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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상하이서의 이별은 더 슬퍼

[2007-07-31, 01:06:05] 상하이저널
상하이에 살면서 한국과 다른 것 중의 하나는 이별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제 좀 친해졌다 싶으면 떠나는 사람들 때문에 일년에도 몇 차례씩 오랫동안 우울해질 때가 많다.
사람 사귀는 것이 조심스러운 교민사회에서 내 맘 열어놓고, 속내를 털어놓을만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좌충우돌 눈치로 상하이 생활을 같이 시작했던 가족이 상하이를 떠난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유치원은 어디를 보내야 할 것인가, 교육은 또 어떻게 시켜야 할 것인가 같이 고민했던 가족인데 상하이를 떠난다니 마음이 허전해진다.
아이들도 마음에 맞는 친구를 사귀었다가도 부모 따라 떠나기도 하고 이리저리 학교를 옮기기도 하느라 늘 헤어져야 하는 친구들 때문에 마음이 허해지는 것 같다.

한동네에서 평생 친구로 남았던 내 어릴 때를 생각해보면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떠나는 사람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할 일을 생각하면 마음이 착찹하겠지만 남아 있는 사람은 마음이 송두리째 비어버리는 듯한 공허감까지 느낄 때도 있다.
떠나는 사람이야 이사준비도 해야 하고, 아이들 학교도 알아봐야 하고 준비할게 한 두가지인가 떠날 준비로 바쁜 모습도 보내야 하는 내 마음만큼 허전해 보이지 않는 것도 괜히 섭섭하다.

중국어도 하나도 모르는 상태에서 상하이에 와서 참 많은 시간을 같이 보냈었는데, 이제 가면 언제 다시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을런지 아쉽고 허전하다. 이젠 외로울 때 누구와 만나 타향살이의 외로움을 나눌 것이며 기쁜 일이 있을 때 함께 기뻐할까를 생각하니 서글픈 마음뿐이다.

상하이에서야 이제 정들만 하면 헤어져야 하는 것들이 너무 힘들어 친하게 지내던 분들 떠나고 나면 날아가는 비행기만 봐도 슬퍼진다.
정들었던 사람들은 하나하나 떠나가고, 정이라는게 어디 떠나간 만큼 보충이 되는 건가, 떠난 자리만 휑하다. 한국에서야 아무리 멀리 떠나도 간간히 만날 수 있는 거리 정도의 이별이었는데, 사실 상하이에서의 이별은 떠나면 남이 되는 이별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서로의 일이 바뻐서인가? 세상엔 모든 이별이 있다지만 상하이에서의 이별은 더 슬프다.

▷나강희(hee6583@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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