도전할 자신이 없어 우리는 그린카레로 주문을 했다. 그린카레의 처음 맛은 녹차와 같은 향과 상큼함이 입안에 감돌지만 그 끝 맛은 진한 향신료가 느껴진다. 진한 끝 맛 때문에 역시나 `태국식 카레구나' 하는 생각이 스친다. 그린카레 속에는 갖가지 야채와 함께 닭고기가 숨어있는데 그린카레 속의 닭고기는 진한 향과 어우러져 부드러우면서 독특한 맛을 낸다. 진한 향신료가 싫어 카레에 손이 가지 않는다면 닭고기만 건져 먹어도 괜찮다. 그러다 보면 아마도 그린카레의 매력에 빠질 것이다.
4. 四式拼盘(사진4)다양한 태국 음식을 조금씩 맛보고 싶다면 이 음식을 추천한다. 이것으로 태국음식을 다 맛 보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태국에서 잘 나간다는(?) 간식거리들만을 한 접시에 모아 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실패 확률도 거의 없다. 새우껍질을 빻아서 녹두가루와 섞은 다음, 둥글 넓적하게 만들어 기름에 튀긴 `샤삥', `까이 호빠이토이', `뽀삐아' 그리고 소고기 꼬치 등이 한자리에 모여있어 골라먹는 즐거움을 준다. `까이 호빠이토이' 는 우리말로 번역하면 `바나나 잎으로 싼 달콤한 닭고기'로,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다. 돌돌 말린 바나나 잎 속에 숨어있는 닭고기가 일품이다. 이것을 먹어본 사람만이 닭고기가 얼마나 부드럽고 담백한지를 알 수 있다. 숨어있는 닭고기를 찾는 것도 이 요리의 재미이다.
`뽀삐아'는 쉽게 말해 중국식 튀김만두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돼지고기나 닭고기, 새우 살과 다진 당면, 마늘, 버섯으로 만두 속을 채우고 만두피로 말아 기름에 튀긴 것이다. 바삭바삭한 만두피와 거부감 없는 만두 소로 편안하게 먹을 수 있다. 태국에서 이 요리를 전문적으로 파는 곳이 있을 정도로 대단히 인기 있는 태국의 간식거리라고 한다.
푸짐하게 차려진 四式拼盘은 두 가지의 소스가 함께 나오는데, 이 소스 맛도 감탄을 자아낸다. 토마토가 들어간 새콤하고 톡 쏘는 소스와 땅콩가루가 가미된 고소하고 달짝지근한 소스이다. 입맛에 따라 골라 먹어보자. 한 자리에서 서로 다른 맛을 느끼는 재미가 쏠쏠하다.
5. 青木瓜沙律(사진5)태국식 샐러드인 `쏨땀'을 일반적인 샐러드로 떠올리면 큰 오산이다. 쏨땀은 빨간 고추와 레몬, 땅콩 등으로 파파야를 버무린 것으로 전체적으로 빠알간 색을 띠며 매콤한 맛을 내기 때문이다. 이것은 김치와 같은 존재로 태국인들이 아주 즐겨먹는 음식이라고 한다. 주로 하나만 먹기도 하고 바비큐나 닭고기에 곁들어 먹기도 한다. 매콤한 쏨땀을 양상추에 싸서 먹으면 아삭한 맛을 더할 수 있다. 매콤한 맛이 입맛을 돋워 에피타이저로도 손색이 없다.
6. 柠檬叶炒大虾(사진6)어떻게 요리해도 맛있는 새우는 태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그 아무리 태국음식을 못 먹겠다며 절레절레 고개를 흔드는 사람도 아마 이 요리에는 환한 웃음을 보일 것이다. 쉽게 말해 `새우구이'를 떠올 리면 된다.
어딜 가나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특히 이 집에서 먹는 속이 꽉 찬 새우는 먹는 이에게 흐뭇함을 느끼게 한다. ▷ 김가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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