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괜찮은지 알아보는 방법, 또 상대방이 진정한 나의 친구인지 알아보는 방법은 그 사람이 어려울 때, 혹 내가 어려울 때 행동하는 방식을 보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럼 비슷한 논리로 아이가 소화기계가 튼튼한지 아는 방법은 무엇일까? 아이가 육체적으로 힘들 때 즉 가벼운 병이 걸렸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면 된다. 아이가 제일 쉽게 걸리는 것이 감기이므로 이를 통해서 얘기해보자. 실제로 아이의 특성만을 놓고 보자면 밥을 잘 먹지 않는 아이는 3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감기걸리면 식욕이 확연히 떨어지는 아이
첫번째로 평소에도 그렇게 잘 먹는 것은 아니나(보통 정도) 감기가 걸리면 확연하게 식욕이 떨어지는 경우이다. 이런 아이는 진정 소화기계가 약한 아이다. 흔히 속이 차다, 손발이 차다, 비위가 약하다고 표현하며 감기가 걸려도 약을 복용하면 초기 증상은 줄어드는데 약한 콧물 등의 증상이 오래 지속되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감기 끝에 장염이나 설사를 많이 하게 되고, 이런 아이들의 외부 환경의 변화에 약하며 잘 맞지 않는 음식 혹 차가운 음식에도 쉽게 체한다. 그러나 좋은 측면은 보이는 것보다 뼈대가 더 튼튼한 경우가 많으며 시간만 필요할 뿐 치료에 반응이 좋다. 이런 아이는 식욕만 좋아져도 성장, 체력면에서는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 아이다.
-고열량 음식 좋아하고 코감기 증상이 있는 아이
두번째로 평소에도 잘 먹지 않는데(소식 경향), 감기 걸려도 식사량에 별로 변화가 없는 아이다. (계속 소식하는 것이겠죠) 이 아이는 실제로는 소화기계가 약한 아이가 아니나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식탐이나 음식에 관심이 없는 아이일 뿐이다. 이런 아이는 평소에 먹는 양에 비해서 활동량이 월등하게 많으며, 순발력이 좋아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으며 말도 빠르고 목소리도 큰 아이다. 전체적으로 경쾌하고 빠르다라는 느낌을 주는 아이다. 이 아이는 어떤 면에서는 정신 활동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활용하기 때문에 육체적인 것을 소홀히 하는 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아이는 실제적으로 약간 적게 먹거나 채식주의자가 되면 굉장히 건강해질 수 있는 아이다.
이런 아이를 둔 부모님께 당부드리고 싶은 한가지는 만약 아이의 성장만 제대로 되고 있다면 밥 먹는 양에는 너무 무게를 두지 않는 편이 좋다는 것이다. 이런 아이는 소화기계 보다는 뼈대를 튼튼하게 하는 치료를 우선시하며 그 치료를 통해서 밥도 잘 먹게 되다면 금상첨화라고 생각해야 되는 경우다.
-감기걸려도 식사량에는 변화가 없는 아이
세번째로 체격은 평균보다 크고(약간 살이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밥보다는 우유, 유제품, 육류 등 편식과 고열량 음식을 선호하면서 항상 코감기, 가래, 비염, 다한 등의 호흡기계 증상을 갖고 있는 아이다. 이 아이에게는 비록 겉으로 들어난 증상이 식욕부진, 묽은 변 등 소화기계의 증상이라고 하더라도, 실제로는 호흡기계를 치료를 우선시해야 되는 아이다. 이런 아이의 호흡기계를 치료하면 비염도 좋아지고 식욕도 좋아지는 경우가 많이 있다.
-식욕부진 특성에 따라 부모의 처방도 달라
위의 3가지 경우 중에 첫번째의 경우에는 마죽(산약죽)이나 인삼죽 등이 좋으며, 두번째의 경우에는 일단 부모님의 식욕에 대한 욕심을 살짝 내려놓고 구기자나 영지 등의 재료가 좋으며, 세번째 아이는 도라지, 생무 등의 식재료가 도움이 된다. 만약 온갖 재료를 이용하고 색과 모양 등 다양한 음식을 해서 줘도 그리고 특별히 스트레스를 받을 만한 상황이 아닌데도 계속 잘 먹지 않는다면, 또한 그로 인해 성장도 영향을 주고 있다면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겠다.
전문기자 안상영(함소아과 원장)
furisheman@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