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최초 한인골프모임 '상해한인골프동호회'
어떤 이들은 골프를 인생살이의 축소판으로 비유한다. 쭉 뻗는 드라이브샷에서 젊음과 넘치는 활력을, 벙커샷에서 좌절과 극복을, 퍼팅에서는 안타까움과 정성을 교차해 느낀다. 어떤 이는 컵 직경 108mm에서 불가(佛家)의 108번뇌를 연관짓기까지 한다.
아직 골프맛(?)을 제대로 보지 못한 기자는 "골프가 도대체 뭐길래"하는 반문도 들었지만, 골프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쏟아내는 '상해한인골프동호회'를 만나고 나니, 그들이 그토록 열광하는 것은 비단 골프라는 스포츠 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골프가 인생이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상해한인골프동호회는 지난 2002년, 상하이 최초의 한인골프동호회로 창립됐다. 현재 노영호 회장, 김영만 수석부회장, 김영배 사무장을 임원으로 현재 30여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는 동호회는 대한체육회 골프협회 임원(노영호 고문, 임정남 회장, 김영만 수석부회장, 배재진 사무장)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현재 상하이 내 타 한인 골프 동호회와의 꾸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한편, 중국 교포 골프동호회 '이글회'와도 매년 1~2회씩 정기적으로 친선경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들의 실력이 궁금하다. 동호회원 중에는 KPGA 투어에서 활약한 최금천 프로와 유재석 티칭프로(기술 고문) 등 회원 절반 정도가 싱글 핸디캡을 치고 있으며, 나머지 회원들도 어디 가서도 빠지지 않는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최금천 기술고문은 한국에서의 KPGA 투어 경험을 바탕으로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의 골프 실력 향상을 위해 애쓰고 있다고 한다.
이 모임이 4년 6개월이라는 오랜 시간동안 한번의 마찰도 없이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김영배 사무장은 회원 사이의 우정과 특별한 인간관계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모든 회원들이 형, 아우로 부를 정도로 가깝게 지내고 있어, 매월 정기 모임도 여느 동호회 모임이 아닌 일반 가족 모임 같은 분위기입니다. 골프라는 명목으로 만났지만, 골프에 대한 애정을 뛰어넘는 서로간의 돈독한 우정과 애정이 동호회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원천인 셈이죠." 선후배간 예절과 절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격없이 서로를 대할 수 있는 분위기가 회원들이 편안하고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골프라는 운동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동호회 회원 연령대는 40대 중반에서 50대 후반 사이. 김 사무장은 거의 모든 회원이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고, 기타 회원들도 모두 출장이 잦은 관계로 항상 몇몇 회원은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점을 아쉬움으로 꼽는다.
하지만 각자 종사하는 업종에 따라 회원 각각 특징과 개성은 있지만, 서로의 다른점에서 배우고 좋은 점은 서로 나눌 수 있어 동호회가 더욱 특별해 지는 것 같다고 자부심을 가진다.
골프를 통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친구가 되고 또 그들이 살아온 얘기와 삶의 지혜를 얻는 것만큼 소중한 것이 또 있을까.
골프가 좋아 모인 사람들, 골프에 대한 열정과 서로간 애정으로 똘똘 뭉친 상해 한인 골프동호회가 상하이 최초의 골프 동호회를 넘어서 교민 사회의 선구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길 기대한다.
▷이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