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3년 중국에 첫발을 디딘 태평양의 중국 진출이 한층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태평양의 중국시장 매출은 29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40% 성장했다. 올해도 최대 50% 이상 매출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1월23일 중국 상하이 유민로 말루 타운의 화이해루 태평양백화점 1층. 태평양의 ‘라네즈’와 ‘이니스프리’가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들과 나란히 입점, 경쟁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은 라네즈의 워터에센스뱅크와 슬리밍 팩. 중국인들에게는 다소 높은 가격이지만 하루에 10개 이상씩 꾸준히 팔리고 있다.
라네즈 매장을 찾은 20대 초반의 여성고객 쭈동윙씨는 “친구 소개로 스킨과 에센스를 사러 왔다. 가격에 비해 품질이 좋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태평양은 중국진출 첫해에 심양공장을 세우고 ‘아모레’로 시장공략에 나선 이후 꾸준히 성장해 오고 있다. 2002년 상하이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2003년 12월 라네즈, 1년 뒤에는 이니스프리를 들여왔다. 지난해는 마몽드와 롤리타 렘피카 등 총 5개의 브랜드를 현지 론칭했다.
지난해 1억9000만 위안의 판매실적을 올린 라네즈는 상하이 픽슨 백화점 등 100여 군데 일류 백화점에 입점한 상태. 웰빙을 표방하는 이니스프리의 점포도 12개에 이른다. 프랑스에서 생산하고 있는 롤리타 렘피카는 점포가 3개에 불과하지만 향수 브랜드 가운데 판매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아모레는 중국내 인지도를 바탕으로 지난해에만 2억 위안의 매출을 올렸다.
이처럼 태평양의 제품이 중국인들에게 인기를 끄는 것은 중국 고객들을 위한 맞춤전략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라네즈의 경우, 샘플뿐만 아니라 재미있는 게임까지 제공하는 ‘해피레이스(happy race)’ 마케팅을 펼쳐 큰 호응이 얻고 있다.
또 지난해 고객관계관리(CRM)시스템을 도입, 고객별 맞춤 마케팅을 펼치는 한편, 중국 내 500여명에 이르는 전체 판매사원에게 프로모션과 메이크업 등 전문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태평양 중국 상하이법인의 장파 마케팅기획부장은 “태평양 중국법인은 총경리부터 매니저까지 중국인들로 구성돼 있다”며 “중국시장에 맞는 탄력적인 전략을 구상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의 화장품시장은 로레알과 P&G가 1,2위를 다투고 있다. 중국 화장품 업체들은 할인점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메이크업보다는 피부관리에 초점을 두고 있어 기초화장품이 80%, 메이크업이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장부장은 “앞으로 기초화장품 뿐만 아니라 메이크업 상품도 강화할 계획”이라며 “이런 성장추세라면 앞으로 로레알과 P&G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