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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쌤 교육칼럼] 킬러문항, 중요한 것은

[2023-07-03, 19:26:27] 상하이저널
[사진=6월 모의고사 준비하는 수험생들(연합뉴스)]
[사진=6월 모의고사 준비하는 수험생들(연합뉴스)]
입시제도가 바뀔 때마다 흔들리는 한국사회

지금 한국에선 대통령의 지시로 킬러문항을 수능시험에서 빼라고 하는 바람에 큰 소동이 일어났다. 입시제도에 관한 백가쟁명이 다시 시작되었다. 

서열화된 대학, 좋은 대학에 가고 싶은 욕망과 함께 세상의 급속한 변화로 입시제도가 바뀔 때마다 한국 사회 전체가 늘 혼란을 겪게 된다. 이는 상하이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도 간접적으로 영향은 있을 것이다. 이 갈등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해결책은 있는 것일까?

과거 산업화에는 상당히 유용했을 수 있는 교육과 선발시스템이 여전히 기본 골격인데 사회의 수요, 개인의 욕망과는 조화를 이루기 힘들다. 아무리 다양성을 추구하려 해도, 인기 학과와 인기 학교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고, 대학은 대학대로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걸러내야 하는 기준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한 줄 세우기’의 기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입시평가의 틀을 바꿀 때마다 몸살을 앓게 되는 것은 기정사실이라는 점이다.

스카이 대학 상당수 조기 자퇴

스카이에 입학한 학생들의 상당수가 조기 자퇴를 하면서도 다시 누군가는 그 학교에 들어가기를 열망한다. (대학알리미에 올라온 2021학년도 기준 통계를 보면 서울대 405명, 고려대 866명, 연세대 700명, 서강대 435명, 성균관대 853명, 한양대 776명, 중앙대 824명이 중도에 포기했다) 

사실 킬러문항은 상위권 학생들 간의 문제다. 그나마도 학생들의 사고력을 강조하려 해서다. 덕분에 기형적인 문항들이 나오면서 극심한 반대파가 생겼고 이번 사태를 불러왔다. 쉽게 나오면 물수능이라 변별력이 없다 하고, 어렵게 나오면 사교육을 부추긴다고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수능 킬러문항 삭제, 변화는?

그런데 입시에서의 평가라는 것이 대학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방식이다보니, 킬러문항을 없애고 난이도 조절에 실패해서 물수능이 되면, 동점자가 속출하고 ‘실력’이 아닌 ‘실수’에 의해 당락이 결정될 수 있다. 과목별 만점자가 4%를 넘으면 한 문항만 틀려도 2등급이 되고, 만점자가 11%를 넘으면 한 문항만 틀려도 3등급이 된다. 역으로 변별력을 위한 ‘준킬러 문항’들이 출제될 경우, 평이한 문제 위주로 준비한 수험생의 뒤통수를 칠 수도 있다. 아예 킬러문항을 제쳐놓고 공부해 온 중상위권 학생들은 더욱 어려움에 부닥칠 수도 있다.

게다가 시기적으로도 수능이 4개~5개월 남짓 남은 시점에서 학생들은 더욱 혼란스럽다. 무엇이 킬러문항인지 정부 관계자도 엇갈린 답변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이 킬러문항인지 아닌지 가려주는 학원을 다녀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스개 소리도 나오는 판이다. 무엇보다 방식의 문제가 크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데 어째서 교육의 근본 틀에 대해 충분한 숙려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졸속으로 줄세우기 방식만 바꾸려 드는가 말이다. 

명백한 것은 여전히 상당수는 만족스러워하지 않을 것이고, 많은 문제를 노출시킬 것이고, 또다시 제도를 개선하려 할 것이다. 어쩌면 급격하게 변화해 온, 그리고 변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한국의 불가피한 숙명은 아닐는지.

미래 변화에 대응하려면?

어쨌거나 아이들이 원하는 좋은 대학에 가면 좋겠다. 하지만 부모님들도 다들 아시겠지만 좋은 대학을 나온다고 모든 과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원하는 대학을 못 간다고 인생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 

세상의 필요에 대응할 수 있는 인재가 되면서도 자신의 인생을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줘야 하기 때문에 제도의 변화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는 게 인지상정이지만, 백 년을 내다보고 우리 아이들이 미래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의 길을 찾고,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설계하는 것. 그리하여 자립적인 인간으로 자아를 실현하며 살아가도록 자기 역량을 키우는 것이야말로 교육의 본질이 아닐까? 한마디로 생각하는 힘, 사고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어야 하는 건 아닐까?
“중사능!” 
요즘 젊은 세대들이 주로 하는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에 빗대 말장난을 해보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고하는 능력이다. 

김건영
-맞춤형 성장교육 <생각과 미래> 대표
-위챗 kgyshbs   
-thinkingnfutu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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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 아이들과 책 읽고 토론하며 글을 쓴다. 청소년들을 위한 진로 코칭과 상담을 병행하고 있다. 청소년 인문캠프, 어머니 대상 글쓰기 특강 등 지역 사회 활동을 해왔으며, 도서 나눔을 위한 위챗 사랑방 <책벼룩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상하이저널과 공동으로 청소년들의 진로탐색을 위한 프로젝트 <청미탐>을 진행하고 있다. 위챗 kgyshbs / 이메일 thinkingnfuture@gmail.com / 블로그 blog.naver.com/txf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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