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중국 최고의 명문 베이징(北京)대와 칭화(淸華)대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14일 신화(新華)통신과 신징(新京)보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올해 칭화대 수석합격자와 대학입학시험에서 각 성의 ‘장원(狀元)’을 차지한 광둥(廣東), 장시(江西), 산둥(山東) 성 및 광시좡(廣西壯)족 자치구의 고교졸업생이 모두 홍콩의 대학으로 진학했다.
지난해엔 베이징 및 광둥, 하이난(海南)대 수석합격자가 홍콩의 대학으로 발길을 돌렸다. 우수한 학생들이 무조건 베이징 또는 칭화대를 선택하던 예전의 모습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올해 중국 내륙의 고교졸업생 가운데 홍콩의 대학으로 진학한 학생은 자그마치 3000여 명. 지난해보다 2배 늘어난 수치다.
가장 큰 이유는 거액의 장학금이다. 지난달 발행된 난팡(南方) 주말판에 따르면 홍콩의 중원(中文)대는 지난해 내륙에서 모집한 100여 명에게 4년간 50만 홍콩달러(약 6133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4년간의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하고도 남는 금액이다.
우수한 강사진과 국제화된 커리큘럼, 졸업 후 고수입의 직장을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유인책이다. 홍콩대가 최근 발표한 ‘2005년도 졸업생 취업 조사’에 따르면 졸업생의 평균 월급은 1만4000홍콩달러(약 172만 원)로 3000위안(약 36만 원) 안팎인 베이징대 및 칭화대 졸업생의 5배에 이른다.
홍콩 입법회는 최근 “앞으로는 중국의 국가영도자를 홍콩에서 키우자”는 구호를 내걸고 내륙의 일류대를 더욱 압박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이제는 간판으로만 먹고살아 온 베이징대와 칭화대가 ‘일류대’라는 간판을 내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