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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만 위엔짜리 푸얼차. 고궁 박물관에 전시된 ‘150살’의 푸얼차. 옛날 황제의 진상품으로 이름은 ‘완서우룽퇀(万寿龙团)’이다. 이 푸얼차를 위해 1999만위엔짜리 보험에 가입했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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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은 차(茶)를 즐겨 마신다.
좀더 정확한 표현으로 말하면 즐겨 마시는 정도가 아니라 진한 애착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추운 겨울에 따뜻한 차 생각이 나는 건 당연지사지만, 펄펄 끓는 무더운 여름에도 뜨거운 찻물을 후후~ 불어가며 마시는 모습은 그냥 ‘즐겨 마신다’고 하기에는 어딘가 표현이 부족해 보인다.
이런 중국인에게 좋은 차는 무엇보다도 반가운 선물이다.
소장품으로도 선호받는 푸얼차(普洱茶)멀리 윈난(云南)에서 나는 푸얼차(普洱茶)는 한국인들도 즐겨 마시는 차 중 한가지이다.
푸얼차는 윈난에서 재배되는 새 종류의 찻잎으로 주요 판매지가 푸얼현(普洱县)에 있어 푸얼차라는 이름이 붙었다. 찻잎은 3월부터 11월까지 채취하며 봄차, 여름차, 가을차로 나뉜다. 옛날에는 푸얼차를 약으로 사용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도 그 약용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중국인들은 푸얼차를 즐겨 마실 뿐 아니라 소장하기도 한다. 오래 묵은 술 맛을 일품으로 치듯이 푸얼차 역시 오래 두고 있으면 맛과 향이 좋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푸얼차의 가격은 2003년부터 오르기 시작했으며 2005년에는 64년 된 푸얼차 1근이 경매를 통해 100만위엔에 팔리기도 했다.
가장 비싼 차 다훙파오(大红袍)
중국에서 100만 위엔에 팔린 푸얼차가 결코 가장 비싼 차는 아니다.
지난해에는 우이산 다훙파오(武夷山大红袍) 찻잎 경매회에서 20g의 다훙파오가 무려 20만8천위엔에 낙찰돼 수많은 사람들이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이 고가의 찻잎은 1그램당 1만400위엔, 1근당 가격이 520만위엔이라는 계산이 어렵잖게 나온다.
이렇게 비싼 가격에 팔린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우이산 차 재배지 가운데서도 가장 으뜸으로 꼽히는 곳에서 나온 이 다훙파오는 1년에 6그루의 차나무에서 나오는 찻잎이 겨우 1kg에 불과하다고 한다.
일찍 청나라 건륭황제(乾隆皇帝)에게 바치는 진상품 내역에도 ‘비뤄춘(碧螺春) 20근, 룽징(龙井) 30근, 다훙파오(大红袍) 8냥’이라고 기록이 돼있다니 그의 ‘귀한 신분’은 알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룽징차(龙井茶) 가족의 ‘황제 차’
한국교민들에게도 익숙한 룽징차(龙井茶). 시중에서 저렴한 가격에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룽징차 중에도 ‘귀족’이 있다.
지난해 지난(济南) 차박람회에서 경매된 시후룽징차(西湖龙井茶)가 바로 그 주인공. 50g에 13만8000위엔이라는 어마어마한 가격에 팔린 이 룽징차는 g당 2760위엔, 1근에 138만위엔인 셈이다. 그야말로 금싸라기보다도 더 비싸다는 말이 결코 헛된 표현은 아닌 것이다.
이뿐 아니라, 항저우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항저우룽징촌에서 생산되는 ‘위차지핀(御茶极品)’ 룽징차 100g이 치열한 접전 끝에 14만5600위엔에 팔렸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위차지핀’은 옛날 청나라 건륭황제가 친히 지정한 18그루 차나무에서 채취한 찻잎이라 하니 ‘황제 차’를 마시는 기분 또한 황제못지 않을 것임이 틀림없다.
이렇게 천문학적인 숫자에 팔린 차들의 순위를 굳이 따지자면,
▲1위, 우이산 다훙파오(武夷山大红袍)/ 520만위엔/근
▲2위, ‘사자’표 시후룽징(‘狮’牌西湖龙井) 138만위엔/근
▲3위, 푸얼차(普洱茶) 100만위엔/근
▲4위, 위차지핀(御茶极品) 룽징차 72만8000위엔/근 이다.
이 같은 ‘귀족차’, ‘황제차’는 지금 이 시각에도 중국 어딘가에서 열띤 경매가 불붙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박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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