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중∙동부 대다수 지역의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서 살인적 혹한의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중앙기상청이 일주일 연속 저온 경보를 발령한 가운데 다수 시민들은 “냉장고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21일 신화사(新华社)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24일 중국 북서부 지역의 동북부, 네이멍구 중서부, 화베이, 동베이 지역과 황하이 및 남부 지역의 일일 최저 기온과 평균 기온이 역대 같은 기간보다 5°C 이상 떨어졌고 일부 지역은 7°C 이상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온난화에도 기온이 계속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쉬쥔(徐珺) 중앙기상청 수석 기상 요원은 13일부터 16일까지 강한 한파의 영향을 받은 데 이어 18일부터 강한 찬 공기가 유입되어 기온이 다시 더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류윈윈(刘芸芸) 국가기후센터 수석 기상 요원은 “찬 공기의 강도는 엘니뇨 영향 뿐만 아니라 북극 소용돌이의 분열과 중고위도 서풍대의 교란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서 “12월 중순 이후 북극 소용돌이가 그린란드와 시베리아 상공의 이중 중심으로 분리되었고 유라시아 상공의 서풍대가 급격하게 비틀어지면서 시베리아 고기압이 비정상적으로 강화되어 중국 대다수 지역의 풍향이 남풍에서 북풍으로 바뀌어 찬 공기가 남하해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엘니뇨가 서태평양의 아열대성 고압을 강화시켜 열대지방의 수증기를 중국 본토로 더 많이 가져왔다”면서 “이 때문에 중고위도의 한파가 저위도의 풍부한 수증기 조건과 결합해 중국 중동 지역에 대규모 폭설을 초래했으며 지면에 쌓인 눈은 다시 맑은 하늘의 반사율을 증가시켜 온도 상승을 더욱 지연시켰다”고 부연했다.
앞서 여러 세계기상조직은 올해가 인류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였다고 밝힌 바 있다. 지구온난화 상황에서 찬 공기 세력이 더욱 강해지는 원인으로 류윈윈은 뜻밖에 지구온난화를 지목했다.
그는 “적도와 극지방 사이에 존재하는 엄청난 온도차가 극지 외곽에 ‘서풍 급류’라고 하는 강한 서풍을 형성해 울타리처럼 극지방의 찬 공기를 가두게 되는데, 이때 안정된 소용돌이는 강한 서풍 급류로 북극 지역에 제한된다”면서 “그러나 지구온난화 상황에서 북극 지역의 기온은 전 세계의 2~3배 정도로 빠르게 상승해 북극 지역과 중저위도 기온 차이가 적어지고 이로 인해 강한 서풍 급류가 유지되지 않아 소용돌이 안에 있는 찬 공기가 불안해져 분열되면서 남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극에서 온 찬 공기는 우리가 사는 중저위도보다 훨씬 낮기 때문에 최근 나타난 한파가 일반인들에게 유난히 춥게 느껴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본격 추위가 시작되는 동지와 삼구일(三九天, 세 번째 추운 날)에 기온이 더 내려갈지 여부에 대해 국가기후센터는 “2024년 1월에는 네이멍구 동북부, 헤이롱장 대부분의 지역, 스촨 서남부, 윈난 서부, 티베트, 칭하이 서남부 등 지역에서 기온이 평년도보다 0.5~1℃ 정도 낮을 것으로 예상되나 나머지 지역의 기온은 평년도와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측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