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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토리 in 상하이] 상하이의 뜨거운 여름

[2023-07-10, 15:07:31] 상하이저널

2023년은 상하이만 더운 것은 아닌 듯 하다. 선전에 사는 이도, 베트남에 사는 이도, 한국에 사는 이도 벌써 덥다고 난리다. 작년에 봉쇄가 풀리고 그래도 6월말까지는 아침 저녁은 선선했던 기억이 있다. 상하이의 학교들이 방학을 한 걸 아는지 무더위가 극성이다. 코로나19로 오고 갈 수 없었는데 올 여름 한국으로 대학을 간 아이들이 방학을 맞아 다음주면 상하이의 집으로 돌아온다. 코로나 시기가 있었던 것이 꿈처럼 여겨진다. 오늘 아침 거실 온도는 31도를 이미 넘어섰다. 모처럼 집에 오는 아이들은 상하이의 무더운 여름을 온 몸으로 체감할 듯 하다. 우리 집 강아지도 에어컨 앞에서 떠날 줄 모른다. 해가 진 후 산책을 하는 데도 30분이 지나면 집으로 돌아가려 한다. 

장마인 듯 하던 상하이의 지난 주를 지나면서 유난히 빨리 찾아 온 상하이의 뜨거움이 견디기가 무척 힘들었다. 내심 올 여름 어쩌나? 라는 걱정이 앞섰는데 인간은 적응의 동물인 듯 하다. 이번 주부터는 그 사이 여름 더위에 몸이 적응을 했는지 뜨거운 태양이 마냥 두렵지 만은 않다. 나름 상하이의 여름을 대비한다고 에어컨 청소도 하고 냉매도 충전했건만 방방마다 에어컨을 가동해 보니 아파트 연식만큼 에어컨이 오래 되어서인지 찬바람이 시원치 않아 결국 A/S를 불렀다. 

분명 3주 전에 에어컨 청소를 하며 냉매가 없다고 해서 가득 채웠는데 아침에 온 기사 말이 냉매가 부족하단다. 원인을 찾아 냉매가 손실되는 부분이 있으면 관을 교체를 하든지 해 줄줄 알았는데 에어컨이 오래 되어서 그러니 못 찾는 단다. 뜨거운 태양만큼 열이 나는 답변이다. 그러고는 냉매를 채우며 올 여름은 버틸거란다. 왠걸 냉매를 채웠다는데 찬바람이 나오지 않아 질문을 했더니 자기가 보기에는 찬바람이란다. 

다른 방 에어컨과 비교하며 찬바람이 안 나온다 했더니 투덜거리며 냉매를 더 집어 넣는다. 냉매를 더 집어 넣으니 찬바람이 나온다. 중간에 에어컨 수리 기사가 한국사람이냐 물었다. 그렇다라고 대답을 한 후 날 호구로 본 모양이다. 냉매를 덜 채우고 일을 끝내려 하질 않나 일을 대강 하지를 않나 上门费와 냉매 주입비 외에 갑자기 수리비를 80위안을 더 내란다. 고칠 수 없다 해서 냉매만 주입했는데 무슨 수리비냐 했더니 한다는 말이 가관이다. 냉매 주입하느라 나사를 풀고 조이는 것도 수리비란다. 

주인이 외국 브랜드의 에어컨을 설치했고 브랜드의 A/S 센터에 전화를 해 몇 시간 만에 와 준 건 고마웠다. 안되겠다 싶어 회사 대표 사이트에 들어가 표준 금액 확인하고 담당자에게 전화를 해서 비용 확인을 한다 했더니 선심 쓰듯 수리비는 없던 걸로 하잔다. 상하이의 뜨거운 여름을 대비하기 위해 에어컨을 고치면서 더 뜨거운 여름을 경험했다. 오히려 중국브랜드들의 가전제품의 A/S가 더 좋은 중국이 되었다.

그래도 아이들이 집에 오기 전 에어컨을 수리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며 아침에 에어컨 때문에 열을 내서인지 33도가 넘는 지금의 날씨가 뜨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한국 아이들 자취방의 에어컨도 4년째가 되어가니 냉매가 없어 냉매를 주입했단다. 상하이와 한국에서 뜨거운 여름나기가 시작되었다. 상하이의 많은 이들이 코로나 기간 동안 가지 못했던지라 한국으로 향하는 지금이다. 우리 아이들은 한 학기를 열심히 살아 내고 그리운 집으로 돌아온다. 그것 만으로도 상하이의 뜨거운 여름 따위, 에어컨 문제 따위가 아무것도 아닌 즐거운 여름의 입구에 서 있다. 

Renny(denrenh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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