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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람 부자 만들기

[2007-04-26, 11:10:02] 상하이저널
상해에 사는 교민들 수가 점점 많아지니 중국사람 사귀는 일이나 중국어 배우는 것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는 것 같다. 포동에도 구베이나 롱바이같이 한국 사람들이 밀집하여 한인촌을 형성해 가는 곳도 생긴다.

하지만 그래도 중국인데…, 아무리 중국인들과 관계없이 산다 해도 집에서 일하는 아줌마가 중국 사람이요, 중국어 선생도 중국인이요, 물건 파는 매장의 종업원도 중국인인데 어떻게 그들과의 만남에 인연이란 단어를 붙일 만한 사람이 없겠는가!

나의 상해 생활과 거의 세월을 같이한 인연 있는 중국 사람들을 떠올려 보면 갑자기 피식 웃음이 난다. 그들은 나를 처음 만난 몇 년 전보다 모두들 부자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그녀는 처음 중국에 왔을 때의 내 중국어 선생님이었다. 대학생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니 교사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경험도 없었지만 내가 그녀를 좋아한 이유는 한결같은 성실함과 어려운 가정환경에도 불구하고 항상 밝고 싹싹한 성격 때문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어떤 회사에 취직을 하면서 두어 달 뜸했는데, 보수며 여건이 안 좋아서 다시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다고 찾아왔다. 마침 잘 아는 중국어 학원 원장이 있어서 그녀를 추천하였고, 어디 가나 사랑받는 그녀는 곧 인기 강사가 되었다. 그 다음 내가 한 일은 아르바이트자리 물어다 주기. 이제 그녀는 더 이상 시간표를 짤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회사 월급의 몇 배를 벌게 된 그녀는 부자가 되었노라 행복해 하지만 지금도 우리 아들 중국어를 봐 주는 시간에 단 한 번도 늦는 일이 없다.

두 번째 사람은 부동산 일을 하는 청년이다. 중국어 능숙한 남편보다 중국어 어눌한 내가 더 좋은 조건으로 이사 다닐 수 있었던 것도 모두 그 청년 덕분이었다. 일도 깔끔하고 일이 조금 지체되면 문자로 메시지라도 날릴 줄 아는 센스도 있고, 말을 안 하면 한국인인가 할 정도로 외모도 한국인 분위기를 가진 사람이었다. 내 주변에 항상 사람이 많다보니 집을 의뢰해오는 경우도 많아서 모든 손님을 그에게 밀어주었다.

한동안 부동산 경기가 좋았던 시절, 임대뿐 아니라 매매도 잘 성사시키더니 어느 날 책상 위치가 바뀌고 승진도 했다고 한다. 그가 얼마나 벌었는지 알 수 없으나 나만 보면 "네 덕에 부자 됐다*고 고마워한다. 그는 지금도 무슨 일이 있으면 우리 집에 직접 찾아올 정도이다.

마지막 사람은 가장 가까운 우리 집 아줌마이다. 그녀가 상해에 와서 처음 일을 시작한 곳이 우리 집이니 처음부터 일을 잘 한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3년이 넘는 세월이 흐르면서 웬만한 한국 음식은 다 하고, 나와 우리 아들의 일과표를 꿰고 있으며, 내 지인들의 관계는 물론 한국 친척들까지 거의 알고 있다.

그녀의 남편은 처음에는 노동일을 했었는데 1년 쯤 지나서부터는 리어카에 과일을 팔러 다녔다. 그러다가 아주 조그만 구석에서 마라탕 가게를 시작했는데 그게 대박이 난 모양이다. 어느 날 조심스럽게 "이제부터 오후에 출근하면 안 되겠냐?*고 하길래 그 이유를 물었더니 가게가 너무 잘 돼서 따로 사람을 써도 손이 모자라, 오전에 점심 장사 준비를 해주고 우리 집은 오후에 시작해서 밤에 퇴근하겠다는 거다. 한낮의 햇볕에 빨래 말리고 싶지 않은 주부가 어디 있겠는가마는 밤이면 돈 세며 좋아할 아줌마 모습을 생각하니 거절할 수가 없었다.

상해의 생활수준이 전부 좋아지는지 내 주변에 있는 중국 사람들만 부자가 되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주위가 넉넉해지니 나도 덩달아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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