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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의 상하이 이야기] 별이 된 헝겊신 부호, 와하하 창립자 ‘중칭허우’

[2024-03-19, 17:53:08] 상하이저널

아파트 안에 생수 자판기가 있다. 중국 물은 유럽 물과 마찬가지로 석회 가득이라 그냥 마시면 안 된다. 빨간 병 뚜껑으로 유명한 농부산천(农夫山泉) 생수 자판기이다. 창립자 중샨샨(钟睒睒)이 세계적 부호라는 것은 유명하다. 보통 2~3위안 일반 생수에서 20위안 넘어가는 고급 생수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가지고 있다. 중국 생수 시장 점유율 1위의 국민 아니 인민생수라고 할 수 있다. 

1996년 창립, 24년 만에 홍콩증시에 상장하며 시총 한화 약 64조 거대기업을 만든 중샨샨은 와하하(哇哈哈) 대리점에서 시작했다. 좋은 머리와 빠른 감각으로 시장 흐름을 잘 파악, 지하수를 정제한 와하하는 단순 정제수에 불과하고 좋은 수원에서 그대로 길어 올린 농부산천은 몸에 좋다는 마케팅 포인트로 중국 사람들 마음을 빠르게 파고들며 시장을 확대했다. 항저우 천도호와 중국 전역 수질 좋은 곳에 생수공장을 세우며 ‘자연을 나른다’는 천연수 컨셉으로 농부산천 생수는 건강한 생수라는 인식을 만들어냈다. 만태생물(万台生物)이라는 바이오 사업과 병행하며 엄청난 부를 창출했다. 

한 때 중국 1위 부자 자리에 올랐던 와하하 회장 중칭허우(宗庆后)는 변화하는 시장 흐름에 빨리 대응하지 못했고 레버리지 없이 보유 현금만으로 운영하는 소극적 사업 운영으로 제품군 다양화에 실패했다. 지금은 3,4 선 도시에나 가나 매대 위쪽에 놓이고 1,2선 도시 마트에서 찾아보기 힘든 저렴한 생수다. 1위안이면 살 수 있는 맛없는 물, 저소득 계층에서나 마시는 물이 되었지만 한 때 와하하는 전 인민이 마시던 물이었다. 

와하하 창업자 중칭허우가 2월 25일 일요일 오전에 사망했다. 헝겊신(布鞋) 부호라고 불리며 평생을 검소하게 살았고 중국 개혁, 개방 시기에 성장해 항상 중국 정부와 인민에 감사하다고 한 성실한 한 부호의 죽음에 전 중국이 애도하고 있다. 와하하 전 제품은 매진이다. 중국 사람들은 와하하 제품을 구매하며 중칭허우를 애도하고 있다.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항저우에 와하하가 시작한 작은 옛 본사도 있다. 항저우 문물국에서 중칭허우가 와하하를 시작했던 작은 건물을 현대 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건물 앞에 꽃과 와하하 제품으로 중칭허우 회장 죽음을 애도하는 사람들로 넘친다. 마윈이 사망했어도 이렇게 애도하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도 있다. 

푸얼다이(富二代, 부자 부모를 둔 2세)들은 슈퍼카를 몰고 다니며 억대로 돈 쓰고 사치스럽고 방탕한 생활을 한다. 중칭허우의 딸 중푸리(宗馥莉)가 그런 행동을 하는 푸얼다이였다면, 중칭허우가 명품 신고 다니면 좋은 옷 입고 마구 돈 쓰고 다녔다면, 무분별한 차입으로 문어발식 경영으로 동네상권 코 묻은 돈까지 싹쓸이했으면 이런 존경과 추모는 없었을 거이다. 중국 살면서 이렇게 한 기업인의 죽음이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 언론, 매체에 보도되면 추모받는 것을 처음 본다. 

2015년 이후, 와하하 기업 성장세는 꺾였고 지금은 생수시장 점유 3위 기업으로 빠르게 변하는 음료 시장 트렌드 따라잡아야 하는 팔로워가 되었지만 중국 개혁 개방 시대, 전 인민이 마실 수 있는 깨끗한 생수를 저렴하게 공급하고, 코카콜라, 펩시콜라가 독점하던 중국 콜라시장에 독자 콜라 브랜드 페이창콜라(非常可乐)를 만들어 콜라독립을 했고, 딴짓, 허튼 짓 안 하고 성실하게 일했고, 비행기 이코노미와 기차 이등석을 타고 다닌 중칭허우는 이제 영원히 빛나는 하늘 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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