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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저널 창간 8주년 기념 <독자 체험수기 공모전> 우수작-<자녀교육 유학체험기> 한국엄마들이 놓치고 있는 것

[2007-10-13, 05:07:06] 상하이저널
인생에 있어 공부는 중요하다. 공부를 잘해 좋은 대학에 진학한다는 것은 그만큼 미래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기회란 것이 왔다 할지라도 내 자녀가 그것을 헤쳐 나갈만한 능력이 없다면 결과는 뻔한다. 그렇다면 그 기회를 얻기 위해 우리 자녀들이 갖추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

흔히들 중국은 기회(?)의 땅이라고 한다, 상해 생활에서 가장 큰 혜택이 뭐냐고 묻는다면 아마 대부분의 엄마들은 자녀를 국제학교에 보내는 것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한국인이면 대부분 갖고 있는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와 한을 내 아이들을 통해 보상받고 싶은 것이다. 지난 상해에서의 10년 넘는 세월을 돌아보면 이 땅에서 자녀들에게 분명 영어와 중국어를 배울 수 있는 많은 혜택을 가져다 준 것은 사실이지만 내 나라에서 그 나이 또래에 경험 해야 할 정서적, 지적인 것들을 놓친 것 같아 못내 아쉽다. 과연 이것이 사치스러운 생각일까! 아낌없이 희생을 베푸는 것이 부모의 본분이지만 아이인생의 바탕화를 제대로 그리기 위해서는 부모의 주관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살아가야 할 내 아이들에게 지금 이순간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아는 그들에게 올바른 내나라, 내 조국에 대한자긍심, 그리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심어주고 싶다. 낯선 땅에서 새로운 삶을 강요당한(?)그들에게 못산다고 무시할 수 없는 이들만의 문화와 자존심을 얘기하고 싶다, 한국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자랑할 것이 없다고 겁 없이 내뱉는 아이들에게 정체성의 DNA를 설명하며 눈으로 보이지 않아 쉽게 설명되지 않지만 땅속에서 은밀해 전달하는 나무의 뿌리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고 싶다. 천둥번개를 맞아 줄기가 통째로 잘려나기도 뿌리만 살아 있다면 그 다음해에 어김없이 스스로 그 자태를 뽐내며 새순을 올려주는 고마운 뿌리. 겉은 살아있으나 속은 죽어있는 썩은 고목과 같은 내 아이들로 키우지 말자. 겉모양은 한국인이지만, 속은 서양인도 동양인도 아닌 제3의 국적 불명자로 키우지 말자. 본인은 수 년전 위에서 예기한 것 같은 많은 고민을 하던 차에 아이를 설득시켜서 국제학교에서 한국학교로 전학을 시켰다. 물론 쉽게 내린 결정은 아니었지만 주변의 많은 분들은 왜 주재원 아이에게 주어지는 혜택을 포기할까 궁금해하며, 심지어는 수근거리까지 했다.

전학간 그날부터 적응하기 시작한내 아이는 그곳에서 좋으신 선생님과 친구들로부터 풍요롭고 행복한 초등 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 그 값어치는 국제학교에서 얻어지는 것과는 또 다른 고귀한 것이었다. 오랜 세월 해외생활로 자녀교육에 있어 많은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상해생활의 대선배로서, 동시대 같은 고민을 가진 엄마로서 감히 권유 하건데, 단기간 중국생활 후 귀국할 자녀들은 국제학교, 중국학교에서의 교육을 적극적으로 추천하지만 장기간 중국생활을 해야 할 아이라면 적어도 초등저학년 과정까지는 한국학교에서 모국어를 배우며 한국의 문화, 역사, 전통, 습관, 예절 등을 익히게 하라. 어린시절 외국어를 시작한 아이들은 당장은 눈에 띄는 실력으로 기뻐할 지 모른, 고학년이 되면 모국어가 기초로 갖추어져 있지 않으면 사상누각이 되고 만다. 이는 어느 언어학자의연구논문결과이다. 결국 가장 크다고 생각하는 것을 얻기 위해, 더욱 큰 것을 잃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이 사춘기가 되고 보니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인간다운 인간 즉 `된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유년시절부터 중국인들을 무시하는 것을 보고 자란 탓에 자기보다 못한 자들에게 함부로, 거칠게 대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그들에게 중국이 우리에게 가져다 주는 감사함을 알려주고 싶다. 우리는 이 땅과 더불어 먹고 마시며 부를 축적하고 있다 적어도 소외된 그들이 손 내밀 때 함께 울어주고, 먹고 웃어줄 수 있는 따뜻한, 인간 냄새 나는 그런 아이들이길 소망한다. 아무리 사회적으로 성공했다 할지라도 정녕 인간이 되지 못했다면 실패한 삶이리라.

중국이라는 환경은 분명 우리네 아이들을 과잉 보호하고 있다. 아이들을 하루살이로 키우지 말고, 잡초 같은 오뚜기 인생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책임감 있는 자녀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그래야만 그들에게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 어떤 능력도 빛을 발할 수가 있다.
모진 세월 속에서도 보란듯이 3000년의 생명력을 자랑하는 은행나무의 귀중한 뿌리를 생각하며 내 인생에 서울 다음으로 많은 시간을 보낸 상해 땅. 중국을 느끼기에 충분한 이 땅에서 엄마로서 내가 놓치고 있는게 무엇인지 알기까지 참으로 다양한 중국을 경험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사.랑.해.요. 중국!

▷송은희(上海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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