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아줌마 이야기>여자를 행복하게 하는 남자

[2006-03-15, 04:00:00] 상하이저널
외국에 살다보면 종종 혼자 비행기를 탈 일이 생긴다. 창 밖을 내다보며 구름 위에 떠서 마시는 커피향을 음미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 좋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서울-상해 비행기는 더 이상 여행이나 낭만이란 단어를 떠올릴 수 없게 되었다. 사업차 왕래하시는 분들로부터 골프매니아 아저씨들까지 북새통을 이루기 때문이다. 타고, 밥 먹고, 내리고… 이건 완전 수송용일 뿐이다.

하긴, 아줌마인 내게 비행기는 낭만이나 수송용을 넘어서 이제는 짐 운반용이다. 서울에서 출발할 때는 짐 붙일 때부터 무게 초과 때문에 실랑이가 벌어지고, 상해에 도착해서는 멸치며 오징어 같은 건어물을 안 빼앗기려고 또 한바탕 난리다. 언제쯤 사모님답게 핸드백 하나만 들고 우아하게 비행기를 타는 날이 오려나 싶다.

이렇게 팍팍한 감정으로 출구를 나오는데 여행사에서 나온 사람들의 이름 글자판 사이로 오랜만에 본 아름다운 장면이 있었다. 작은아들은 아빠 어깨에 목마를 타고 큰아들은 꽃다발을 들고 아빠 옆에 서 있었다. 작은아들의 손에는 ‘엄마, 한국 잘 다녀오셨어요? 엄마, 보고싶었어요.’라는 플랭카드가 들려 있었다. 아마도 혼자 한국에 다녀오는 엄마를 기다리는 가족의 모습인 것 같았다. 그 모습은 공항 한편에 걸린 명화처럼 감동적이었다. 어느 집 남편인지는 모르지만 보는 내게도 따뜻하게 전해지는 것이 있었다. 저런 아빠를 보고자란 그 집 애들은 나중에 크면 분명 여자를 행복하게 하는 남자가 될 것이다.

잘 아는 언니네 아저씨가 아주 중한 병에 걸려서 한 달 이상 상해를 비운 적이 있었다. 다행히 어느 정도 치료가 되어서 다시 상해로 오게 되었는데, 그 집 운전 기사가 출구에서 ‘歡迎來上海’라고 쓴 글자판과 꽃다발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운전 기사의 자리는 주차장임을 잊지 않고, 항상 지하실 주차장에서 전화를 기다리는 우리 집 기사와는 사뭇 다르다.

포동아줌마

플러스광고

[관련기사]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 상해한국주말학교 2006년 새학기 출발! 2006.03.15
    상해에 사는 한국 아이들에게 모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며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키우는 상해한국주말학교가 지난 4일, 초등 신입생 40명을 맞이하여 총 350여명의..
  • 아토피를 예방하는 쾌적 생활법 2006.03.15
    잘못된 식생활과 공해 등으로 갈수록 늘어만 가는 아토피 피부염. 아토피 피부염은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몸 전체가 건조해서 거칠어지고 얼굴에 각질이..
  • 교과 연계 독서로 논리•논술 두 마리 토끼를 2006.03.15
    교과연계 독서는 교과 내용의 깊이 있는 이해를 돕고 책의 주제를 찾는 사고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준다. 이를 통해 시사적인 주제에 대해서도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 알레르기 막는 봄 대청소 2006.03.15
    기나긴 겨울이 지나고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던 봄이 성큼 다가와 햇볕이 따사롭기만 하다. 따사로운 햇살의 기운에 집집마다 꼭꼭 막아두었던 창문을 열고 봄맞이 대..
  • 거지가 먹는 규화자계(叫化子鸡)에서 황제가 먹는 富贵.. 2006.03.15
    ‘규화자계’는 江蘇 常熟 지방의 전통요리로 진흙 닭구이라고도 부른다. 닭 내장을 파내고 말린 패주, 말린 새우살, 햄 조각, 적당량의 조미료를 넣고 연잎으로 싼..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中 무비자 정책에 韩 여행객 몰린다
  2. [무역협회] 미국의 對中 기술 제재가..
  3. 中 12000km 떨어진 곳에서 원격..
  4. 불임치료 받은 20대 중국 여성, 아..
  5. 中 하늘 나는 ‘eVTOL’ 상용화에..
  6. 上海 디즈니랜드, 12월 23일부터..
  7. 샤오미, 3분기 매출 17조…역대 최..
  8. 상해흥사단, 과거와 현재의 공존 '난..
  9. 中 올해 명품 매출 18~20% 줄어..
  10. 상하이 심플리타이, 줄폐업에 대표 ‘..

경제

  1. 中 무비자 정책에 韩 여행객 몰린다
  2. 中 12000km 떨어진 곳에서 원격..
  3. 中 하늘 나는 ‘eVTOL’ 상용화에..
  4. 샤오미, 3분기 매출 17조…역대 최..
  5. 中 올해 명품 매출 18~20% 줄어..
  6. 중국 전기차 폭발적 성장세, 연 생산..
  7. 中, 한국 무비자 체류 기간 15일..
  8. 中 세계 최초 폴더블폰 개발사 로우위..
  9. 푸동공항, T3터미널 핵심 공사 시작
  10. 中 연간 택배 물량 사상 최대 ‘15..

사회

  1. 불임치료 받은 20대 중국 여성, 아..
  2. 上海 디즈니랜드, 12월 23일부터..
  3. 상하이 심플리타이, 줄폐업에 대표 ‘..
  4. 유심칩 교체 문자, 진짜일까 피싱일까..
  5. 상해한국상회 회장 선거 12년만에 ‘..
  6. 上海 아파트 상가에 ‘펫 장례식장’..
  7. 초등학생 폭행한 경찰에 中 누리꾼 ‘..

문화

  1. [책읽는 상하이 259] 사건
  2. [책읽는 상하이 260] 앵무새 죽이..
  3. [신간안내] 상하이희망도서관 2024..
  4. 상하이 북코리아 ‘한강’ 작품 8권..

오피니언

  1. [인물열전 2] 중국 최고의 문장 고..
  2. [무역협회] 미국의 對中 기술 제재가..
  3. [허스토리 in 상하이] 상하이 한인..
  4. 상해흥사단, 과거와 현재의 공존 '난..
  5. [허스토리 in 상하이] 당신은 무엇..
  6. [박물관 리터러시 ②] ‘고려’의 흔..
  7. [허스토리 in 상하이] 떠나요 둘이..
  8. [상하이의 사랑법 19] 사랑은 맞춤..
  9. [안나의 상하이 이야기 16] 차가운..
  10. [무역협회] 기술 강국의 독주? AI..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