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브랜드 약소국을 탈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펼치고 있다. 중국에 제조업은 왕성하나 고유 브랜드는 없다는 지적이 잦아지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브랜드 개발에 나선 것. 지난달 18일 월드브랜드랩이 발표한 '세계 500대 브랜드'에 토종 브랜드로는 하이얼(海尔), 롄샹(联想), CCTV 등 6개만 오른 게 큰 자극제가 된 듯 하다.
이에 중국 정부는 브랜드 육성을 위해 올해 7억위엔의 자금을 지원하고 유명 브랜드 기업에는 기술센터 설립 등 우대정책을 부여키로 했다. 특히 창의산업을 강화해가기로 했다. 지난달 24일 영국의 경제학자 존 호킨스도 베이징을 방문해 '창의산업을 중국 경제발전의 새 원동력으로 삼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을 역설했다. 2000년대초 영국 태동의 신산업개념인 창의산업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소프트웨어, 설계, 광고, 여행 등 13개 산업이 분류된다.
이미 대도시에서는 창의산업이 정부 지원에 힘입어 '무럭무럭' 성장해가고 있다. 상하이시의 경우 2005년 4월 이후 세 차례 지정한 창업단지가 무려 50군데에 달한다. 올해에는 창의산업 매출액 규모가 동기대비 14%인 600억위엔이 증가해 시 GDP의 7%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2007년까지 70~80개의 산업단지를 구축하고 3천~4천개의 창의기업 육성을 목표 삼았다.
브랜드 개발에 유리한 창업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부의 씀씀이도 커질 전망이다. 지난달 말 외환관리국의 邓先宏 부국장은 외자를 중국 내 창업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중국내 창업 투자한 국내외 기관의 자금조달규모는 40억6천7백만달러로 이는 2002~2004년간 투자자금 합계를 훌쩍 뛰어넘는다. 중국은 창업투자를 끌어들이고 규범화하기 위해 2003년, 2005년에 각각 '외국인투자 창업투자기업 관리규정'과 '창업투자기업 관리에 대한 방법'을 발표한 바 있으며, 조만간 이들 법규를 재손질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다.
서방의 한 경제전문가는 "중국은 그동안 중외합작의 제조업 등에 매달려 독자브랜드 개발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지만, 이제는 브랜드 발굴을 생존차원에서 인식하고 있는 만큼 이 분야에 대한 총력 지원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점쳤다.
▷이현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